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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크기, 관개→물대기… 농업분야 일본 잔재 없앤다

충남도는 지난 3월 지하수 이용률이 전국 평균을 웃돈다며 ‘공공 관정(管井)’을 정비하고 신규 관정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과정에서 언급한 관정은 우물을 뜻하는 한자어로 정부와 자치단체는 물론 농업인들도 흔히 사용해왔다. 관정은 한자어지만 일제 강점기부터 주로 사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으로 순우리말인 우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경기도의 한 들판에서 군 관계자가 관정을 파고 있다. 관정(管井)은 일본식 한자로 충남도는 순우리말인 우물로 바꿔 사용하도록 홍보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경기도의 한 들판에서 군 관계자가 관정을 파고 있다. 관정(管井)은 일본식 한자로 충남도는 순우리말인 우물로 바꿔 사용하도록 홍보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충남도는 광복 74주년을 맞아 농업 분야 등에서 오랫동안 사용해온 일본식 표현과 한자를 순우리말로 고쳐 사용키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실제로 농업 관련 단어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행정관청과 농업인들 사이에서 별다른 거부감 없이 사용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쌀 품종인 ‘아키바레’ ‘고시히카리’ 등이 흔히 불리고 있으며 농수산물 시장이나 재래시장에서는 과일이나 채소의 크기를 말할 때 ‘다마’라는 일본 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다마네기(양파)를 비롯해 낑깡(동귤), 다대기(양념), 다꽝(단무지) 등 순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일본말도 흔히 쓰인다.
 
충남도는 우선 농작물과 재배기술·축산부문에서 자주 사용하는 어려운 한자어 109개를 선정, 순화에 나서기로 했다. 가뭄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관개(물 대기), 한발(가뭄), 굴착(파내기), 도수로(물을 댈 도랑) 등 일본식 한자어 표현도 순우리말로 바꾸기로 했다.
 
미강과 본엽·과숙·엽채류 같은 일본식 한자는 각각 쌀겨와 본잎·농익음·잎채소로 바꾸고 가식과 객토·도복·도 임시 심기와 새 흙 넣기·쓰러짐 등으로 순화한다.
지난 7월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양파를 고르고 있다. 양파는 순우리말이지만 아직도 '다마네기'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뉴스1]

지난 7월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양파를 고르고 있다. 양파는 순우리말이지만 아직도 '다마네기'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뉴스1]

 
충남도가 일상 농업에서 쓰는 일본어 등을 청산하고 나선 것은 이런 용어가 은연중에 국민의 사고를 지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제 강점기 일본이 한국어 말살정책을 쓴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충남도의 설명이다.
 
추욱 충남도 농림축산국장은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은 일제 강점기 역사와 맥을 같이하며 고착한 경우가 많다”며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일상화, 고착화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자어와 농업인들이 알아듣기 어려운 행정용어도 순우리말로 순화한다. 농업기반 분야 28개, 농작물 분야 28개, 재배기술 40개, 축산분야 13개 등 109개가 우선 순화 대상으로 관정→우물, 한발(旱魃)→가뭄, 선과(選果)→과일 고르기 등이 대표적이다.
 
충남도는 매달 ‘이달의 순우리말’ 농업용어를 5개씩 선정, 해당 단어를 농업인 등에게 홍보할 예정이다. 첫 번째로 10월에는 흔히 쓰는 말과 농업용어로 생각하기 어려운 시비(비료 주기), 수도(논벼), 위조(쇠약하여 마름) 등 다섯 단어를 알리기로 했다.
충남 공주의 금강 물을 예산군 예당저수지로 옮기는 도수로. 도수로는 일본식 한자로 '물 댈 도랑'이라는 순우리말이 있다. [중앙포토]

충남 공주의 금강 물을 예산군 예당저수지로 옮기는 도수로. 도수로는 일본식 한자로 '물 댈 도랑'이라는 순우리말이 있다. [중앙포토]

 
추욱 국장은 “일본식 표기와 한자어 등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면 농업 자체를 어려운 산업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농업인들이 쉽게 배우고 접근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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