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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은 우주 개발시대 준비하는 실험장

우주 열강들이 앞다퉈 도전하고 있는 달의 남극 지역. 얼음 형태의 물이 다량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진 지역이다. 지구에서 날의 남극과 유사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남극이다. [유튜브 캡처]

우주 열강들이 앞다퉈 도전하고 있는 달의 남극 지역. 얼음 형태의 물이 다량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진 지역이다. 지구에서 날의 남극과 유사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남극이다. [유튜브 캡처]

⑭ 장보고기지의 미래 의미

 
올해 1월부터 시작된 남극일기가 과연 언제까지 연재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벌써 8월이다. 남극일기는 2018년 장보고기지를 중심으로 월동 생활의 애환과 극지연구의 현주소를 일부 소개하였다. 이번엔 미래 장보고기지가 갖는 의미를 조금 이야기하고 싶다. 2017년 10월에 5차 월동대장으로 장보고기지로 들어오면서 사실 연구 현장을 떠난 기분이었다. 항상 연구실에서 연구 자료를 검토하고 연구 결과에 매진하던 생활이 기지를 책임지는 일이 많아지면서 이런저런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 미래 극지 연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을지 고민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리의 극지 연구는 이미 앞선 선진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중이다. 극지 인프라 측면에서 아직까지 우리의 미진한 부분은 남극 중앙 진출의 핵심인 남극대륙 중심에 제3기지를 마련하는 것이다. 남극대륙 연안에 위치한 장보고기지는 이를 위한 전초기지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남극대륙에 만들어진 기지만을 우리의 미래로 여긴다면 마치 과거 유물과 같은 공간만이 얼음 위에 남게 된다.  
화성 남극의 얼음(흰색 부분)과 지하 호수로 추정되는 지역(레이더 영상). [사진 INAF]

화성 남극의 얼음(흰색 부분)과 지하 호수로 추정되는 지역(레이더 영상). [사진 INAF]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남극 바라봐야

 
남극 진출의 역사가 절대로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없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남극 진출이 어떠한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 아주 오래 전 남극대륙이나 북극해처럼 지구에 얼음이 존재하지 않았던 매우 따뜻한 시기가 있었고 그 당시 지구 생태계는 얼음과 연결하여 살아갈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현 인류는 남극대륙의 얼음을 걱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난 글에서 남극대륙의 담수가 녹을 경우 해수면 변동이 몰고 올 재앙을 언급하였다. 사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국가 도시 계획을 비롯한 지속가능한 연안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서 남극대륙의 얼음과 관련된 기후 변화 연구 주제는 계속될 것이다.  
 
1959년 남극의 영토권을 주장하던 12개국이 남극조약을 맺고 영유권 주장과 군사 행동 금지와 평화적인 과학 조사와 교류 허용 등이 협정되었다. 이후 과학을 매개체로 자원 조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지만, 1990년대 지구온난화가 사회경제적으로 문제시되면서 극지과학자들의 집중적인 연구 대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언제까지 앞으로도 이 문제에만 집중할 것인가 묻는다면 대답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다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남극을 바라볼 필요가 있고 고민을 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브레멘의 독일 우주 센터에서 잠재적인 화성 거주를 위한 온실 개발 연구. 첫 번째 온실이 남극에서 실험 중이다. [사진 극지연구소]

독일 브레멘의 독일 우주 센터에서 잠재적인 화성 거주를 위한 온실 개발 연구. 첫 번째 온실이 남극에서 실험 중이다. [사진 극지연구소]

"달과 남극대륙은 닮았다"

 
여기에 개인적인 의견으로 제시한 바는 미래 우주 개발 시대를 맞이하여 남극을 우주 개발의 실험장으로 삼자는 것이다. 올해가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이 되는 해라서 그런지 최근 KBS에서‘달, 우주로 향한 관문’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었다. 미래 화성 이주 계획과 같은 우주 탐사를 위해 우주 관문으로서 달의 중요성이 강조된 내용이었고 자원학적으로 또한 우주개발 측면에서 달 개척에 선진국들이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한 행성 지질학자가 달을 남극대륙과 빗대어 유사하다 말한 부분이 마음에 닿았다.  
 
달과 남극은 서로 유사한 극심한 환경을 갖고 있으며, 인류가 독자적으로 자립하여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극한 환경의 거주 환경 기술을 하나의 극지 공학의 주제로 삼는다면, 달이나 화성과 같은 고립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을 남극에서 도입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달이나 화성이 인류 거주 환경으로 판단되는 것은 두 곳에 모두 얼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알 듯이 얼음에서 물을 얻고 이것을 분해하면 생명 연장에 필요한 산소와 발전의 원동력인 수소를 만들 수 있다. 
 달 극지에 얼음이 대량 확인된 사진(왼쪽-남극, 오른쪽-북극). [사진 PNAS 저널]

달 극지에 얼음이 대량 확인된 사진(왼쪽-남극, 오른쪽-북극). [사진 PNAS 저널]

우주시대 대비해 남극기지 연료는 수소로

 
현재 남극의 모든 기지는 기름 발전으로 운영되며 항상 기름 보급에 힘쓴다. 만약 남극에 완벽한 수소 발전 기지가 실행되면 그 기술이 그대로 달 기지에도 적용될 수 있다. 2주 전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남극 지구과학 국제학회에서 중국의 남극 연구 현황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장보고기지 옆에 새로 들어설 중국기지에 수소 발전을 최초로 도입한다고 하였다. 우리도 남극대륙에 제3기지를 만들 때 수소 발전을 도입한다면, 그 실행 결과가 우주 거주 실용화 기술에 적용가능하지 않을까.

 
이 외에도 남극 기지는 얼음 내 자원 추출 기술, 극지 자동화 설비와 중장비 개발, 원격 자동화 의료 시스템, 고립 심리 극복 기술, 우주 지상 거주 시스템 개발, 페기물ㆍ오페수 재활용 및 재사용 시스템 개발, 극한지 식물ㆍ동물 양식 기술 등 상당한 기술들을 실험할 수 있는 현장을 제공한다. 우리가 이와 같은 원천 기술들을 확보한다면, 달과 화성 나아가 목성의 얼음 위성인 유로파에도 미래 유인 기지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달과 마찬가지로 남극은 더 이상 과학적 탐사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인류 경제활동 영역으로 가고자 하는 우주 개척 시대를 준비하는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⑮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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