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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강간미수,’ “강간 고의 입증하기 충분” vs “무리한 기소”

신림동 강간 미수범 동영상. [트위터 영상 캡처]

신림동 강간 미수범 동영상. [트위터 영상 캡처]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주택가에서 20대 여성의 뒤를 쫓아 집에 침입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모(30)씨가 다시 한번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김연학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2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강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씨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씨는 황토색 수의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재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이 시작되자 조씨는 마스크를 벗고 손에 쥐었다. 자리에 앉은 이후에는 내내 바닥을 응시했다. 이날도 검찰측과 조씨 측은 ‘강간 의도’가 있었는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검찰, “계획적 범행으로 ‘실행의 착수’ 있어”

 
검찰은 CCTV 영상과 피해자 진술 등에 비춰 조씨의 행위를 ‘계획적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조씨는 지난 5월 28일 오전 6시 30분쯤 신림역 부근에서 술에 취한 20대 여성 피해자를 발견하고 옷 속에 넣어둔 모자를 꺼내 눌러 쓴 다음 피해자를 뒤따라가 원룸 침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조씨는 10여분 동안 벨과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러보고 문손잡이를 돌려보는 등 계속해서 진입을 시도했다. 피해자에게 “물건을 떨어뜨렸으니 문을 열어달라”고 말하거나 복도 벽에 숨어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검찰은 특히 조씨가 문을 열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하며 피해자에게 불안감과 두려움을 준 행위 자체가 강간죄 ‘실행의 착수’에 해당한다고 봤다. 실행의 착수란 범죄행위의 일부를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강간죄에서 실행의 착수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간음을 하기 위해 폭행과 협박을 한 경우다.
 
1991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한 남성이 간음의 의도를 가지고 새벽 4시에 여자 혼자 있는 방문 앞에 가서 부수고 들어갈 듯한 기세로 방문을 두드리고 베란다를 통하여 창문으로 침입하려고 한 상황은 강간의 실행 착수에 해당한다. 
 
다만 조씨의 경우, 강간을 하고자 한 게 아니라며 의도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강간 의도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을 열려고 시도한 정황만으로는 강간 고의 입증 어려울 수도

 
법조계 일각에서는 단순히 문을 열려고 시도한 것만으로는 강간의 고의성을 입증하기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검찰이 여론을 의식해 무리하게 기소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채다은 변호사(법무법인 월인)는 “문을 열려고 강하게 시도하거나 두드린 것을 간접적인 폭행으로 볼 수는 있지만, 과연 그것이 강간죄에서 말하는 폭행으로 볼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조씨 측은 강간의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씨 측 변호인은 지난달 11일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장에 기재된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조씨는 같이 술을 마시려고 한 것이지 강간 의도 자체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피해 여성이 떨어뜨린 물건을) 습득한 것이 있어 문을 열어달라고 했기 때문에 강간미수가 아닌 주거침입과 폭행협박죄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천정아 변호사(법무법인 소헌)는 “강간죄에서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옷을 벗기는 정도의 행위가 있어야 한다”며 “강간의 의도가 있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객관적으로 없다고 주장하는 조씨 변호인의 말이 법리적으로 일리가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가 지나가던 여성의 가슴을 만지거나 스킨십을 시도하는 것조차도 옷을 벗기려고 시도하지 않았다면 강간죄가 아닌 강제추행에 그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씨는 12일 공판 전에 반성문을 여러 차례 재판부와 피해자 측에게 전달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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