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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의 전쟁과 평화] 계급과 임무 중 무엇이 중요할까

이철재 국제외교안보팀 차장

이철재 국제외교안보팀 차장

‘어떤 군대가 가장 세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미군을 꼽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미국의 국방비는 주요 7개국 총합보다 많았다. 스텔스 전투기 등 최신 무기가 가득한데도 더 첨단인 무기 개발이 한창인 곳이 미국이다. 그래서 미군의 별명은 ‘지구 방위군’이다. 지구엔 상대가 없고, 외계인도 맞설 수준이라는 의미다. 왜 미군이 강할까. 2001년 사례에 답이 있다.
 
당시 9·11테러가 일어난 뒤 미국은 주동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잡으러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옆 나라인 우즈베키스탄에 거점인 K2 기지를 세웠다. 미 육군의 존 머홀랜드 대령이 K2 기지에 도착했을 때 이미 미 공군의 프랭크 키스너 대령이 K2 기지를 운영하고 있었다. 미 육군과 공군은 합동부대를 꾸리기로 했다. 문제는 두 명의 대령 중 누가 지휘관이 되느냐였다. 첫 회의 때 키스너 대령이 머홀랜드 대령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장(boss), 명령이 뭡니까?”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는 단숨에 정리됐다. 빈 라덴 사냥이라는 합동부대의 임무 상 육군 특수부대의 머홀랜드 대령이 ‘대장’을 맡아야 한다는 걸 키스너 대령이 인정했다. 매일 엄청난 물자가 K2 기지로 쏟아졌다. 이를 운반하고 정리하는 게 큰일이었다.  
 
그런데 군수를 담당한 여성 육군 부사관(하사)이 손이 비는 사람만 보면 무조건 화물을 나르라고 시켰다. 계급이 높아도, 보직이 군수가 아니어도, 공군 소속이라도 육군 여 하사의 손가락이 자신을 가리키면 작업을 돕는 게 철칙이었다. 군소리는 전혀 없었다. 미군이 강군인 까닭은 많은 국방비, 최신 무기, 첨단 기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임무를 최우선으로 놓는 조직이라서다.
 
한국군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 훈련이 11일 시작했다. 전작권 전환은 현 정부 국정 과제 중 하나다. 한국군도 미군처럼 임무를 위해 계급을 버릴 수 있을까. 전작권 행사 능력을 따지기에 앞서 스스로 물어야 할 질문이다.
 
이철재 국제외교안보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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