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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 보편적 시선과 개인 성향 사이 타협이 필요해


"야구를 잘하기 때문에 행동에 더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
 
태도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리그 대표 기대주 강백호(20·KT)를 향한 사령탑 이강철(52) 감독의 조언이자 바람이다. 이 말에 선수가 향후 어떤 마음가짐으로 야구 인생을 걸어야할지 담겨 있다.
 
지난 13일 KT와 롯데의 사직 경기. 강백호는 롯데팬으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다. 상황은 이랬다. 4-4 동점이던 7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선 그가 롯데 세 번째 투수 김원중(26)을 상대했다. 볼카운트 3-1에서 들어온 속구에 배트를 냈지만 파울이 됐다. 이 순간 강백호가 '아악'이라고 고함을 질렀다. 공략하지 못해 분개한 것.
 
방송 중계 화면이 김원중을 계속 잡았다. 불쾌한 감정이 드러났다고 판단한 모양새였다. 강백호의 행동이 과했다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롯데팬은 야구계 선배인 김원중을 강백호가 자극하거나 기만했다고 여겼다. 그리고 비난을 쏟아냈다. 하루가 지난 14일에도 가시지 않았다.
 
결국 경기를 앞두고 강백호가 사과를 했다. 그는 "노리던 공이 들어왔는데 놓쳤다. 자책을 하다가 소리를 질렀다. 김원중 선배를 자극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했다. 분개할 때 발로 땅을 차며 흙먼지를 일으킨 행동도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대해서도 "영상으로 통해 본 내 모습에 나도 실망했다"고 전했다.
 
자신이 복귀한 뒤 KT의 승률이 더 떨어졌다. 부담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태도 논란에 당사자가 됐다. 강백호는 "손바닥 부상을 당했을 때보다 더 혼란스럽다"고 했다. 그리고 이전보다 의기소침한 표정과 어조로 "고함을 지른 것부터 내 잘못이다. 앞으로 경솔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했다.
 
김원중은 13일 경기 뒤 승부를 즐겼다고 했다. 투수 앞 땅볼로 강백호를 잡아낸 결과에 더 의미를 부여했다. 상대팀 사령탑인 공필성 감독 대행조차 "좋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겠지만 선수 개인만 놓고 생각하면 아쉬움을 드러낸 것일 뿐이다.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 이어 "롯데에도 그렇게 근성을 드러내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강백호는 이전에도 자신의 기대치와 다른 타격을 하면 분개를 했다. 심판의 볼 판정을 납득할 수 없을 때 화도 냈다. 현장 지도자는 그런 근성을 칭찬한다. 프로 무대 입성 뒤 주눅이 들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보다 낫다고 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나이답지 않는 행동을 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고함에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핵심은 의도와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불편한 감정을 줬다는 것이다. 고참이 후배를 대하며 권위를 앞세우는 모습이 보이면 '꼰대' 논란이 생긴다. 강백호는 반대로 선배에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는 오해를 받아 비난을 받았다. 시각은 천차만별이며 특이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는 모든 사람에게 같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강백호가 받아들여야 할 지점도 여기에 있다. 고함을 지른 자신의 행동이 큰 문제였다고 여기며 자책까지 할 필요는 없다. 그런 근성과 집중력이 강점인 선수다. 신인왕에 오른 원동력이고 데뷔 2년 차에 타격왕을 노리는 힘이다. 비난의 목소리 탓에 자신의 야구가 흔들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혼란이 커지면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대중의 보편적 시선과 자신의 행동에 타협점을 찾으려는 의지는 필요하다. 이강철 감독의 시선처럼, 야구를 잘하는 선수는 더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말이다. 같은 현상, 사건이라도 OOO이라서 더 이슈가 되고 논란이 커지는 게 사실이다. 말 한마디의 무게감도 다르다.
 
자신도 이제 그런 선수라는 자각이 필요하다. '스스로에게 화를 낸 것조차 누군가는 불편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는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 뒤에 생각을 정립하고 행동을 정하면 된다. 물러설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비난을 감당하면 된다.
 
야구는 잘하지만 태도 논란이 잦은 선수도 있다. 인성을 갖춘 스타 플레이어는 분명히 이상적이다. 강백호도 최소한 지향하려는 마음가짐은 필요하다. 이번 논란을 통해 자신을 향한 야구팬의 시선, 대중의 민감해 하는 지점을 두루 이해했을 것이다.
 
이강철 감독은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이런 경험이 선수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몇 년 뒤에 한참 후배가 자신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며 경험과 성찰을 통해 올바른 행동과 태도를 만들어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팀 차원에 성장 유도도 필요하다. 공필성 대행은 "저연차 때부터 기회를 얻어 성장이 빠른 선수들이 대체로 (강)백호 같은 성향을 보인다"고 했다. 눈치를 보지 않고 거침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 대행은 "야구 선배로서 그런 모습이 결코 나쁘지 않다고 보지만 때로는 같은 선후배 사이에서도 오해를 살 수 있다"며 "그런 성향을 스스로 잘 조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지도자, 팀 차원에서 올바른 언행에 대해 조언을 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강백호와 KT에게 귀감이 되는 얘기다. 물론 이강철 감독도 잘 알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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