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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에 자물쇠 걸고 행복했던 그때 그 사람!

기자
강인춘 사진 강인춘

[더,오래]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43)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까마득한 옛적 어느 날이었다.
나는 그녀가 내민 자물쇠에 내 자물쇠를 덜커덩 잠그고는
키 두 개를 바닷가 철조망 너머로 획~ 던졌다.
“이제 우리의 자물쇠를 열 키는 영원히 찾을 수 없을 거야.”
 
순간 나는 뭔지 모르는 행복감에 젖었었다.
살짝 훔쳐본 그녀의 표정도 나와 같은 표정을 그리고 있었다.
 
세월은 흘러 어느새 50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났다.
오늘 그녀인 할매와 나는 그 자물쇠의 키를 던진
바닷가에까지 같이 왔다.
한 무더기의 파도가 거세게 출렁이며 우리가 서 있는 바위를
반갑다고 때린다.
순간 깜짝 놀란 우리는 서로 껴안고 뒷걸음을 친다.
파도는 기어이 우리의 아랫도리만 어루만지다 물러난다.
 
그러니까 그때가 몇 년 전이었나?
할매와 내가 크게 한번 싸우고 나서
우리는 서로 모르게 혼자서
살짝 이 바닷가에 온 추억(?)들이 쑥스럽게 다가온다.
 
“그때, 나 몰래 여기까지 와놓고 그 자물쇠 키를 잘 찾아보지 그랬어?”
“흥! 그런 당신은 왜 못 찾았어?”
 
아직도 철들이 덜 들었나?
할매, 할배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실실 웃고들 있다.
부부의 인생이란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농담하면서 서로 눈 흘기며
한 세상이 마감되는가 보다.
누구 말대로 붉게 떨어지는 석양은 아름답다는데
우리도 그랬으면…….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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