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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측 "전남편, 변태적 성관계 요구···이게 비극 낳았다"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전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첫 공판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호송차에 오르는 고유정의 머리채를 잡아 당기고 있다. [뉴시스]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전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첫 공판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호송차에 오르는 고유정의 머리채를 잡아 당기고 있다. [뉴시스]

“펜션서 설거지하는데 성폭행 시도”

전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은 훼손·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6)이 첫 정식 공판에서 우발적 범행임을 재차 강조했다. 고유정이 이날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6월 12일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취재진 앞에 선 후 두 달여 만이다.
 
고유정 측 변호인은 12일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숨진 강모(36)씨는 아들과의 면접교섭이 이뤄지는 동안 스킨십을 유도했다”며 “(살해된) 펜션으로 들어간 뒤에도 싱크대에 있던 피고인에게 다가가 갑자기 몸을 만지는 등 성폭행을 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피고인은 6년의 연애기간 내내 순결을 지켰다. 혼전순결을 지켜준 남편이 고마워 성관계 요구를 거절한 적이 없다”며 “변태적인 성관계 요구에도 사회생활을 하는 전남편을 배려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변호인은 “피해자가 설거지를 하는 전 아내의 뒷모습에서 옛날 추억을 떠올렸고, 자신의 무리한 성적 요구를 피고인이 거부하지 않았던 과거를 기대했던 것이 비극을 낳게된 단초”라고 말했다. 숨진 강씨의 성욕이 강했다는 점을 주장함으로써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된 책임을 피해자 측에 돌린 것이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 변호인은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피고인의 변호인이 고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방적인 진술을 했다”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고인을 아주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이러한 주장은 인간으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경찰에 체포될 당시 모습. [중앙포토]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경찰에 체포될 당시 모습. [중앙포토]

‘뼈 무게’ 검색은 남편 보양식 위한 것

고유정 측은 전남편을 살해하기 전 인터넷을 검색한 내용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고유정은 범행 보름 전인 지난 5월 10일부터 휴대전화와 자택 컴퓨터를 이용해 ‘뼈 강도’, ‘뼈의 무게’, ‘니코틴 치사량’ 등을 집중적으로 검색한 바 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23일 공판준비기일 당시 “우발적 살인이라면서 검색한 내용은 살해를 준비한 듯한 단어가 많다. 피고인 접견을 통해 다음 기일까지 진술을 준비해오라”고 주문한 바 있다.
 
변호인은 이날 “피고인이 범행 전 뼈 무게를 검색한 것은 (현)남편 보양식인 감자탕, 사골국, 꼬리곰탕 등을 알아보는 과정에 나온 것”이라며 “보양식 꼬리곰탕, 돼지뼈 분리수거, 골다공증 등 검색어의 자연스런 흐름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그녀의 검색어들은 연관검색어가 아니라 검색창에 직접 입력한 것”이라며 “사건 비극의 단초가 피해자의 행동(성폭행 시도)이라고 주장한 부분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방청객들 역시 변호인의 말에 ‘말도 안 된다’ ‘그만 읽어라’ 등 고성을 내뱉어 재판장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12일 오전 제주지방법원에서 한 시민이 고유정이 탑승한 호송차량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뉴스1]

12일 오전 제주지방법원에서 한 시민이 고유정이 탑승한 호송차량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뉴스1]

고유정, 호송차 오르려다 머리채 잡혀

방청객들은 이날 수감번호 38번이 쓰인 연두색 죄수복을 입은 고유정이 1분가량 머뭇거리다 법정 안으로 들어서자 “살인마”를 외쳤다. 한쪽에선 머리를 늘어뜨려 얼굴을 가린 고유정을 향해 “고개 들어” “머리를 걷어라”라는 말도 쏟아졌다. 고유정은 재판이 끝난 후 호송차에 오르는 과정에서 재판을 지켜본 시민들에게 머리채를 잡히기도 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제주도 한 펜션에서 전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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