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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서 목소리 높이던 조국, 장관 지명 뒤 게시글 '0'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정국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온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 지명 이후 SNS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상황에서 야당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 등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하고 있다.

청문회 앞두고 '몸 낮췄다' 해석

 

'페북' 헤비 유저 조국, 장관 지명 후 게시물 '제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사직로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사직로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후보자는 대표적인 페이스북 '헤비 유저(heavy user)'로 꼽힌다. 헤비 유저란 시장 세분화 기준의 하나로 서비스 사용 빈도가 높은 소비자를 뜻하는 용어다.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면직된 이후인 지난 1일부터 장관 후보로 지명된 9일 낮까지 하루 평균 6.8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 기간에 조 후보자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던 날은 지난 5일이다. 오전 6시 43분 한 일간지의 칼럼 기사를 게시한 것을 시작으로 밤 11시 47분까지 모두 10개의 게시물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9일엔 오전 6시 53분 첫 게시물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2시간 동안 모두 4건을 포스팅(posting, SNS에 글을 게시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장관으로 지명된 이후 내정 소감문만을 올렸을 뿐 현재까지 아무런 글도 남기지 않고 있다. 이 기간에 조 후보자가 올린 게시물은 대부분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한일 갈등 관련 사안이다. 그는 자신의 장관 후보 지명을 예상한 듯 청문회 관련 포스팅도 일부 남겼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올린 게시물. [페이스북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올린 게시물. [페이스북 캡처]

조 후보자는 6일 내부 정보를 활용해 불공정 주식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산 이미선 헌법재판관 부부에 대해 한국거래소가 '혐의없음'으로 결론 냈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렸다. 그러면서 "많은 인재가 청문회가 두려워 공직 맡기를 회피하고 있다"며 "도덕성 검증(비공개)과 정책 검증(공개)을 구분하는 개정이 필요한 때"라고 적었다.

 
앞서 조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출범 앞둔 2013년 2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선 상반되는 말을 했다. 그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인사청문회가 신상털기식으로 진행된다'고 비판한 데 대해 "(생각이) 잘못됐다"며 "집권 후엔 자기방어 기제에서 자기 성찰로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진짜 원했던 (대선) 승리를 한 순간 승자의 역설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하자는 조 후보자의 주장을 두고 자신의 장관 지명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었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낮엔 '조국 연일 극일 SNS, 항일운동 고초 겪은 집안 사연이'란 제목의 한 언론사 기사를 붙여넣은 뒤 "집안 얘기가 나와 면구하다"고 썼다. 자신이 항일 운동 집안의 후손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 후보자의 종조부(조부의 형제) 조맹규씨와 고모할머니 조맹임씨는 경남 진해 지역에서 민족운동에 앞장선 것으로 전해졌다.

 

'로키' 전략…"청문회에서 답하겠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일 낮 올린 게시물. [페이스북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일 낮 올린 게시물. [페이스북 캡처]

조 후보자의 페이스북 활동에 대한 비판 목소리는 여야 모두에서 나왔다. 야당에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행한 일방적 인사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을 갈라치기 한 것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가 야당일 때 민정수석이 야당을 비꼬거나 비판하는 글을 썼다면 나도 가만있진 않았다"며 "내가 볼 때도 '저것까진 안 했으면'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장관 지명 이후 SNS 이용을 자제하는 이유에 대해 13일 출근길에서 "인사청문회를 앞둔 후보자는 모든 문제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 앞에서 답을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과거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에 연루돼 장관 자격이 부족하다는 야당의 비판에 대해선 "할 말이 많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충분히 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울산대 교수로 재직하던 1993년 사노맹 산하 기구인 '남한사회주의과학원' 설립에 참여한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6개월간 구속수감 됐다. 이후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1년 6개월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사회주의 체제 개혁과 노동자 정당 건설을 목표로 1980년대 말 결성된 조직이다. 당시 법원은 사노맹을 '이적단체'라고 규정했다.
 

정부 수사권조정안과 다른 논문에…"상황 바뀌었다"

조 후보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2005년 자신이 작성한 논문에 대해 "개인 의견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조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 재직 시절인 2005년 작성한 ‘현시기 검찰‧경찰 수사권조정의 원칙과 방향’ 논문 내용이 문재인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자 선을 그은 것이다. 
 
그는 이날 출근길에 “시대적 상황이 바뀌었다”며 “2005년 당시에는 경찰개혁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였다면 이번에는 경찰개혁 동시 진행을 전제로 해서 1차 수사종결권 부여가 필요하다고 합의한 것이다”고 했다.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해선 안 된다'던 자신의 논문 내용을 옹호하지 않고 정부 수사권 조정안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기정‧정진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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