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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일본 대사 도미타 장인은 할복한 극우 소설가 미시마

미시마 유키오 가 1970년 할복자살하기 전 자위대 총감부 청사 에서 일본 자위대원들에게 재무장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미시마 유키오 가 1970년 할복자살하기 전 자위대 총감부 청사 에서 일본 자위대원들에게 재무장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조만간 부임할 새 주한 일본대사에 도미타 고지(冨田浩司·62) 일본 외무성 주요20개국(G20) 담당 대사가 내정됐다고 한국 정부 소식통이 13일 전했다.
 
도미타 일본대사. [사진=지지통신 제공]

도미타 일본대사. [사진=지지통신 제공]

이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는 아그레망(주재국 부임 동의) 등 관련 절차를 협의 중이라고 한다. 전임자인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대사는 이달 말까지 임기 3년을 채운 뒤 귀국 예정이다. 도미타 대사는 외무성 내 ‘한국통’ 부류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주로 북미국 참사관과 북미국장을 거친 미국 전문가다. 도쿄대 법학부 졸업 후인 1981년 외무성에 들어간 뒤 주한·주영국·주미 일본대사관 공사를 거쳤고 북미국장, 주이스라엘 대사 등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2006년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정무공사(정치부장)를 지냈다.
 
도쿄의 일본 소식통은 “한국에 대해선 약간 강경한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며 “한국 근무 뒤 한국을 더 좋아하게 되거나 한국을 싫어하게 되는 두 부류로 나뉘는데, 도미타 대사의 경우엔 후자에 가깝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도미타의 전임자인 나가미네 대사나 그 전임자인 벳쇼 고로(別所浩郞) 대사는 외무성 관료 중 ‘넘버2’에 해당하는 외무심의관을 지낸 뒤 한국 대사로 취임했다. 도미타 대사가 외무심의관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양국 관계 악화 등을 고려해 한국 대사의 격을 의도적으로 약간 떨어뜨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가네하라 노부카쓰 국가안전보장국 차장, 고즈키 도요히사 러시아 대사 등 동기들과 비교할 때 최고 에이스급은 아니다”고 평가하는 이도 있다.
 
일본 내에선 도미타 대사 본인보다 그의 장인이 훨씬 유명하다. 도미타 대사의 부인은 태평양전쟁 패전 뒤의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미시마 유키오(平岡公威·본명 히라오카 기미타케)의 장녀다. 미시마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의 천재 작가였다.
 
주한 일본 총괄공사는 386과 서울대서 유학 생활
 
미시마 유키오

미시마 유키오

‘일본적 미의식에 바탕한 전후 최대의 작가’로 평가받았다. 도쿄대 법학부 출신으로 한때 공무원 시험을 거쳐 대장성 관료 생활도 잠시 했다. 미시마는 『설국』으로 노벨상을 탄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등의 추천을 받아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게 됐다. 긴카쿠지(금각사)의 매력에 빠진 주인공이 긴카쿠지를 불태우는 것으로 생의 의지를 회복한다는, 전후 일본 청년의 소외의식을 다룬 『금각사』(1956)를 비롯해 『가면의 고백』(1949), 『우국』(1961) 등의 대표작을 남겼다. 작품 중엔 전후 허무주의와 이상심리를 다룬 소설이 많다.
 
미시마 유키오의 대표작 『우국』 표지. [중앙포토]

미시마 유키오의 대표작 『우국』 표지. [중앙포토]

그는 쿠데타를 소재로 한 『우국』이란 작품을 쓰며 과격한 황국주의 사상에 빠져들었다. 자위대에 입대하고 ‘일왕을 보호하는 방패’가 되겠다는 의미에서 민병대 ‘다테노카이(楯の會·방패회)’를 결성했다. 1970년 11월 25일 다테노카이 대원 4명과 함께 도쿄의 육상 자위대 이치가야 주둔지(현재 방위성 본부)를 쳐들어가 총감을 인질로 잡고 발코니에서 쿠데타를 촉구하는 연설을 한 뒤 전통적인 사무라이식 자결 방식으로 할복자살했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일본의 혼을 유지하는 것은 자위대뿐이다. 그런데도 일본 헌법(자위대의 무력 사용을 금지한 전후 평화헌법)은 자위대를 부정한다. 자위대가 헌법 개정을 위해 궐기하라”는 것이었다. 당시엔 조소와 냉대를 받은 주장이었지만, 그의 죽음 뒤 ‘신우익’으로 불리는 이들이 창궐하는 등 일본 사회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아베 총리의 헌법 개정 시도의 단초가 된 셈이다. 국내에선 2015년 작가 신경숙이 내놓은 단편 『전설』이 『우국』과 유사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의 이름이 회자된 적도 있다.
 
일본 정부는 도미타 대사 내정자와 함께 외무성 내 자타 공인 ‘한국통’ 들로 서울 주재 대사관의 진용을 꾸리고 있다. 장기전이 될지 모를 한·일 외교전의 프런트 라인에 전문가들을 집중 배치하는 전략인 셈이다. 한국어가 유창한 것은 물론, 한국 내 정치 및 언론 문화, 북한 이슈에 정통하고 네트워크도 강한 인사들이다.
 
주한 일본대사관의 총괄공사에는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尚) 전 주한 경제공사(2012~2015년 근무)가 내정됐다. 1980년대 후반 서울대 외교학과에 유학하면서 ‘386’세대의 활동을 지켜본 외교관이다. 따라서 최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총괄공사는 일본대사관에서 대사 다음의 직위다. 최근 부임한 미바에 다이스케(實生泰介) 신임 정무공사도 서울 유학파로 북한 이슈에 정통하다. 1995~97년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근무했다. 외무성의 북동아시아과에서 수석부과장으로 일하며 북핵 6자회담 등 한반도 관련 사안을 다뤘다. 일본이 북한과 납치문제를 협상하면서 주중 일본대사관에 신설한 북한문제담당공사직을 맡기도 했다.
 
일본 정부가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TCS) 차기 대표 자리에 미치가미 히사시(道上尚史) 현 주부산 일본총영사를 최근 내정한 것도 주목된다. 미치가미 역시 서울대에서 유학하고, 2014년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지낸 한국 전문가다. 그는 2017년 주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 등 설치 문제로 한·일 간 갈등이 생겼을 때 긴급 투입됐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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