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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오일달러 버는 선봉…내가 못하면 한국이 욕 먹어"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 중인 UAE 왕립병원(SKSH) 이인택 교수가 라스알카이마 원내에서 진료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 중인 UAE 왕립병원(SKSH) 이인택 교수가 라스알카이마 원내에서 진료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서울대병원]

"오일 달러를 버는 선봉이라고 할까요. 상황적으로 보면 선봉에 서 있는 거죠."
아랍에미리트(UAE)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SKSH) 이인택(49) 진료부장은 6일 수술을 마치고 나와서 중앙일보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교수는 외과 전문의, 즉 칼잡이다. 대장암 수술이 전공이다. UAE 7개 국가 중 하나인 라사알카이마의 SKSH에서 2015년 2월부터 근무하고 있다. SKSH는 라스알카이마의 사막 한가운데 들어서 있다. 요즘 최고 기온이 40도, 최저 32도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기온이 다소 떨어졌다. 실내에서 바깥으로 나가면 안경에 김이 서릴 정도다. 그런 악조건 생활이 4년 반 됐다. 
 
SKSH는 서울대병원이 UAE 대통령실에서 위탁 받아 2014년 8월 운영을 시작했다. 의사의 51명, 간호사 43명 등 서울대 의료진 131명(전체 784명)이 나가 있다. 대학병원 수출 1호다. 의료진과 운영시스템을 통째로 수출했다. 1차 위탁(2014.8~2019.8) 운영 성과에 거의 만점을 받아 2024년까지 2차 위탁을 받았다. 10년 간 2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올린다. 현지에서 이인택 교수를 만나 SKSH 생활을 물었다.

 
열사의 나라에서 진료를 하는 게 어떤가.
내가 잘하면 대한민국이 칭찬을 받고, 못하면 대한민국이 욕을 먹는다. 외국 나오면 다 애국자가 된다고 하던데 한국 떠나 있어 보니 시각이 달라진다. 우리 병원은 UAE 대통령실 산하 왕립병원 세 곳 중의 하나다. 왕립병원이다 보니 기대치가 높다. 주변에서 좋게 보기 때문에 조심할 게 적지 않다.
 
예를 들자면 어떤 게 있나. 
병원 직원, 인턴 의사 등 일부가 나에게 'Sir'라고 경칭을 붙인다. 이런 호칭을 들으면 어깨가 올라가는 게 아니라 ‘왜 그리 부를까’라고 생각하면서 책임을 느끼게 된다. 대한민국이 인정받는 것이고, 그만큼 기대를 하는 것 같다. 
 
대장암 발병률이 높은가.   
서구화된 식습관 때문에 대장암과 유방암 환자가 많다. 여기에는 건강검진 개념이 없다. 아프면 병원에 오는 식이다. 암이 발견됐을 때 조기암보다 진행 암이 많다. 암 진단받으면 외국 병원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 환자 한 명에 보호자 4명이 같이 나간다. 3~6개월 외국에서 머문다. 이런 환자들이 SKSH에서 안심하고 치료받게 해야 한다.
  
인상 깊은 환자가 있나.
40대 중반의 대장암(직장암) 환자였는데,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하고 종양이 거의 사라졌다. 항문을 통해 10분 간단한 수술을 했다. 직장암 수술을 하면 항문을 없애거나 항문 기능이 떨어져 평생 고생한다. 이 환자는 항문에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직장암 진단받고 항암 치료해서 암세포 크기를 줄여서 수술하는데, 이 과정에서 10~15%가 암이 없어진다. 이 환자도 그런 케이스다. 한국에서 보편화한 치료법인데, 여기서는 선진기법으로 통한다. 
 
한국 의료 수준이 어느 정도 인정받나.
UAE에 미국의 유명병원인 클리블랜드클리닉과 존스 홉킨스가 운영하는 병원이 있다. 그들과 같은 가격의 보험 진료 수가를 인정받는다. 가장 높다. 짧은 기간에 이룬 성과다. 경쟁 병원들에 견제를 많이 받는다. 한국 표준이 국제 표준이다. 이 나라 의료를 선도한다.
 
이 더운 나라에 왜 왔나.
은사가 불러서 왔다. 고생하는 이 나라 환자들에게 한국서 배운 선진 메디컬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왔다.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여기서 의료 봉사 활동을 많이 한다. 한국보다 업무량이 적다. 외래진료 때 20명을 본다. 한국은 50~100명 봐야 한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좀 늘었다.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 중인 아랍에미리트 왕립병원(SKSH) 전경.[사진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 중인 아랍에미리트 왕립병원(SKSH) 전경.[사진 서울대병원]

 
환자들이 어떤 서비스에 감동하나.
내가 수술한 환자가 입원해 있으면 주말에 병실에 들러서 확인한다. 한국에서 외과 수련 받은 의사는 휴일이건 주말이건 그리한다. 선배한테 배운 것이고, 몸에 배 있다. 의사·간호사 다 그런 마음이다. 환자들이 이런 식의 성실함에 놀라고 감동한다. 
 
환자들이 감사 표시를 하나.
초콜릿 바구니를 주는 경우가 있다. 다른 병원에서 암 진단을 못 한 환자를 정확하게 진단해 수술하고 항암 치료했더니 환자의 조카 둘이 초콜릿 바구니를 갖고 왔다. 너무 커서 끌고 왔다. 
 
언제까지 근무할 건가.
정해진 임기가 없다. 당분간 계속 있을 거다. 
 
의사 교육도 하나.
인턴들을 가르치고 발표시킨다. 우리 병원의 외국인 의사들(전체 의사의 절반가량)이 우리가 하는 걸 보고 많이 좋아한다. 한국의 선진 의술을 경험할 기회로 여기는 것 같다. 
  
이 교수는 인하대 의대를 졸업했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마쳤다. 경북대병원에서 펠로(전임의)를 마치고, 서울 대항병원에서 대장암 전문의로 근무하다 UAE 근무를 자원했다. 
 
라스알카이마(UAE)=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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