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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클루니 입 닥치라는 것" 재산 56억 조국의 '강남좌파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사직로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사직로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56억 4244만원 
 

조국 "강남좌파, 영남좌파 많아져야 사회 발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밝힌 가족 재산 총액이다. 이중 예금이 61%인 34억 4347만원이고 10억여원의 강남 아파트도 포함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평균 자산은 4억 1573만원이다. 자산 기준으로 조 후보자는 한국 사회 최상위층이다. 
 
조 후보자의 재산이 공개되자 일각에선 그를 '전형적인 강남좌파'라 비판한다. 진보적 주장을 하며 강남에서 '부르주아의 삶'을 사니 위선적이란 것이다. 하지만 이런 비판은 조 후보자에게 가장 익숙한 것이기도 하다.
 
그는 2011년 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강남좌파』가 출간되기 전부터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강남좌파로 불렸다. 조 후보자는 또 이런 비판에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이른바 조국의 강남좌파론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 발전 위해 강남좌파 더 많아져야"

조 후보자는 2011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남좌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를 강남좌파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강남에 사니까 보수적이려니 하는 것은 기계론적 접근이다. 나는 오히려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강남좌파, 영남좌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 후보자는 자신의 저서『나는 왜 법을 공부하는가』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드러낸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하고 유학을 다녀온 자신에게 "좌파엘리트, 강남좌파 등의 비아냥거림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내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5개월간 감옥에 있었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놀란다…이 양극단의 과거가 지금의 나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강남좌파 비판은 "조지 클루니에게 입 닥치라는 것"

조 후보자는 강남좌파 비판에 대해 다른 나라의 지식인을 자주 언급하기도 했다. 2011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는 "강남엔 모두 우파만 있고 좌파는 모두 지방과 강북에만 있어야 하냐"며 강남좌파라는 비판은 "부자인 조지 클루니에게 입 닥치라고 하는 전형적인 공화당의 주장"이라 반박했다. 
 
미국의 배우이자 억만장자인 조지 클루니는 미국 민주당 정치인들의 후원자를 자처해왔다.
 
조 후보자는 같은해 M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촘스키, 영국의 러셀, 프랑스의 사르트르 같은 경우는 다 상층 출신"이라며 "대표적인 진보적 지식인인데 그들에 대해 언론이든 보수적인 집단들이 왜 당신 행동과 사고가 안 맞냐고 비난하면서 당신의 실천을 그만두라 얘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최근 미국 진보 정치인들도 '강남좌파'라는 비난에 시달린다. 미국에선 '리무진·아르마니·캐비어 좌파' 등의 단어가 우리식의 강남좌파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미국 연방 상원의원 중 유일한 사회민주주의자로 불리는 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는 저서의 인세 수입으로 백만장자가 된 사실이 알려지자 공화당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샌더스 의원은 "억만장자나 제약 회사와 같은 부유한 기업의 이익에 대해 맹렬한 비판을 가해온 내 정치적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반박했다.
 
강남좌파의 저자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중앙포토]

강남좌파의 저자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중앙포토]

강준만 "모든 정치인은 강남좌파"

『강남좌파』의 저자인 강준만 교수는 책에서 조 교수뿐만 아니라 "모든 정치인은 강남좌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한국 사회에서 정치엘리트가 되기 위해선 우선 사회적 성공을 거두어야 하기에 권력을 잡은 모든 좌파는 '강남좌파'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우파라도 서민을 상대로 포퓰리즘 자세를 취하는 게 '정치의 문법'인 바, 우파 정치인에게도 강남좌파의 요소가 농후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며 우파 정치인 역시 '강남좌파'의 프레임에 포섭된다고 했다. 
 
단, 강 교수는 강남좌파가 나온 사회적 구조를 살펴야지 개인을 탓해선 안 된다며 조 후보자의 관점과 유사한 입장을 드러낸다.
 
8월 9일 문재인 정부 개각 내정자 프로필.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8월 9일 문재인 정부 개각 내정자 프로필.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역대 법무부 장관은 대부분 검찰 출신이 맡았다는 점에서 조 후보자의 재산이 그리 특별한 게 아니란 지적도 있다. 지난달 임명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재산도 배우자를 포함해 66억에 달한다. 윤 후보자 역시 강남에 산다.   
 
하지만 이번 문재인 정부의 8·9 개각에서 새로 입각한 장관·위원장 후보 7인의 재산 평균이 38억에 달하고 서울대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하자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엘리트 개각'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번 개각은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빠지며 교수와 관료가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적 측면이 있었다"며 "재산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장관 후보자에서 배제할 순 없지 않나"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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