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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억 확정" 지역구서 자랑…추경 반대한 의원의 두 얼굴

 ‘여의도 인싸’는 국회 안(inside)에서 발생한 각종 이슈와 쏟아지는 법안들을 중앙일보 정치팀 2030 기자들의 시각으로 정리합니다. ‘여의도 인싸’와 함께 ‘정치 아싸’에서 탈출하세요.
 
내가 살고 있는 지역구에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홍보 현수막이 부쩍 늘었다면 그건 둘 중 하나입니다. 명절이 다가왔거나 선거가 임박했거나.  
 
민족 대명절 한가위와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요즘 지역마다 ‘현수막 경쟁’이 한창입니다. 현역 의원이든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비 후보이든 자신이 평소 지역구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알리느라 혈안이지요. 그러다 보면 실적을 부풀리거나 사실관계를 달리 말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진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서울 서초을)의 지역 현수막. [사진 JTBC 캡쳐]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진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서울 서초을)의 지역 현수막. [사진 JTBC 캡쳐]

지난 2일 무려 100일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두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울 서초을이 지역구인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당시 추경안에 반대표를 던진 12명 중 한명입니다. 그런데 지역구에는 ‘지하철역 공기 질 개선 239억 추가확정’ 등 추경 성과를 알리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다만 예산 ‘확보’가 아닌 ‘확정’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예산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 놓고 ‘예산 확보’라는 표현을 쓰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야당 원내대변인으로서 ‘총선용 선심성 추경’은 안된다고 비판해 온 자유한국당 김정재,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도 추경안 통과 후에는 지역구(출마 예정지) 예산을 늘렸다고 자랑했습니다. 두 의원 모두 국회 예산결산특위 소속입니다. 포항 북의 김정재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포항 관련 추경예산 560억 원을 늘렸다”고 말했고, 충북 청주 출마 예정인 비례대표 김수민 의원은 “청주 등 수리시설 개보수 사업 500억원 등 민생 예산을 대거 확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지역 민주당 관계자들은 “추경 심사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킬 때는 언제고”라고 비판합니다.  
 
강원 고성지역 산불피해 보상을 위한 현지 조사가 본격 시작된 지난 6월 11일 한국손해사정사회 소속 조사단원들이 토성면 원암리의 한 업체를 방문해 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고성지역 산불피해 보상을 위한 현지 조사가 본격 시작된 지난 6월 11일 한국손해사정사회 소속 조사단원들이 토성면 원암리의 한 업체를 방문해 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서로 자신의 성과라고 주장하면서 상대방을 비방하기도 합니다. 지난 4월 산불 피해를 본 고성 지역을 포함해 강원도 내에는 추경 통과 소식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습니다. 여당인 민주당은 정부가 산불에 신속하게 대응했고 정치권의 요구를 받아들여 추가 지원이 이뤄졌다고 강조하고, 한국당은 당초 정부 계획에 추가 지원이 없었지만 자신들이 증액을 끌어냈다고 주장하는 식입니다. 추경안 통과 이후에도 온라인상에서 ‘말뿐인 정부여당’ ‘추경 발목 잡은 한국당’ 등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 전주 시의원들은 지난 5월 전주시청에서  “국회의원과 정치인이 치적을 홍보하기 위해 무질서하게 게시한 현수막은 불법”이라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습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전주병)의 ‘전주 백제대로 특색거리 조성 2억원 확보’ 현수막을 겨냥한 겁니다. 민주당에서는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출마가 유력한 지역이다 보니 고교·대학 선후배인 두 사람의 경쟁이 벌써 치열한 것 같다는 게 지역 정가의 관전평입니다.  
 
사실 현수막이나 의정활동 보고서를 활용한 정치인들의 ‘셀프 홍보’가 얼마나 표심을 움직이는지는 따져볼 일입니다. 경기도에 사는 30대 안모씨는 “솔직히 홍보 현수막을 보더라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왜 저렇게 자랑하나 싶고 별다른 감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과도한 현수막 경쟁에 ‘공력’을 낭비하기보다는 실질적인 민생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감시하고 바로잡는 데 힘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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