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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되돌리지도 못하고” 민간택지 상한제에 재건축·재개발 ‘패닉’

지난 11일 서울의 아파트 단지들 [뉴스1]

지난 11일 서울의 아파트 단지들 [뉴스1]

“이렇게 분양가 규제를 받게 될 줄 알았으면 사업을 중단했을 겁니다. 이제 그만둘 수 없어 손해가 불가피합니다.”
 

관리처분인가 후 이주중인 재건축 등 반발
“사업 물릴 수도 없어 진퇴양난”
재산권 침해 주장하며 강력대응 목소리도
집값 타격 불가피…신축 상승세도 꺾일 듯
중장기적으론 공급부족, 상승 가능성도

12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1구역 재개발 조합의 정금식 조합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방안을 발표한 데 따른 반응이다.
 
이번 정책 발표로 조만간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 기준이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에서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 신청’으로 변경된다. 문제는 이문1구역처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이주를 진행하고 있는 사업장 등이다. 서울에서 66개 사업장 6만8000가구다. 이 사업장들은 사업을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갑자기 일반 분양가를 규제받아 조합원들이 추가분담금 증가 등의 손해를 입게 됐다.
 
건립 가구가 1만2000여 가구여서 ‘단군 이래 최대 정비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명백한 재산권 침해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이번 규제를 오는 10월 초 공포와 동시에 시행할 예정인 점과 관련해선 “유예 기간이라도 충분히 주면 모르겠는데 너무 빠듯하다”는 불만이 업계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아파트 분양가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전문가들은 재건축·재개발 집값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과천·광명 등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등 사업장의 가격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은 주택 가격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다. 재건축 등이 약세로 돌아서면 다른 일반 아파트에도 영향을 주리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강세를 보인 서울 신축 아파트의 기세도 한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이 분양가 상한제 확대를 중장기적 공급 부족 신호로 받아들인다면 다른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고 박 위원은 예상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이번 규제로 분양가는 통제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신규 주택 공급이 감소하면서 지어진 지 5년 이내의 주택 가격에 대한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서울의 공급 수단은 재건축·재개발이 유일한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건축 허용연한 강화에 이어 민간 분양가 상한제까지 나와 공급로는 차단되게 됐다”며 “이에 더해 서울 수요 분산을 위해 추진한 3기 신도시 등 대책이 실망스러운 수준인 데다 자사고 지정 취소 등으로 외곽으로 나갔던 수요가 다시 서울로 유턴하고 있어 결국 서울 전반의 집값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 아파트값 월간 변동률.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서울 아파트값 월간 변동률.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민간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라 분양 대기 수요가 늘면서 전세 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의 경우 이르면 오는 10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가 이주할 것으로 보이는데, 인근 지역 전셋값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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