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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 빠지자 온가족 뛰어들었다, 인근 훈련하던 특전사 구조

지난 10일 오전 9시20분 충남 태안군 안면읍 안면해수욕장. 구조대장으로 근무하는 최유천(48)씨는 평소보다 일찍 바다에 나왔다. 애초 10시부터 근무지만 평소 윈드서핑을 즐기던 최씨는 이날 파고가 높아 보드를 들고 바다로 나왔다.
지난달 20일 태안해경 경찰관이 충남 태안군 남면의 해수욕장에서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하던 중 해류와 바람에 떠밀린 피서객을 구조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0일 태안해경 경찰관이 충남 태안군 남면의 해수욕장에서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하던 중 해류와 바람에 떠밀린 피서객을 구조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0일 태안 안면해수욕장에서 4명 표류
높은 파도·깊은 수심, 빠른 조류로 위험천만
안전요원·특전사 장병 뛰어들어 무사히 구조

보드의 돛을 접고 물살을 저으며 이동하는 그의 귀에 “사람이 빠졌어요”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해안가에서 바다 쪽을 보며 외치는 피서객의 다급한 목소리였다. 위험한 상황을 직감한 최씨가 바다 쪽을 보자 한 여성이 먼바다로 떠내려가고 있었다.
 
바로 뒤로는 젊은 청년이 여성을 구하기 위해 접근 중이었고 연이어 청년, 또 다른 남성이 잇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거센 조류와 높은 파도로 구조는커녕 3명 모두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이들은 서울에서 안면해수욕장으로 피서를 온 A씨(50) 가족으로, 딸(17)이 떠내려가자 A씨와 오빠(19) 등 나머지 가족 3명이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조류에 휩쓸린 상황이었다. A씨 가족이 표류하던 곳은 1.5~2.0m 높이의 파도가 치고 수심이 3m가 넘는 곳으로 이안류(해안에서 바다 방향으로 흐르는 폭이 좁고 물살이 빠른 해류)가 자주 발생한다.
 
사태가 심각한 것을 직감한 최씨는 그대로 보드를 타고 수면 위를 내달렸다. 바람과 파도는 더욱 거세졌다. 구명조끼는 딸과 A씨만 입고 있어 구조가 시급했다. 해수욕장에 배치된 수상 오토바이를 띄우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설상가상으로 동풍(東風)이 불어 4명은 먼바다 쪽으로 250~300m가량 떨어진 지점까지 떠내려간 상태였다.
최근 3년간 발생한 여름철 연안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 해안가(해수욕장 포함)에서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자료 해양경찰청]

최근 3년간 발생한 여름철 연안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 해안가(해수욕장 포함)에서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자료 해양경찰청]

 
최씨가 구조에 나섰을 때 마침 옆에서는 9공수특전여단 장병들이 해상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피서객이 떠내려가던 상황을 목격한 장병 10여 명이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평소 훈련을 통해 익힌 인명구조훈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최유천씨는“순식간에 발생한 사고로 4명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었는데 무사히 구조하게 돼 정말 다행”이라며 “다급하게 뛰어들던 가족을 보면서 걱정도 되고 한편으로는 울컥했다”고 말했다.
 
일가족 4명을 구해 백사장으로 나온 최씨와 특전사 장병들은 바닷물을 토하도록 응급 처치했다. 현장에 있던 군의관은 이들은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도착한 119구급대에 가족을 인계했다. 서산의료원으로 후송된 4명은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이날 오후 퇴원했다.
 
군 관계자는 “파고가 높고 위험했지만, 장병들이 신속하게 바다로 뛰어들어 구조에 성공했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특전요원으로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발생하면 언제든 구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욕장으로 돌아온 A씨 가족은 안전요원인 최씨와 특전사 장병, 안면해수욕장 번영회장인 최종석(54) 이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서울로 올라갔다. A씨 가족은 “정말 감사하다. 도와주신 분들의 마음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종석 이장은 “어린 딸, 동생이 파도에 떠내려가는 것을 보고 가족이 얼마나 놀랐을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며 “마침 안전요원인 최씨가 일찍 출근했고 인근에 있던 특전사 장병들이 합세해 가족을 모두 구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울산 태화강에서 해경과 윈드서핑협회 회원이 표류하던 윈드서핑객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울산해양경찰서]

지난달 20일 울산 태화강에서 해경과 윈드서핑협회 회원이 표류하던 윈드서핑객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울산해양경찰서]

 
한편 해양경찰청이 최근 3년간 연안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사망자 369명 중 171명(46%)이 여름철(6~8월)에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337명(91.3%)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 사고 장소는 해안가(해수욕장) 92명(54%), 항포구 28명(16%), 해상 26명(15%), 갯바위 15명(95) 등이었다. 원인으로는 음주 후 무리한 물놀이, 방파제·갯바위 낚시 등으로 대부분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했다.
 
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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