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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문화유산 등재 소식에 분노하는 중국인, 왜?

2019년 7월, 한국의 서원 9곳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문제는 한국의 문화유산 등록에 중국인들이 공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인들은 위챗 등 중국 SNS에서 ‘한국은 중국 문화 약탈자’라며 비난하고 있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1. 서원

위에서 서술했듯이 한국의 서원 9곳을 묶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의 서원 등재에 불만을 품고 있는 듯하다. 이유는 바로 중국이 서원의 창시 국가이기 때문이다. 서원이라는 명칭은 당 현종 시기에 처음 사용되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학생을 교육하고 학문을 연구하던 장소’로서의 본격적인 역할을 한 때는 송대(960~1279)이다. 송 시대에는 과거제도가 확고히 자리잡게 되었던 시기로 중국의 유명 서원들도 이 시기에 출원했다.
왼쪽 위부터 옥산서원, 소수서원, 무성서원, 도동서원, 도산서원,남계서원, 도남서원, 병산서원, 필암서원 [이미지 출처: UNESCO, Korea Times, Cefia]

왼쪽 위부터 옥산서원, 소수서원, 무성서원, 도동서원, 도산서원,남계서원, 도남서원, 병산서원, 필암서원 [이미지 출처: UNESCO, Korea Times, Cefia]

한국의 서원은 조선시대 성리학 교육 시설의 한 유형으로, 16세기 중반부터 17세기 중반에까지 향촌 지식인 ‘사림’에 의해 건립되었다. 중국인들이 한국의 서원 등재에 불만을 갖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중국의 서원 문화를 배워 간 한국이 먼저 ‘문화재 신청’을 해서 자국의 문화인 것처럼 ‘약탈해갔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약탈’이라는 표현이 일부 중국인들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된 게 무려 10년 전이라는 점이다.

2. 단오절

강릉단오제의 지정문화재 중 하나인 '관노 가면극' [출처 danojefestival 공식페이스북]

강릉단오제의 지정문화재 중 하나인 '관노 가면극' [출처 danojefestival 공식페이스북]

2008년 한국 단오절 무형문화재 등록 당시 중국 매체에서는 ‘중한 단오절 문화유산 등재 전쟁, 한국이 승리하다(中韩端午申遗之争,韩国胜出)’라는 자극적인 문구로 세계문화유산 등재 다툼에 불을 지폈다. 이후 전문가와 매체들이 “한국이 등재한 ‘강릉단오제(江陵端午祭)’와 중국의 ‘단오절(端午节)’은 명칭만 비슷할 뿐 내포한 의미, 풍습이 모두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처음 보도되었던 단편적인 내용이 중국인들 사이에 퍼졌고, 한국을 “문화 약탈자”라고 불렀다.
 
강릉단오제는 단옷날 전후하여 대관령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며 풍작 등을 기원하는 마을축제이자 무속 행사이다. 반면 중국 단오절의 기원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가장 정통적인 설로 인정받는 것은 이소의 시인 ‘굴원’의 죽음에 대한 추모 행사로, 한 충신의 죽음을 기리는 엄숙한 행사로서의 성격이 있는 것이다. 결국 한국의 강릉단오제와 중국의 단오절은 관계가 없다.

3. 동의보감

강릉단오제 이후, 2009년에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동의보감은 어의 허준이 선조의 명을 받아 1596년 집필을 시작한 한의서다. 그러나 이 사실이 중국에는 엉뚱한 내용으로 보도된다. 당시 중국의 언론 매체들은 “한국이 ‘중의학’을 ‘한의학’으로 바꿔 세계유산 등재에 신청했다(韩国拟将“中医”改为“韩医”申报世界遗产)”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 매체들이 ’한국이 ‘중의학’을 ‘한의학’으로 바꿔 세계유산 등재에 신청했다(韩国拟将’中医“改为’韩医“申报世界遗产)“고 보도한 기사들 [출처 바이두 검색 화면 캡처]

중국 언론 매체들이 ’한국이 ‘중의학’을 ‘한의학’으로 바꿔 세계유산 등재에 신청했다(韩国拟将’中医“改为’韩医“申报世界遗产)“고 보도한 기사들 [출처 바이두 검색 화면 캡처]

실제로는 조선시대 의학서인 허준의 <동의보감> 초간본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을 뿐인데 말이다. 사건의 진상이 알려지자 논란은 잠잠해졌지만, 여전히 중국의 검색엔진 바이두에 해당 내용을 검색하면 관련 오보가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 온돌

왼쪽부터 한국의 온돌을 설치한 방 [출처 Korea heating.eu] / 중국 동북 지역의 훠캉(火炕) [출처 icfpa.cn]

왼쪽부터 한국의 온돌을 설치한 방 [출처 Korea heating.eu] / 중국 동북 지역의 훠캉(火炕) [출처 icfpa.cn]

2014년 한국 매체를 통해 한국정부가 온돌을 자국의 무형문화재로 지정한다는 소식에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또 발끈했다. 온돌이 중국 동북(东北) 지역의 농촌에서 사용하던 훠캉(火炕)의 영향을 받은 생활풍습이라는 것이다. 산시(陕西)성 시안(西安) 비물질문화유산보호센터의 왕즈(王智) 부주임과 같은 전문가가 “한국의 온돌은 중국 북방의 농촌에서 사용하던 훠캉(火炕)과 원리가 똑같다”고 말해 해당 주장에 전문성까지 더해졌다.
한국의 온돌 시스템 [출처 Research gate]

한국의 온돌 시스템 [출처 Research gate]

그러나 이 둘의 난방 형태는 다르다. 입식 문화인 중국, 따라서 동북지방의 훠캉은 보통 침대의 형태로 방의 일부만을 데우는 반면, 한국의 온돌은 밖에서 뗀 불이 방 안 전체를 달구는 구조로 되어 있다. 온돌 논쟁을 벌인지 4년 후인 2018년 4월, 한국의 온돌은 국가무형문화제 제 135호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그 외에도 한의학, 서예, 심지어는 김치 등에도 비슷한 논란이 일어났고, 이슈가 생길 때마다 한중 문화 갈등은 고조되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어떤 유산이 최고인지 뽑는 뷰티 콘테스트가 아니다. 어떤 나라가 더 많이 갖고 있느냐가 우월함을 상징하는 것도 아니다.
키쇼어 라오(Kishore Rao) 세계유산센터(WHC) 소장 [출처 iucn.org]

키쇼어 라오(Kishore Rao) 세계유산센터(WHC) 소장 [출처 iucn.org]

키쇼어 라오(Kishore Rao) 세계유산센터(WHC) 소장이 세계유산 리스트 1000개 돌파에 대한 소감을 물었을 때 답한 내용이다. 같은 동아시아 문화를 공유하는 중국과 한국은 비난성 발언으로 논란을 조장하기 보다는 서로의 다양성과 차별성을 존중하고 보존하는 데 힘써야 하지 않을까.
 
글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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