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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에이태큼스’ 軍 예상하고 있었다

북한이 지난 10일 발사하면서 모습을 드러낸 ‘북한판 에이태큼스’에 대해 군 당국이 해당 성격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포냐, 미사일이냐 논쟁이 붙은 지난달 31일 북한 발사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다. 한·미가 운용하고 있는 에이태큼스는 지대지 전술 탄도미사일의 하나로 탄두 1개에는 500~950여 개의 자탄(子彈)이 탑재돼 축구장 3~4개 넓이(400×500m)를 초토화할 수 있다.

지난달 北 방사포 주장에 軍 에이태큼스 방식 가능성 제기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지난 10일 '북한판 에이태킴스' 발사 장면. [조선중앙TV캡처=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지난 10일 '북한판 에이태킴스' 발사 장면. [조선중앙TV캡처=연합뉴스]

 
군 소식통은 12일 “군 내부에서 ‘우리 무기 중 다연장 로켓발사포체계(MLRS)에서 전술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를 발사하는 게 있는데, 북한이 비슷한 기술의 무기를 시험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측은 지난 7월 31일 북한 발사체가 방사포라는 것을 반박하는 데서 비롯됐다. 군 당국은 같은 날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당일 즉시 규정했지만, 북한은 다음날 발사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라고 이를 뒤집었다.  
 
군 당국은 여전히 북한의 방사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평가를 고수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미국의 판단 역시 변함이 없다. 이런 사정에는 당시 발사체의 속도가 마하 6을 넘겼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북한이 방사포로 주장하는 해당 발사체의 속도는 군 당국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했던 지난 6일 발사체 속도인 마하 6.9와 비슷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기술 수준이 높은 중국제 400㎜ 방사포도 속도가 마하 5.6에 불과하다"며 "방사포가 마하 6의 속도를 넘기 위해선 미사일용 특수소재를 써야 하는데, 굳이 방사포에 이런 기술을 넣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 내부에선 북한이 당시 탄도미사일의 일종인 에이태큼스의 발사 방식을 활용한 뒤 방사포 주장을 펼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공개된 사진에서도 이런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은 유독 논쟁이 붙은 7월 31일 발사 장면에서만은 발사관 등 발사대 전체를 모자이크 처리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 방식을 숨기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사진을 정밀 분석한 결과 발사관이 에이태큼스 특징 중 하나인 박스형으로 돼있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북한이 방사포라고 주장한 지난 2일 발사체의 경우 발사관이 원통형으로 돼있다.  
 
군 관계자는 “고체연료가 들어가는 박스형 발사관의 경우 미사일을 빼내는 과정을 생략하고 그대로 MLRS 발사대에서 쏘아올리면 되기 때문에 신속한 재장전이 가능하고, 평시 미사일 관리에도 용이하다”며 “우리 군의 에이태큼스도 유사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시험 발사에선 북한이 이뿐 아니라 자동방열(목표를 향해 사격 지향을 하고 사격준비를 완료하는 과정)과 탄두 중량 증가 등 에이태큼스의 원래 장점을 더 크게 발전시켰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중앙TV가 지난 1일 공개한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 발사대의 모습. 발사대 전체가 모자이크 처리돼 공개됐다. [조선중앙TV캡처=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지난 1일 공개한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 발사대의 모습. 발사대 전체가 모자이크 처리돼 공개됐다. [조선중앙TV캡처=연합뉴스]

 
실제 한·미의 에이태큼스 규격은 직경 약 600㎜, 길이 약 4m 정도이지만 북한판 에이태큼스는 직경 약 1m, 길이 5~6m로 추정된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탑재 공간 확보에 주력했다는 의미다. 한국이 실전배치하고 있는 에이태큼스처럼 탄두에 자탄을 장착했다면 축구장 3~4개 크기보다 더 넓은 지역을 초토화하는 용도로 쓰일 수 있다. 탑재 중량에 따라서는 스커드처럼 핵탄두나 생화학무기를 목표물에 떨어뜨리는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밖에 북한이 에이태큼스의 발사 방식을 기반으로 속도, 사거리 등을 고도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30년 전 개발된 에이태큼스는 속도 마하 4, 비행거리 400~500㎞ 정도이지만 지난 10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속도 마하 6.1, 비행거리 400여㎞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부 분석에도 군 당국은 당분간 로키(low-key) 대응으로 북한과 맞대응을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기자단 브리핑 등 추가 설명은 북한이 방사포 주장에 나선 지난 7월 31일 발사를 마지막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 협의에 따라 북한의 방사포 주장이 기만전술에 가깝다고 판단하지만 진실공방에 발을 들였을 경우 우리 군의 탐지 능력 등이 드러날 수 있어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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