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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맛이 존재 이유···맛없다는 국산맥주의 억울한 사연

기자
황지혜 사진 황지혜

[더,오래] 황지혜의 방구석 맥주여행(23)

국산 맥주가 맛이 없다고 하는 이유는 '맥주 맛이 도드라지게 느껴져서는 안 되는 맥주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국내 브랜드에서 내놓은 대부분의 맥주는 탄산이 강하고 맛과 향이 얕다. [사진 pixabay]

국산 맥주가 맛이 없다고 하는 이유는 '맥주 맛이 도드라지게 느껴져서는 안 되는 맥주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국내 브랜드에서 내놓은 대부분의 맥주는 탄산이 강하고 맛과 향이 얕다. [사진 pixabay]

 
“왜 국산 맥주는 맛이 없나요?”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국산 맥주는 맛이 도드라지게 느껴져서는 안 되는 맥주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맛없다고 무시하는 카스 후레쉬,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는 명망 있는 국제 맥주 대회에 나가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당당히 금메달도 딴다. 

 

한없이 가볍게 태어난 맥주

국내 맥주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스와 하이트는 탄산이 강하고 맛과 향이 얕다. 입안이 얼얼하도록 차갑게 마실 때 가장 매력 있다. 이를 두고 ‘맛없다’고 표현하면 맥주 입장에서 억울한 부분이 있다. 애초 갈증을 해소해주는 용도로, 맛과 향이 적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카스, 하이트, 피츠. [사진 각사 제공]

카스, 하이트, 피츠. [사진 각사 제공]

 
카스, 하이트, 그리고 피츠는 전문가들이 정리한 100여 가지 맥주 스타일 중 아메리칸 라거(American Lager)로 분류된다. 이 맥주 스타일은 4.2~5.3%의 알코올 도수를 가지고 투명하고 밝은 노란색에 가벼운 맛과 향, 바디감이 특징이다. 알코올을 만들어내는 원료 중 보리를 최대 40%까지만 넣고 나머지는 쌀, 옥수수, 전분과 같은 부가물을 활용한다. 쌀, 옥수수, 전분 등이 만들어내는 가볍고 상쾌한 맛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아메리칸 라거 스타일 맥주로는 버드와이저, 밀러, 쿠어스 등이 있다. 카스, 하이트, 피츠는 이 스타일의 특성에 맞춰 알코올 도수 4.5%로 만들어졌다.

 
<국산 대기업 맥주 스타일 분류>
Beer Judge Certification Program 스타일 가이드라인 기준

Beer Judge Certification Program 스타일 가이드라인 기준

 
아메리칸 라이트 라거(American Light Lager) 스타일은 아메리칸 라거에서 도수를 낮추고(2.8~4.2%) 맛과 향이 거의 없다시피 하게 만든, 말 그대로 가벼운 맥주다.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 건강을 생각하는 트렌드를 타고 낮은 칼로리, 낮은 도수의 맥주가 유행하게 됐다. 미국 맥주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인 버드 라이트가 아메리칸 라이트 라거 스타일이다. 
 
국내 대기업 맥주 중에서는 알코올 도수 4%, 칼로리가 100㎖당 27㎉인 카스 라이트가 이 스타일에 해당한다. 아메리칸 라거와 마찬가지로 쌀, 옥수수 등 부가물을 활용하면서 효소를 이용해 더 가볍게 만든다. 여러 맥주 스타일 중 가장 맛이랄 게 없는 맥주지만 맛이 없는 것이 이들의 존재 이유다. 
 

보리로 맛을 채웠다

아메리칸 라거에 비해 홉의 향과 쌉쌀함을 살리고 바디감을 더한 스타일은 인터내셔널 페일 라거(International Pale Lager)다. 이들 맥주도 기본적으로는 얕은맛과 향으로 디자인됐다. 아메리칸 라거에 비해 약간 맛과 향이 가미됐다는 정도다. 세계 대회에 출품했을 때 이 스타일 맥주들이 진한 맛과 향을 낸다면 잘못 만든 맥주로 치부된다. 하이네켄, 코로나, 싱하, 아사히 등이 인터내셔널 페일 라거 스타일에 속한다.
 
인터내셔널 페일 라거 스타일은 다시 보리 몰트(싹튼 보리)로만 만든 맥주와 옥수수, 쌀, 전분 등 부가물을 넣은 맥주로 나눌 수 있다. 국내 대기업 맥주 중 오비 프리미어, 맥스, 클라우드는 보리 몰트로만 만든 ‘올몰트’ 맥주고 테라, 드라이피니시D, 카프리는 부가물을 섞은 맥주에 해당한다. 올몰트 맥주는 상대적으로 더 보리의 단맛과 그로 인한 무게감, 홉의 향을 느낄 수 있다. 
 
맥스, 오비 프리미어, 클라우드. [사진 각사 제공]

맥스, 오비 프리미어, 클라우드. [사진 각사 제공]

 
국내 대기업 맥주 라인업 중 가벼운 라거 스타일을 벗어난 제품으로는 오비 레드락 시리즈가 있다. 레드락 오리지널은 인터내셔널 앰버 라거(International Amber Lager), 레드락 힙호피IPA는 아메리칸 IPA(American Pale Ale), 레드락 바이닐 스타우트는 아메리칸 포터(America Porter)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레드락 맥주가 해당 스타일의 특성을 잘 살린 고품질의 맥주인지 여부와는 별개로 대기업 맥주의 스타일 다양성을 확장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맥주는 아니지만 맥주처럼

‘1만원에 12캔’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맥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필라이트와 필굿은 맥주로 분류되지 않는다. 국내 주세법상 맥주는 알코올을 만드는 원료의 10% 이상을 보리 맥아로 사용해야 한다. 필라이트, 필굿은 이 범주에 속하지 않는 기타 주류다. 맥주의 경우 주세율이 72%에 달하지만 기타 주류는 30%의 주세율을 적용받는다. 또 맥주보다 상대적으로 재료비도 싸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크게 싼 소비자가격 설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 맥주와 비슷한 음료로 라들러(Radler)가 있다. 라들러는 맥주에 과일향 등을 첨가한 제품이다. 국내 대기업 맥주 중에는 카스 레몬, 망고 링고가 이 범주에 속한다.
 
황지혜 비플랫 대표·비어포스트 객원에디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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