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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출산 폭로하겠다" 거액 받고도 또 협박 일삼은 대리모

난임으로 고민하던 A씨 부부는 2005년 11월 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B씨(38·여)를 알게 됐다. 부부는 B씨에게 대리 출산을 하는 대가로 8000만원을 주기로 했다. B씨는 이듬해 시험관 시술로 아들을 낳았다. 아이의 탄생은 A씨 부부에겐 축복이고 경사였다. 
 
하지만 곧 먹구름이 닥쳤다. A씨 부부가 재력가라는 것을 안 B씨의 협박이 이어졌다.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시작은 아들이 태어난 지 4년 뒤인 2010년부터였다. A씨 부부에게 전화를 건 B씨는 "본가로 찾아가 아들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A씨 아내의 직장으로 찾아가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겁이 난 A씨 부부는 B씨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 

B씨의 협박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그는 2012년까지 36차례에 걸쳐 A씨 부부를 협박했고 무려 5억4030만원을 가로챘다. 
 

대리 출산 대가 받고도 '돈 달라' 협박 

B씨의 협박은 집요했다. 돈을 받고 난 뒤에도 2016년까지 A씨 부부의 집으로 "더는 돈을 요구하지 않겠으니 1600만원을 달라"는 내용의 우편물을 보냈다.
2016년 10월엔 "인터넷 등에 대리 출산 사실을 알리겠다. 나는 잃을 것이 없다. 감방에서 2~3년 살고 아이만 평생 보고 살겠다. 처벌받고 나오면 된다"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급기야 B씨는2017년 8월 "아들이 A씨 부부의 친자녀가 아니다"라는 내용의 친생자관계존부확인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송을 제기한 이후에도 "인터넷 등에 글을 올리겠다" "돈을 주면 소송도, 인터넷 글도 다 그만두겠다" 등의 협박성 글을 76차례에 걸쳐 보냈다.
 
A씨 부부가 자신의 돈 요구에 응하지 않자 B씨는 인터넷 사이트 등에 허위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A씨 부부에게 속아 아이를 낳았고, 연락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무시한다" "협박으로 아이를 낳았고 개돼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다"는 등의 내용을 무려 36차례나 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49차례 걸쳐 A씨 부부의 신상을 공개하며 대리 출산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협박을 견디지 못한 A씨 부부는 B씨를 고소했다.
 

재판 과정에선 오히려 피해자 행세도 

조사 과정에서 B씨의 또 다른 사기 행각도 드러났다. 그는 2015년 필리핀에서 알게 된 C씨 등 2명에게 "아버지가 재력가"라며 속여 1억1562만원을 가로챘다.
하지만 B씨는 수사당국에 "낳은 아이를 재벌가에 빼앗기고 쓰레기 취급을 당했다. 인터넷의 힘을 빌려 억울함을 풀려고 했다"며 오히려 피해자 행세를 했다. A씨 부부가 준 돈에 대해선 "불법적인 일을 시켰으니 정당하게 받은 돈이다. 푼돈으로 나눠서 줘 돈을 계속 달라고 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C씨 등에게 가로챈 돈에 대해서도 "A씨 부부에게 돈을 받으면 갚을 생각이었다"고 했다. 
법원 이미지. [연합뉴스]

법원 이미지. [연합뉴스]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김소영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B씨에 대해 다른 사기 사건을 포함, 총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A씨 부부를 협박해 거액을 갈취한 것도 모자라 계속 협박하고 피해자들이 자신의 요구에 응하지 않자 출생의 비밀을 인터넷에 폭로해 이런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피해자 가족들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아이도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고 충격과 상처를 받았고 주변에 소문이 나면서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기까지 했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은 아이에 대한 애정이나 관심이 없었음에도 돈을 목적으로 피해자 부부에게 아이를 빼앗아 올 것처럼 소송을 제기하는 등 잔혹하고 비정한 행위를 해 부부와 그 가족, 아이에게 충격과 고통 등을 줬다"며 "한 가정의 행복과 한 소년의 유년기를 불행으로 몰고 간 피의자의 죄책이 매우 중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도 "피고인에게 불법 대리출산을 부탁한 피해자 부부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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