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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는 북한 도발, 막말에 왜 아무 말 못하나

북한은 지난 5월부터 일곱 차례, 특히 최근 보름 남짓 사이에 다섯 차례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를 발사했다. 미국도 일본도 아닌 한국만을 겨냥한 미사일을 사흘에 한 번꼴로 쏘아올린 셈이다. 경제제재를 감수하고 대화 국면을 통해 시간을 벌어가며 필사적으로 개발한 신형 무기들을 마치 노마크 찬스나 잡은 것처럼 마음껏 성능시험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저고도 궤적과 요격 회피 비행 등 미사일방어망을 무용지물로 만들 신기술을 입증시킨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다음 순서는 실전배치다. 지금까지 북한 단거리 전력의 주력이었던 구닥다리 스커드 미사일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새로운 위협이 현실화된다.
 

남북대화 올인전략 궤도수정하고
한·미 소통강화로 통미봉남 맞서야
준엄한 대응만이 북의 도발 막는다

안타까운 것은 청와대와 군 당국의 자세다. 대응 발사는 물론이고 군 수뇌부 명의의 제대로 된 경고 성명조차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다섯 차례의 도발에 단 한 번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지 않았다. 대신 정의용 안보실장이 주재하거나 관계장관 회의를 통해 대응한 게 전부다. 지난 6월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상공을 침범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여졌을 때도 NSC는 열리지 않았다. 심지어 국회에 출석한 노영민 비서실장이 이를 지적하는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통령은 밥도 못 먹냐”고 맞고함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에 가깝다. 북한이 청와대를 동물에 비유하거나 지면에 옮기기에도 민망한 망발을 쏟아내고 있는데도 청와대와 군·정부 당국은 묵묵부답이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국장은 11일자 담화문에서 “청와대의 작태가 우리 눈에는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거나 “그렇게도 안보를 잘 챙기는 청와대이니 새벽잠을 자기는 글렀다”고 조롱했다. 청와대에 대한 모욕은 국민 전체에 대한 모욕인데도 당국은 한없는 인내심만 발휘하고 있다. 2016년 11월 페이스북에 “상대방의 국가원수를 막말로 모욕하는 것은 국민 전체를 모욕하는 것과 같다”고 쓴 사람은 당시 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만일 정부 내에 북한의 연속 도발을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치부하는 인식이 있다면 이는 더욱 우려스러운 일이다. 일각에선 한·미 연합 지휘소 훈련이 끝나면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북한은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남한 당국은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더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단거리 미사일은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김정은에게 맞장구치는 듯한 모습이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지금이야말로 한·미 관계를 벌려놓고 북·미 직거래로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보는 듯하다.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북한에 뺨 맞고 미국에는 뒤통수를 맞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법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재선 모금행사에서 문 대통령의 억양을 흉내내며 비꼰 대목은 작금의 한·미 동맹의 현실을 보여준다.
 
지금이라도 청와대는 북한과의 대화에만 집착하는 외교안보 전략의 전면적인 궤도 수정에 나서야 한다. 북한의 도발에는 준엄한 태도로 대응하고 미국과의 긴밀한 소통으로 벌어진 틈을 메워야 한다. 그래야만 북한에 무시당하지 않고 우리의 국가 존엄과 국익을 지켜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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