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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땀날 땐 소금물·이온음료가 좋다? 과하면 탈수·비만 부릅니다

한꺼번에 물을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같은 양도 나눠 마시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한꺼번에 물을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같은 양도 나눠 마시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

 
보약 같은 물 마시기 갈증의 계절이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흐르는 땀만큼 마시는 물의 양도 늘어난다. 물은 생존을 위한 수단이자 건강 지킴이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비만·당뇨병부터 암·치매 등 신체·정신 건강에 다양한 문제가 따라온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물도 ‘잘’ 마셔야 한다. ‘물은 하루 8잔 이상 마셔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릴 때 소금물을 마시면 좋다’는 건 잘못된 상식이다. 여름철 수분 보충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짚어봤다. 
 

목마르지 않아도 물은 마시는 게 좋다?

 
갈증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땀을 통해 수분이 빠져나가면 혈액 내 염분·수분 농도의 균형이 깨지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뇌의 시상하부가 “물을 마시라”는 신호를 보낸다. 일반적으로 체내 수분이 2% 이상 빠져나가면 목마름을 느낀다. 문제는 나이가 많을수록,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오래 앓을수록 이런 ‘갈증 센서’의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몸은 가무는데 뇌가 이를 알아채지 못해 열사병 등 온열 질환을 앓기 쉽다. 더운 날씨에는 자신도 모르게 수분이 땀·호흡으로 빠져나가는 만큼 목이 마르지 않아도 주기적으로 물을 마시는 게 좋다. 건강한 사람도 장시간 야외 활동이나 운동을 할 때는 15~20분 간격으로 200ml 정도의 물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은 하루에 8잔 이상 마셔야 한다?

 
건강을 위해 하루 8잔 이상 물을 마셔야 한다는 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속설일 뿐이다. 오히려 수분 섭취와 관련된 논문 43편을 종합 검토한 결과, 한국인은 신체 기능 유지를 위해 하루 6잔(1.2L)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있다(한국영양학회지, 2017). 일반인의 경우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다만 땀을 많이 흘린 경우라면 의식적으로 물을 더 마실 필요가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소변 등으로 배출되는 양을 고려해 손실된 수분보다 1.5배 정도 많은 양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 예컨대 야외 활동이나 운동 후 체중이 500g 줄었다면 물을 750ml 마시는 식이다. 중요한 건 양보다 속도다. 한 시간에 3L 이상 많은 양의 물을 마시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급격히 주는 저나트륨혈증으로 심한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다. 같은 양도 천천히 나눠 마시는 게 안전하다.
 
 

수분 부족이 스트레스·암을 유발한다?

 
만성 탈수는 신체·정신 건강에 두루 악영향을 미친다. 몸에 물이 부족하면 소변이 농축되고 칼슘·요산 등이 뭉쳐 결석(돌)이 잘 생긴다. 포만감이 줄고 혈당 조절이 방해를 받아 비만·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걸리기도 쉽다. 대소변이 원활히 배출되지 않아 점막 손상으로 인한 방광암·대장암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도 있다.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이유 없이 피로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도 일종의 탈수 증상이다. 수분 부족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농도를 높여 인지능력을 떨어뜨리고 어지럼증·두통 등을 유발한다.
 
 

땀을 많이 흘리면 소금물을 마셔야 한다?

 
땀은 99%의 수분과 1%의 염분·칼륨·요소·포도당 등으로 구성된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염분도 함께 빠져나가는 셈이다. 하지만 이를 보충하기 위해 소금을 먹거나 소금물을 마시는 건 오히려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땀으로 배출되는 양 이상을 먹게 돼 혈압이 오르거나 탈수 증상이 악화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어지럼증·근육 경련 등 급성 탈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5㎞ 이상 달리기처럼 고강도 운동을 하지 않은 경우라면 굳이 염분을 따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 이때도 정제된 소금을 먹는 것보다 옅은 농도의 소금물(물 1L에 소금 1티스푼을 섞은 정도)을 마시는 게 좋다.
 
 

양치 전 물을 마시면 건강에 해롭다?

 
수면 중 손실되는 수분량은 300~500ml에 달한다. 아침에 마시는 물은 끈적이는 혈액을 묽게 만들어 주고 밤새 쌓인 노폐물 배출을 돕는다. 아침 공복의 물 한 잔이 ‘보약’으로 불리는 이유다. 일각에서 기상 직후 물을 마시면 구강 세균이 물과 함께 흡수돼 건강에 해롭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잘못된 내용이다. 구강 세균은 강한 산성을 갖는 위액에 의해 모두 제거되기 때문이다. 굳이 이를 닦고 입 안을 헹군 다음 물을 마실 필요는 없다.
 
 

이온음료도 자주 마시면 뚱뚱해진다?

 
커피·탄산음료·맥주 등은 궁극적으로 물을 대체할 수 없다. 커피·탄산음료의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촉진해 체내 수분을 빼낸다. 맥주에 포함된 알코올 역시 분해 과정에서 체내 수분을 빨아들여 몸을 마르게 한다. 여름철에 자주 찾는 이온음료도 마찬가지다. 이온음료는 수분과 함께 염분·칼륨 등 전해질, 에너지원인 당분이 함유돼 운동 후 빠른 회복을 돕는다. 하지만 한 병에 각설탕(3g) 10~13개 정도 분량의 당분이 포함돼 자주 마시는 경우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탈수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이온음료가 아닌 물만 마셔도 충분하다.
 
도움말=고대안산병원 신장내과 강영선 교수,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수영 교수, 서울대치과병원 원스톱협진센터 이정원 교수, 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이영기 교수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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