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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2035] 친일 낙인찍기=애국?

김준영 정치팀 기자

김준영 정치팀 기자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29년간 한국콜마를 이끌었던 윤동한 회장이 직을 내려놓기까진 단 3일. 임직원 월례조회에서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대단한 지도자”라는 내용이 나오는 유튜브 영상을 틀었다는 보도가 나온 시점부터다.
 
유튜브를 보여준 건 물론 잘못이지만,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었다. 정치권은 “윤 회장이 직접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조승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국민연금은 한국콜마의 주식 매각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김종훈 민중당 의원)고 부추겼다.
 
“저는 이 일터를 지키고 싶습니다.” 한국콜마 10년 차 직원이라는 어느 네티즌의 글은 윤 회장 사퇴 다음 날에서야 화제가 됐다. 그는 “영상이 끝나자마자 윤 회장님은 유튜브 진행자의 표현이 너무 자극적이고 옳지 못하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윤 전 회장이 ‘서울여해재단’을 만들어 이순신 장군을 기려왔다는 것과 일본에 유출된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를 사비 25억원에 사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사실도 뒤늦게 회자했다.
 
이러나저러나 주가는 연일 날개 없는 추락이다. 대다수가 토종 한국인 임직원 1100여명은 당분간 회사를 향한 ‘반일불매’ 운동을 막는 데 여념이 없을 테다.
 
여당 대표가 사케(청주)를 먹었다고 논란이 된 일식집 사장도 요즘 울상이라고 한다. 평소 정치인들이 많이 찾았는데, 예약을 줄 취소했기 때문이다. 자칫 친일파로 찍힐 수 있으니 꺼림칙했을 수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청와대에서 “일본 보복에 대한 대응은 감정적이어선 안된다”는 말이 나온 건 환영할 일이다. ‘친일 낙인찍기=애국’이란 포장부터 벗겨야 한다. 불매운동의 성공 조건은 자발성·지속성·확장성이다. 한국인이 한국인을 무서워하는 지경이 돼서야, 불매에 대한 반감과 피로감만 커진다. “한국은 원래 바로 뜨거워지고 바로 식는 나라”라는 일본 평론가의 말을 실현시키지 않으려면, 우리 스스로 무거워질 필요가 있다.
 
김준영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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