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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역전 쇼크···과거 5번 모두 글로벌 침체로 이어졌다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미국을 넘어 아시아 증시까지 먹구름을 드리우며 시장이 요동쳤다. 시장의 불안감을 부추긴 방아쇠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었다.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수익률)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보다 더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12년 만에 찾아온 장·단기 금리 역전에 시장은 바짝 움츠러들었다.
 

미 장·단기 금리 12년 만에 역전
뉴욕·아시아 증시 줄줄이 요동

미국 금리역전 때마다 경기침체
가장 최근이 글로벌 금융위기
다우지수 현지시간 14일 3% 하락
국내 주식시장엔 “악영향”“제한적”

14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수익률)는 장중 연 1.619%까지 떨어졌다. 2년물 미 국채 금리(연 1.628%)를 밑돌았다. 2년물 금리가 10년물 수익률을 웃돈 것은 200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미국에서 금리 역전이 나타나고 약 1년 뒤인 2008년 대형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R의 공포는 아시아 증시로 번져 왔다. 15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동반 하락했다.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249.48포인트(1.21%) 내린 2만405.65에 마감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장중 한때 2만184까지 밀리며 2만 선이 위태로운 상황을 보였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0.96% 하락했다. 호주 증시는 3% 가까이 급락했다. 한국 증시는 이날 광복절을 맞아 휴장했다.
 
미국 성장마저 꺾이나 우려 확산 … 트럼프 “금리인하 늦은 탓”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딜러들이 시황을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딜러들이 시황을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통상 만기가 긴 장기 채권은 단기채보다 금리가 높다. 자금을 오래 빌려쓰는 만큼 투자 위험이 높기 때문에 금리도 높을 수밖에 없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채권 시장의 벤치마크다. 경기와 물가 전반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다. 가계와 기업의 대출금리 등에 영향을 준다.
 
신한은행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미 국채 10년물에 수요가 몰리면서 채권 가격이 올랐다(금리 하락)”며 “상당수 채권투자자가 앞으로 미국 경제가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장기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된 것은 1978년 이후 모두 다섯 차례다. 평균 22개월 이후 예외없이 경기 침체가 나타났다. 다만 14일 뉴욕시장에서 종가 기준으로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1.5792%로 마감하며 2년 만기 국채 금리(연 1.5771%)를 약간 웃돌았다.
 
장단기 금리 역전에 놀란 시장이 더 흔들린 건 중국과 독일 등 주요국의 경제지표 부진이다. 세계경제의 성장세를 이끌었던 두 나라 경제 둔화 조짐이 ‘경제 침체’의 불안감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아시아 주가도 하락한 15일 일본 도쿄에서 한 여성이 닛케이 225 지수 전광판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시아 주가도 하락한 15일 일본 도쿄에서 한 여성이 닛케이 225 지수 전광판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무역 갈등을 빚는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4.8%(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2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치(5.9%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15일 중국 증시는 하루 내내 고전하다가 소폭 반등(0.25%)하며 마감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도 경제 성장세가 위축되는 모양새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커지는 ‘R의 공포’는 미국 주식시장을 흔들었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800.49포인트(3.05%) 급락한 2만5479.42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지수 하락폭으로는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242.42포인트(3.02%) 내린 7773.94에 마감했다. S&P500 지수도 전날보다 3% 가까이 하락했다.  
 
연초 이후 2년물, 10년물 금리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연초 이후 2년물, 10년물 금리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증시 급락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때리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정신 나간(crazy) 수익률 곡선 역전”이라며 “우리는 쉽게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는데 Fed가 다리를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Fed는 너무 빠르게 금리를 올렸고, 이제는 너무 늦게 금리를 내리고 있다”며 금리 인하를 다시 한번 압박했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독일 등 세계 곳곳에서 하반기 경제가 부진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세계경제에 민감한 한국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만큼 단기적으로 한국 주식시장과 채권금리를 끌어내리는 압박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전자산 선호로 몸값 치솟는 금값.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안전자산 선호로 몸값 치솟는 금값.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채권금리의 장단기 역전 현상을 ‘경기 침체’ 지표로 삼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홍콩의 LGT은행 수석투자전략가 스테판 호퍼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확신하긴 어렵다”며 “그동안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막대한 돈을 풀었기 때문에 장단기 역전 현상도 왜곡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신영증권의 김학균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는 그동안 많이 올랐기 때문에 타격이 클 수 있지만 지난해 말부터 줄곧 조정을 받아 온 국내 증시의 하락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자의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이 약 6년 만에 온스당 1500달러를 넘어섰다. 1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0.9% 오른 온스당 1516.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온스당 1277.07달러) 이후 18.7% 급등했다.
 
염지현·김다영·정용환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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