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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복무" 서약한 조종사 퇴사…"위법한 약정" 국가 패소

조종사 관련 자료그림.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JTBC 영상캡처]

조종사 관련 자료그림.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JTBC 영상캡처]

국가가 ‘10년 이상 복무 서약’을 어긴 전 해양경찰청 소속 항공기 조종사 A씨를 상대로 “조종사 교육에 들어간 경비 1억189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11부(재판장 박형순)는 “조종사 양성과정 교육을 받은 국가공무원에 대해 장기 복무 의무를 부여하는 별도 근거 법령이 없다”며 국가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2009년 해경 공무원으로 임용된 A씨는 2011년 해경청 항공기 조종사 자체 선발 공고에 지원해 합격했다. 당시 A씨는 공고대로 “항공기 조종사로 10년 이상 근무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조종사 양성과정에 지출된 교육비 등 일체를 일시에 반납한다”는 서약서를 해경청장에게 냈다. 선발 후 1년 11개월간 한국항공대에서 위탁 교육을 받은 뒤 A씨는 조종사 면허를 땄고 4년여간 해경청에서 조종사로 근무했다.
 
그런데 A씨가 2017년 휴직 후 이듬해 사직서를 냈다. 국가는 “의무 복무 서약서는 일종의 계약이고, 이를 위반했으므로 조종사 교육비용 등을 물어내라”고 주장했다. A씨는“서약서가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국가공무원법이 규정하는 범위를 초과하는 위법ㆍ무효한 계약이다”고 맞섰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이 옳다고 봤다. 경찰공무원법에는 조종사 훈련과정을 거친 경찰공무원의 의무복무에 관한 규정이 없었다. 적법한 법령에 근거하지 않고서는 해경청이 A씨에게 받은 서약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기에 법원은 A씨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다른 법을 찾았다. 공무원 인재개발법 시행령에는 “교육 훈련을 받은 공무원은 6년의 범위에서 훈련 기간과 같은 기간을 관련 직무 분야에 복무하도록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 복무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위탁 교육훈련에 든 경비 등을 반납하게 했다.
 
문제는 A씨가 훈련을 받은 기간이었다. A씨는 항공대에서 1년 11개월 훈련을 받았고, 이후 4년을 조종사로 일했으므로 법이 정한 의무복무 기간은 넘긴 셈이었다. 법원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법률에 근거해야 하므로, 훈련 기간의 2배를 초과해 근무한 A씨는 복무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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