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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법 위반’ 이재오, 재심서 45년 만에 무죄…“기쁘고도 슬퍼”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반공법 위반 등 재심 선고기일에 출석해 무죄를 선고받은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반공법 위반 등 재심 선고기일에 출석해 무죄를 선고받은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1972년 유신체재 반대시위 배후로 지목돼 유죄를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했던 이재오(74)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판결 확정 45년 만이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박형준)는 13일 이 상임고문의 반공법 위반 재심 선고 공판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반공법은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발생한 경우에만 축소해 적용해야 한다”며 “과거 재판과 당심에서 제출된 증거를 보면 피고인의 행위가 그러한 위험을 발생시켰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수사기관에서 조사된 증거들은 심리적 정신적 강압이 가해질 상황이 있어 보인다”며 “모든 걸 고려해볼 때 재판부는 과거 유죄판결이 선고됐던 원심판결을 취소한다”고 덧붙였다.  
 
73년 서울 영등포 장훈고 교사로 재직하던 이 상임고문은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헌법 반대시위를 벌인 배후로 지목돼 체포됐다. 당시 검찰은 이 상임고문을 내란음모 혐의로 수사했지만 증거가 나오지 않자 불온서적을 유포했다며 이 상임고문에게 반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당시 북한 사회과학원이 발행한 일본판 철학 서적을 서울대 일본인 간노 히로미(菅野裕臣)에게서 받아 세 권으로 분책한 후 지인에게 교부했다는 혐의다.
 
그는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하다 74년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이후 상고가 기각돼 형이 확정됐다. 
 
그는 당시 중앙정보부(국가정보원 전신)로부터 영장 없이 행해진 불법구금과 고문, 가혹 행위 등으로 허위 자백을 하게 됐다는 취지로 2014년 재심을 청구했다.  
 
이 상임고문은 재판 후 기자들과 만나 “45년 만에 무죄가 되니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며 “진정한 민주주의가 가능해지려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념을 권력 유지를 위한 도구로 활용하면 안 된다고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은 박정희 정권 시절 3건과 전두환·노태우 정권 시절 각각 1건씩 반공법 위반 혐의 등으로 유죄를 확정받았다. 이 가운데 3건은 재심 청구를 해 무죄를 받았고 2건이 남아있다. 이에 대해선 “세상이 좀 더 민주화되면 그 2건에 대해서도 재심 청구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76년 유신정권을 풍자하는 단막극을 연출했다가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도 옥살이했던 이 상임고문은 2013년 재심에서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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