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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 휴업' 패스트트랙 수사…경찰, 한국당 의원에 '체포영장' 카드 꺼낼까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지난 4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여당의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제출을 저지하기 위해 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국회의장의 경호권 발동으로 국회 방호원들이 의원들을 끌어내려고 시도하고 있다. [뉴스1]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지난 4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여당의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제출을 저지하기 위해 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국회의장의 경호권 발동으로 국회 방호원들이 의원들을 끌어내려고 시도하고 있다. [뉴스1]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여·야 충돌 관련 수사가 답보 상태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여전히 경찰 소환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정의당 출석률 100%, 한국당은 0%  

16일은 패스트트랙 수사 관련 경찰의 소환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한 달째 되는 날이다. 지난달 16일 백혜련 민주당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수사 대상에 오른 국회의원 중 처음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그 이후 현재까지 16명의 민주당·정의당 의원들이 출석했으나 한국당 의원은 한 명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감금 혐의를 받는 엄용수·여상규·정갑윤·이양수 의원 등 4명은 경찰이 세 차례에 걸쳐 출석 요구서를 보냈지만 모두 거부했다.  
 
경찰에 출석하는 의원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한국당을 향해 ‘경찰 조사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31일 출석한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은 '노쇼 호날두' 정당”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의 경찰 소환 출석을 ‘경찰 견학’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2일 경찰에 출석하며 “한국당도 경찰 견학을 오라”고 맞대응했다. 
 
이창수 자유한국당 충남 도당위원장(왼쪽부터), 성일종, 김태흠, 이장우, 윤영섭,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5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의 부당성을 알리며 삭발을 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이창수 자유한국당 충남 도당위원장(왼쪽부터), 성일종, 김태흠, 이장우, 윤영섭,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5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의 부당성을 알리며 삭발을 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한국당은 여전히 당론으로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앞서 여상규 한국당 의원은 “패스트트랙 지정 자체가 문제라서 그것을 막기 위한 행동을 한 것인데 감금·폭행 등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것은 편파적”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소환 불응에 난감한 경찰

난감한 쪽은 오히려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 쪽이다. 영등포경찰서는 세 차례 소환에 불응한 한국당 의원 4명에게는 개별 접촉을 통해 설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보통의 경우 세 번이나 경찰 소환 조사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통해 강제 수사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회기 중에 불체포 특권이 있기 때문에 강제 수사가 어렵다. 경찰은 “원칙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회기가 아니라 하더라도 경찰이 국회의원을 체포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경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네 번째로 공식 소환을 요구했는데 그마저도 한국당에서 거부할 경우 ‘경찰이 제대로 일을 안 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며 “화살이 경찰을 향하게 되면 강제수사 카드를 꺼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한국당 측도 계속되는 경찰의 소환 요구를 마냥 거부할 경우 여론의 비판이 더 거세질 수 있다.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충돌 이후 ‘자유한국당을 해산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약 183만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한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당내에서도 ‘우리도 조사를 받고 피해 사실이 있다는 것을 알리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6일 새벽 국회 의안과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이 패스트트랙 지정안건 법안제출을 위해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1]

지난 4월 26일 새벽 국회 의안과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이 패스트트랙 지정안건 법안제출을 위해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1]

 

검찰 인력 확충…패스트트랙 수사 개시 포석? 

이런 상황 속 검찰은 최근 인사를 통해 패스트트랙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남부지검 공안부 규모를 키웠다. 검찰 측은 “패스트트랙 수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담당 부서 인력을 충원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선 본격적인 패스트트랙 수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패스트트랙 수사는 지난 4월 26일 더불어민주당 측이 자유한국당 의원 및 당직자를 국회선진화법 위반과 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여·야의 맞고소가 이어지며 현재까지 해당 사건에 얽혀 있는 국회의원은 109명에 달한다. 정당별로는 한국당 49명, 민주당 40명, 바른미래당 6명, 정의당 3명, 무소속 문희장 국회의장 등이다.
 
의원들의 고발장은 서울중앙지검을 거쳐 서울남부지검 공안부에 배당됐으며, 폭력이나 감금 등의 대다수의 혐의는 영등포경찰서가 지난 5월 초부터 남부지검의 지휘를 받아 수사하고 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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