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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중간 거쳐 ‘특급 소방수’로 거듭난 이대은

지난 6월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뒤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KT 이대은. [사진 KT 위즈]

지난 6월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뒤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KT 이대은. [사진 KT 위즈]

올 시즌을 선발 투수로 시작해 중간계투를 거쳐 마무리 투수까지, 3개 보직을 이동한 선수가 있다. 프로야구 늦깎이 신인 이대은(30·KT 위즈)이다.

가을야구 노리는 KT의 수호신
부상 후 불펜 전환해 전화위복
한 달 반 만에 12세이브 기록
“한국서도 우승 반지 낄래요”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대은은 “한 시즌에 3가지 역할은 처음 해본다. 선발과 불펜은 오갔지만 마무리는 처음이다. 재미있게 야구 하는 게 목표인데, KBO리그에 데뷔하자마자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대은은 지난 2007년 신일고를 졸업하고 미국과 일본 무대에서 뛰었다. 올해 KT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1군 무대에 데뷔했다. 해외 리그에서 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KT의 든든한 선발 투수가 될 거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 선발로 나온 8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5.88에 그쳤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이 있었지만 제2의 구종인 포크볼이 예리하지 않았다.

 
설상가상 등과 오른 팔꿈치에 이상을 느껴 5월 17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만년 꼴찌’라는 꼬리표가 붙은 KT는 이대은의 가세와 함께 첫 가을야구를 꿈꿨지만 7~9위를 오르내렸다. 이대은은 “등 통증은 매년 있었다. 겨울에 공을 던지지 않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다 보니 몸이 굳었기 때문”이라며 “투구를 계속하면 자연스럽게 괜찮아졌다. 그런데 30대가 되면서 회복이 느려졌다. 올해는 통증이 이어지더라”고 설명했다.

 
2군으로 내려간 이대은은 휴식과 재활을 병행하며 컨디션을 회복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대은을 계투로 쓰다가 선발로 되돌릴 생각이었다. 6월 12일 1군으로 돌아온 이대은은 계투로 2경기에 나와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자 이 감독은 “이대은을 마무리로 기용해 승부를 걸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의 복귀 6일 만이었다.

 
선발, 중간, 마무리는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다르다. 3개 보직 중 마무리가 이대은과 찰떡궁합이었다. 지난 6월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첫 세이브를 올린 후, 한 달 반 만에 12세이브를 기록했다. 13일 현재 세이브 1위인 하재훈(29·SK 와이번스)이 같은 기간 14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대은이 처음부터 마무리를 맡았다면 하재훈과 구원왕 경쟁을 했을 것이다.

 
이대은의 성공적인 변신에 많은 야구인들이 놀라고 있다. 이대은은 “선발은 다양한 구종을 구사해야 한다. 그러나 포크볼 제구가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마무리로 던지자 포크볼이 잘 들어간다. 또 1이닝 정도만 생각하니 집중이 잘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선발보다 마무리가 내 정신 건강에 좋은 것 같다. 선발은 한 경기를 못하면 다음 경기까지 4~5일을 기다린다. 그동안 나쁜 기억이 계속 떠올라 스트레스가 컸다. 그런데 마무리는 등판 횟수가 많아 이전 경기를 빨리 잊을 수 있다.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에 좋다”고 설명했다.

 
이대은이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주면서 KT는 어느새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를 노리게 됐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5위에 오른 후 NC에 밀려 6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여전히 크다. 감기 증세가 있는 이대은의 표정도 밝았다. 그는 “성적이 좋으면 분위기도 밝아진다. 5위가 됐을 때 모두 기뻐했다”면서 “미국과 일본에서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적이 있다. 미국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 우승해서 우승 반지도 받았다. 한국에서도 우승 반지를 끼고 싶다”며 웃었다.

 
이대은과 닮았다고 KT 구단이 소셜미디어에 소개한 캐릭터 애봉이(오른쪽). [사진 KT 위즈]

이대은과 닮았다고 KT 구단이 소셜미디어에 소개한 캐릭터 애봉이(오른쪽). [사진 KT 위즈]

인터뷰를 하며 이대은은 종종 장발을 쓸어넘겼다. 지난해 경찰청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친 후 기른 머리카락이 목을 감쌀 정도로 자랐다. 긴 머리에 이대은의 잘 생긴 얼굴이 가려지자 팬들은 그를 ‘애봉이’란 별명으로 부르고 있다. 인기 웹툰 ‘마음의 소리’에 나오는 캐릭터다. 일부 팬들은 “얼굴을 제대로 보고 싶다”며 이발할 것을 부탁하기도 했단다. 이대은은 그럴 마음이 없어 보였다.

 
“군 복무 하면서 짧은 머리를 계속하다 보니 머리를 기르고 싶었어요. 당분간은 안 자를 거예요. 그렇다고 평생 기르지는 않겠죠? 하하.”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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