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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강 구조대원 "한 명 못 찾아 죄송…후각 트라우마 시달려”

헝가리 부다패스트 유람선 사고 당시 파견된 국제구조대원들이 수색활동을 펼치는 모습. [사진 소방청]

헝가리 부다패스트 유람선 사고 당시 파견된 국제구조대원들이 수색활동을 펼치는 모습. [사진 소방청]

 
“물이 너무 탁해서 수중렌턴을 비춰도 50㎝ 앞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야 확보가 안 될 때는 손으로 더듬어 수색했다. 강바닥에는 파손된 선체와 교각 잔해가 공기를 공급하는 생명줄을 위협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헝가리 유람선 사고 당시 직접 다뉴브 강에 잠수한 박성인 소방장은 “다뉴브 강은 유속이 빠르고 수중환경이 열악했다”고 회상하며 “심적 부담은 있었지만, 희생자가 물 아래에 있을 거라는 생각에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헝가리 부다패스트 유람선 사고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벌인 국제구조대원들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언론과 합동 인터뷰를 했다. 정부 합동 긴급구조대는 5월 30일~7월 30일 62일간 헝가리에서 구조활동을 펼쳤다. 구조대는 소방인력 24명, 해경 7명, 해군 6명으로 구성됐으며 소방인력은 1진과 2진으로 나눠 파견됐다.  
 
당시 다뉴브강의 수온도 낮고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수색이 녹록지 않았다. 구조대는 62일간 총 14회 수중 수색을 했다. 열악한 상황에도 지난 6월 3일 한국 여성 실종자 한 명을 찾았다. 1진 대장을 맡았던 부창용 소방령은 “물살이 세 시신을 놓칠까 봐 대원이 여성 실종자를 몸으로 안고 올라왔다”며 “만약 사체라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부다패스트 유람선 사고 당시 파견된 국제구조대원 합동인터뷰가 13일 세종시에서 열렸다. [사진 소방청]

헝가리 부다패스트 유람선 사고 당시 파견된 국제구조대원 합동인터뷰가 13일 세종시에서 열렸다. [사진 소방청]

 
수중수색 외에는 수상 수색 410회, 헬기를 활용한 수색 86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다뉴브강 근처 뻘밭을 탐지견과 함께 수색했다. 모기가 많았고 뱀이 위협적이었다. 일부 대원은 당시의 후유증으로 붉은 반점이 몸에 남았다. 6월 24일에 파견된 2진 대원들은 34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224㎞를 수색했다.  
 
이러한 육상 수색으로 7월 5일 18번째 실종자를 수습했다. 구조대원이 수습한 마지막 실종자였다. 2진 대장을 맡았던 김승룡 소방정은 “생존자를 찾은 것 이상으로 벅찼다”며 “수색을 7월말까지 연장했다”고 말했다.  
 
당시 실종자의 시체는 상당히 부패가 진행돼 동양인인지 백인인지 구별하기 힘들었다. 2진으로 파견됐던 조성태 소방경은 “검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신을 함부로 만질 수는 없었다”며 “한국인인지 알아내기 위해 옷 입은 형태나 신발, 옷 상표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시체에 근접해서 살펴야 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시체의 냄새에 그대로 노출됐다. 김승룡 소방정은 “시각 트라우마도 있지만, 후각 트라우마도 상당히 오래간다”며 “부패 냄새가 기억에 남고 여러 가지 몸에 작용이 일어나기도 하며 이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구조대원들은 귀국 후 5일 간 치료받았다. 김 소방정은 “트라우마 극복에 상당히 도움됐으며 계속 치료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헝가리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의 침몰 사고 현장에 파견돼 실종자 수색을 맡았던 소방청 국제구조대 2진이 두 달간의 활동을 마치고 지난달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뉴시스]

헝가리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의 침몰 사고 현장에 파견돼 실종자 수색을 맡았던 소방청 국제구조대 2진이 두 달간의 활동을 마치고 지난달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뉴시스]

마지막 시신 1구를 수습하지 못한 걸 매우 아쉬워했다. 구조대는 귀국 날짜를 두 차례 연장하며 수색했다. 하지만 수색 기간이 장기화되자 결국 7월 28일 철수를 결정했다. 김 소방정은 “일부라도 남아서 마지막까지 찾고 돌아가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도 있어 귀국하는 발검음이 가볍지 않았다”며 “아쉽게도 마지막 한 분을 찾지 못하고 복귀하게 돼 죄송스럽다”고 전했다. 헝가리 현지 구조대는 이달 말까지 미수습 실종자를 수색한다. 

 
세종=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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