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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항마③]구관이 명관? 구악 후보? '엉클 조' 바이든

조 바이든은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을까. [AP=연합뉴스]

조 바이든은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을까. [AP=연합뉴스]

 

“부통령은 허수아비에요. 앉아서 대통령이 죽기를 기다리는 것밖엔 하는 일이 없다고요.”  

 
딕 체니 전 부통령을 주제로 한 영화 ‘바이스’의 대사다. 대사와 달리 체니는 실권을 쥔 부통령으로 외교ㆍ안보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는 게 영화의 내용이다. 부통령이라는 자리의 힘을 보여주는 이가 또 있다.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이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집권 당시 8년을 부통령으로 지내며 젊고 패기 있는 첫 아프리카계 미국인 대통령을 내실 있게 보좌했다는 평을 받는다. 그리고 이젠 그가 직접 그라운드로 나섰다.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그는 야당인 민주당의 유력 주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연합뉴스]

 
유력 주자인 만큼 당 안팎에서 견제도 세게 받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잠꾸러기 조(Sleepy Joe)’라는 별명을 붙이고 트위터에서 조롱거리로 삼는다. 과거 바이든 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중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포착됐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도 그는 동료 주자들의 단골 비판 대상이다. 20명이 넘게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후보들 중 다수가 인지도가 떨어지는데, 이들은 바이든과 같은 선두주자를 공격하며 존재감을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1차 TV토론에서 해리스 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해 인종차별 의혹을 제기했다. 1970년대 미국 교육부가 흑인과 백인 학생이 같은 스쿨버스에 탑승할 수 있도록 한 정책에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반대했다고 하면서다. 바이든 부통령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고, 토론 후 바이든의 지지율은 5%p 떨어졌다. 해리스 의원의 지지율은 껑충 뛰었다.  
 
카말라 해리스(오른쪽) 상원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2차 TV토론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카말라 해리스(오른쪽) 상원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2차 TV토론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앞서 올해 3월엔 성희롱 추문에까지 휘말렸다. 같은 당의 여성 정치인 루시 플로레스와 당직자인 에이미 라포스가 바이든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플로레스는 2014년 자신이 네바다주 부지사에 출마했을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선거 유세 지원을 와서 자신의 어깨에 손을 얹고 머리에 코를 갖다대고 냄새를 맡았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15년엔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의 취임식에서 그의 부인에게도 뒤에서 머리 냄새를 맡는 듯한 장면이 사진으로 포착된 적이 있다. 여성계는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일각에선 바이든이 대선 레이스에서 낙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바이든은 버텼다. 그리고 여전히 지지율 1위를 달린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인 더힐에 따르면 지난달 30~31일 2차 TV토론 이후에도 바이든은 지지율 33%로 1위를 기록했다. 퀴니피액 대학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다. 2위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으로, 21%를 기록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기반이 그만큼 탄탄하다는 얘기다.  
 
그가 폭넓은 지지를 받는 배경은 뭘까. 오바마 정부 당시 백악관과 국무부에서 근무했던 한국계 미국인 데이비드 김에게 e메일로 물었다. 그는 “미국 국민 다수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전의) ‘정상적인’ 미국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통령은 물론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약했던 그의 외교ㆍ안보 분야의 경륜은 발군이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선 한ㆍ미 동맹을 중시하고 북한에 대해선 강경한 태도를 견지해왔다. 지난 5월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폭군”이라고 불렀고, 북한은 곧바로 “바이든의 망발은 속물의 궤변”이라고 공격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한국도 자주 방문했다. 지난 2001년 당시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방한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예방하고 있는 장면. [청와대사진기자단]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한국도 자주 방문했다. 지난 2001년 당시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방한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예방하고 있는 장면. [청와대사진기자단]

 
해리스 의원의 인종차별 공격에 대해 데이비드 김은 “바이든 후보가 걸어온 길을 보면 그만큼 미국 시민의 평등한 권리를 위해 평생 싸워온 인물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바이든이 많은 공격을 받는 것은 그만큼 그가 유력한 후보라는 증거”라며 옹호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백악관 비서진들에게는 따뜻한 이미지였다고 데이비드 김은 회고했다. 그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 일하는 것은 마치 그의 가족의 일원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줬다”며 “당시 백악관 직원들은 모두들 그를 ‘조 삼촌(Uncle Joe)’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바이든이 ‘전 부통령’이 아니라 ‘현 대통령’으로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발등에 떨어진 불은 TV토론이다. 1차에서 해리스 의원에게 강타를 맞은 그는 곧바로 스피치 강사에게 족집게 과외를 받았다고 한다. CNBC 등 미국 매체들은 “바이든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고용했던 스피치 전문가를 찾아가 5300달러(약 640만원) 상당의 과외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덕분인지 2차 토론에선 선전했으나 해리스 의원을 “얘(kid)”라고 부르고, 자신의 후원번호 ‘30330’를 얘기해야 하는데 ‘(웹사이트) Joe 30330’을 방문해 달라고 잘못 말하는 실수를 연발했다. 그러나 1차 때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CNN은 “1위가 왜 1위인지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대선이 치러지는 내년 11월3일까진 15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남았고, 그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그가 '부통령'이 아닌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수 있을까. 그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다음 토론회는 9월12일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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