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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앤가바나도 쫓겨났다···韓불매보다 무서운 中국민정서법

홍콩 시위대가 12일 홍콩 공항을 점거한 채 전날 시위에서 눈을 다친 여성의 사진을 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시위대가 12일 홍콩 공항을 점거한 채 전날 시위에서 눈을 다친 여성의 사진을 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의 반(反)중국 시위가 격화되면서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정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반하는 외국 자본이라는 인상을 줬다가는 중국 정부와 중국인 소비자들의 눈 밖에 나거나, 심할 경우 중국 시장에서 아예 쫓겨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케이팝(K-POP)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중국인 멤버 레이(중국명 장이싱ㆍ张艺兴)는 소속사를 통해 “삼성 스마트폰 브랜드와의 광고모델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웹사이트의 국가 표기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레이 측은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모호한 입장과 태도를 보이는 단체나 조직은 거절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외국기업(삼성전자)을 홍보하는 연예인으로서 국민 감정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엑소 중국인 멤버 레이가 모델로 나선 삼성 스마트폰 광고. [연합뉴스]

엑소 중국인 멤버 레이가 모델로 나선 삼성 스마트폰 광고. [연합뉴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중국인들에게 홍콩 시위는 ‘외부 세력이 중국을 분열하려 한다’는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기업들이 중국-대만, 중국-홍콩 같은 정치적 문제에 분명한 입장을 내기는 어렵지만 중국 국민의 정서를 거스르지 않도록 더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다른 대기업들도 중국에 진출했다가 중국의 ‘국민정서법’에 밀려 고전한 사례가 많다. 대표적으로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배치 문제로 중국 내 반한(反韓) 정서가 퍼지면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시달렸다. 롯데는 2018년 결국 중국 시장에서 유통사업을 철수했다. 
 
외국 기업에 배타적인 정서에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에 대한 노골적인 지원까지 겹치면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기도 한다. LG화학과 삼성SDI는 2016년 사드 이후 중국 정부가 한국 배터리가 들어간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아 최근까지도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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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석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장은 15일 공개한 ‘중국 외자기업 실패 사례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 시장에서 중국인의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금기 중에 금기”라며 “중국 국민들의 정서를 거스른 외국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탈리아 의류 기업 돌체앤가바나는 중국인 여성이 피자와 파스타를 젓가락으로 먹는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영상을 광고로 내보내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이후 돌체앤가바나가 주최하는 패션쇼 등의 행사가 취소되고, 중국의 주요 백화점에서 쫓겨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비하 논란을 일으킨 돌체앤드가바나의 홍보 영상. [웨이보=연합뉴스]

중국 비하 논란을 일으킨 돌체앤드가바나의 홍보 영상. [웨이보=연합뉴스]

1995년 중국에 진출한 프랑스의 유통 기업 까르푸도 2008년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도중 파리에서 중국 인권 시위가 벌어지자 프랑스 기업에 불똥이 튄 것이다. 까르푸는 올해 중국 유통기업 쑤닝에 주식 대부분을 팔고 중국에서 손을 털었다.
 
미국이나 유럽계 기업이 중국 소비자의 수요와 유행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해 실패한 경우도 있다. 영국의 유통 기업 막스앤스펜서는 영국에서의 경영 방식을 고집하다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의류 사이즈를 중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S(스몰)·M(미디움)·L(라지)가 아닌 6·8·10 등 유럽식으로 표기하는 등 현지화에 실패했다.
  
심 지부장은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중국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은 유통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사전 조사는 물론 진출한 뒤에도 중국인의 정서를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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