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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파’ 개발자 허민, 넥슨 구원투수로 등판

허민

허민

인기 게임인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인 네오플 창업자 허민(43·사진) 원더홀딩스 대표가 넥슨에 합류한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허 대표의 넥슨 내 구체적인 직급 등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미 넥슨의 신규 개발 프로젝트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허 대표는 2008년 자신이 세운 네오플을 넥슨에 매각한 바 있다.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51) NXC 대표가 허 대표를 직접 만나 넥슨이 보유한 현금 전부와 당시 넥슨재팬을 통해 일본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에서 추가로 500억원을 대출받아 3852억원에 네오플을 사들인 건 유명한 일화다.
 

김정주에 3800억 회사 판 장본인
직급 미정, 새 게임 개발 맡을 듯
넥슨 매각 실패 뒤 개발자들 이탈
영입파로 순혈조직에 충격요법

허 대표는 스타트업계의 스타다. 서울대 재학 중 최초의 비(非) 운동권 총학생회장을 했고, 독립 야구단인 고양 원더스를 창단해 운영했다. 허 대표 본인도 미국 독립리그 야구팀에 입단해 투수로 활동한 바 있다. 소셜커머스업체 위메프도 창업했다.
 
허 대표 영입은 넥슨 임직원들에게는 일종의 충격 요법이다. 기존 경영진 중 오웬 마호니(53) 넥슨 대표를 제외하면 넥슨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넥슨인(人)’이 대부분이다. ‘넥슨 출신 만으론 어렵다’는 김정주 NXC 대표의 현실 인식이 작용했다고 한다. 허 대표가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창업자라는 점도 고려됐다. 던전앤파이터로 텐센트를 통해 중국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한 해 3조원에 달한다. 김정주 NXC 대표가 넥슨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면 ‘던파 제작자가 넥슨에 있다’는 점은 매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대대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허 대표 본인이 ‘구조조정은 맡지 않겠다’라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한다. 대신 비용을 줄이기 위한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실제 넥슨 아메리카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사무실 두 곳을 폐쇄하고, 관련 인원들을 정리했다.
 
허 대표의 합류로 넥슨 내부 역학 관계에도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 매각 추진 과정에서 중추 역할을 했던 박지원(42) 넥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는 후선으로 물러날 거란 전망이다. 이정헌(40) 넥슨코리아 대표 체제는 일단 유지된다. 게임 개발 총괄인 정상원(49) 신규개발총괄 부사장과 허 대표 간 역할 분담도 어느 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넥슨 앞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던전앤파이터’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다. 대작 게임 ‘트라하’역시 아직까진 기대에 미치는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김정주 NXC 대표는 2014년 넥슨개발자컨퍼런스에 참석해 “넥슨의 황금기랄 수 있는 2003년과 2004년 출시된 게임들 이후 큰 성공을 거둔 개발작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사정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버전의 연내 출시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
 
일본 증시 상장법인인 넥슨의 주가는 9일 하루 23.96% 빠진 1257엔(1만4360원)을 기록했다. 기존 52주 최저치(1253엔) 수준까지 밀렸다. 반기 기준 올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1469억엔)을 올렸는데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차기 흥행작이 없다면 넥슨의 미래는 과거보다 밝지 않을 것이라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개발자들이 잇따라 떠난다는 것도 부담이다. 김희재 원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와 불리언게임즈의 반승철 총괄 프로듀서가 각각 넥슨을 떠났다. 현재 넥슨 내에는 7개의 스튜디오가 운영되고 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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