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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 “수억원 더 낼 판”…재건축 분양가 역전 불안

철거 공사가 한창인 둔촌주공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조합원 분양가가 일반 분양가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 [연합뉴스]

철거 공사가 한창인 둔촌주공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조합원 분양가가 일반 분양가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 [연합뉴스]

현재 재건축 공사를 위해 철거가 한창인 서울 강남 아파트. 조합장 A씨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사업비 부담이 조합원당 억대가 늘어날 것 같은데 지금 단계에서 사업을 중단할 수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상한제 땐 일반분양 수입 줄어
조합원 사업비 부담 늘어나게 돼
둔촌주공 3.3㎡당 2500만원 되면
조합원 분양가는 3000만원 넘어

이 단지는 분양계획을 담은 관리처분계획에 대해 조합원 동의를 거쳐 자치단체 인가를 받은 뒤 이주하고 본격적인 재건축 공사에 들어갔다. 관리처분계획 분양가가 3.3㎡당 조합원 3300만원, 일반분양분 3800만원이었다.  
 
조합장은 “상한제로 일반분양분 분양가가 많이 내려가면 조합원 분양가가 더 비싸지는데 그러면 재건축할 필요가 어디 있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분양가 상한제 ‘공포’에 휩싸였다. 일반분양분보다 조합원 가격이 더 올라가는 ‘분양가 역전’ 가능성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조합원 분양가가 대개 일반분양가보다 20~30% 저렴했다. 도심에서 희소가치가 높은 새 아파트를 청약경쟁 없이 선점하고 시중 가격(일반분양가)보다 저렴하게 마련하는 게 재건축·재개발 같은 정비사업의 주된 동력이다. 상한제가 이를 위협하는 것이다.
 
상한제 분양가가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다. 2007년 노무현 정부가 도입한 민간택지 상한제에 따른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이만큼 저렴하지 않았다. 분양가가 주변에서 가장 비싼 단지와 비교해 10~20% 낮았다. 당시엔 서울 아파트값이 약세여서 상한제의 분양가 인하 효과가 크지 않았다. 지금은 그동안 특히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해 상한제 가격이 시세보다 상당히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현 시세보다 분양가가 20~30%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고 했다.
 
정부가 시뮬레이션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본지가 분양을 앞둔 주요 단지의 상한제 가격을 예상해봤다. 상한제 가격은 크게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친 금액이다. 건축비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기본형 건축비(현재 3.3㎡당 645만원)에 친환경 등 각종 가산비용을 합치는데 공공택지 내 상한제 단지의 건축비가 3.3㎡당 900만~1000만원 정도다. 택지비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한 감정평가금액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올해 공시지가가 시세의 64.8%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세 반영률을 고려해 추정한 결과 강남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서초구 반포동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강남 최고가는 3.3㎡당 4687만원이다. 이 금액도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규제한 가격으로 주변 새 아파트 시세의 70% 정도다. 송파구 잠실 3.3㎡당 3000만원가량, 강남권 옆 강동구 3.3㎡당 2000만원대 중반으로 예상된다.
 
이런 분양가는 당초 조합이 예상한 가격보다 3.3㎡당 1000만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그만큼 일반분양 수입이 줄기 때문에 조합원 분양가가 올라간다. 강동구 둔촌주공은 일반분양가를 3.3㎡당 3500만원으로 보고 조합원 분양가를 3.3㎡당 2700만원으로 잡았다. 일반분양가가 3.3㎡당 2500만원으로 내려가면 조합원 분양가가 3000만원이 넘는다.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 84㎡를 배정받는 조합원은 2억원 정도를 더 내야 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가 시세의 70% 이하로까지 내리면 엄청난 ‘로또’여서 전매제한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도 청약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밑지는’ 사업을 진행하지 않으면 로또도 없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수요자는 로또 대신 새 아파트 공급 감소에 따른 집값 급등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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