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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안 낳은 달걀’ 美서 관심 집중…빌 게이츠도 투자했다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레귤러식스에서 미국 푸드 테크 기업 '저스트'의 창업자 조시 테트릭 대표가 대체 단백질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푸른파트너스자산운용]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레귤러식스에서 미국 푸드 테크 기업 '저스트'의 창업자 조시 테트릭 대표가 대체 단백질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푸른파트너스자산운용]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콘셉트 레스토랑 레귤러식스. 병에 든 노란 액체, ‘저스트 에그(Just Egg)’를 프라이팬 위에 따르자 영락없이 달걀을 푼 것처럼 몽글몽글 뭉쳤다. ‘저스트’의 창업자 조시 테트릭(39) 대표는 “창업 초기엔 시연장에서 달걀 물을 붓자마자 바로 물처럼 증발해버려 당황하곤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날 행사에 초청된 이충후 셰프(제로컴플렉스)가 순식간에 만들어 낸 스크램블드에그는 보통 달걀로 만든 것과 구분이 어려웠다. 시식자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그냥(Just) 달걀이네.”
 

실리콘밸리 푸드 테크 '저스트' 조시 테트릭 방한
아프리카에서 공정한 단백질에 관심
친환경적이고 저렴한 먹거리 목표
한국 진출 위해 업체 만나 협력 타진

푸드테크 기업 저스트의 대표 상품 '저스트 에그'. [저스트 홈페이지]

푸드테크 기업 저스트의 대표 상품 '저스트 에그'. [저스트 홈페이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푸드 테크 기업 저스트가 한국 진출을 모색 중이다.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테트릭 대표는 이번 방문에서 대표 상품 저스트 에그를 한국에서 생산하고 유통할 협력사를 접촉했다. 그는  “한국 식품 시장 가능성이 높고 중국이나 미국 수출도 가능해 창업자들에게 기회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1년 사업을 시작한 이 기업의 주력 상품은 병에 담아 파는 액체형 대체 달걀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 유통되고 있고 외식 업체에도 공급한다. 저스트 에그는 53개국에서 채취한 39만1000개의 식물 단백질을 연구해 나온 결과다. 각 식물 단백질의 질감과 맛, 산성도 분석을 해 계란과 가장 비슷한 맛을 내는 녹두와 강황 등 10여 가지 재료를 조합해 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저스트의 올해 매출액은 약 3400만 달러(약 412억원) 정도지만 2023년 목표 매출액은 무려 17억 달러(2조604억원)에 달한다. 그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레귤러식스에서 이충후 셰프(가운데)가 대체 계란 제품 '저스트 에그'로 요리하고 있다. 뒤에서 오른쪽 두 번째가 조시 테트릭 저스트 대표.[사진 푸른파트너스자산운용]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레귤러식스에서 이충후 셰프(가운데)가 대체 계란 제품 '저스트 에그'로 요리하고 있다. 뒤에서 오른쪽 두 번째가 조시 테트릭 저스트 대표.[사진 푸른파트너스자산운용]

 
‘닭이 낳지 않은 달걀’, ‘축산이 필요 없는 고기’는 동물 단백질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생기는 지구 환경 문제를 대폭 줄일 수 있어 주목받는다. 생산에 물을 적게 쓰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다른 단백질원보다 낮다. 저스트 에그의 경우 44mL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은 2.2L 정도다. 일반 양계를 통해 계란을 이만큼을 얻으려면 물 139L가 필요하다. 두부(37L), 닭고기(184L), 돼지고기(255L), 쇠고기(656L) 등 다른 단백질과 비교해도 물 효율이 매우 높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가격이다. 현재 미국 월마트 등에서 저스트 에그 12 온스(355mL)짜리 한 병이 2.9달러에 유통된다. 인도적 방식으로 키운 육류나 계란 가격이 너무 높아 일반인이 사 먹을 수 없다는 문제점을 해소했다. 이날 발표에서 테트릭 대표는 “2021년 4분기엔 저스트 에그 44mL (1.5 온스) 당 생산 비용을 4.9 센트(약 590원)까지 낮출 수 있어 세계에서 가장 생산 단가가 가장 낮은 단백질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동량의 일반 달걀(8센트)이나 두부(8센트), 닭고기(8센트), 돼지고기(16센트), 쇠고기(23센트)에 비해서도 생산 단가가 낮아 식량이 부족한 지역 공급이 용이하다. 테트릭 대표는 “앞으로 투자 유치를 얼마나 더 하는가보다 공정한(Just) 식량 시스템을 만들어 전 세계에 공급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레스토랑 레귤러식스에서 저스트의 조시 테트릭(왼쪽) 대표가 대체 달걀로 만든 요리를 나눠주고 있다. 전영선 기자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레스토랑 레귤러식스에서 저스트의 조시 테트릭(왼쪽) 대표가 대체 달걀로 만든 요리를 나눠주고 있다. 전영선 기자

동물 단백질을 많이 먹어 생기는 건강 문제도 덜 수 있다. 저스트에 따르면 대체 달걀엔  콜레스테롤이 없고 포화 지방은 일반 달걀보다 66% 덜 들어있다. 단백질 함유량은 22% 높다.위생관리가 미흡한 양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류인플루엔자나 살모넬라균 위험이 적고 살충제, 항생제를 쓰지 않아도 된다. 테트릭 대표는 채식주의 시장이 작은 한국에 대해 “미국에선 구매자의 60% 이상이 일반 소비자”라고 소개했다. 건강을 위해 계란을 덜 먹어야 하지만 실천이 어려운 사람에게 인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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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릭 대표가 대체 단백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식량 불균형 문제를 만난 아프리카에서다. 미국 코넬 대학교에서 아프리카학을 전공하는 그는 미시간 대학 로스쿨 졸업 후 아프리카에서 7년간 사회운동가로 일했다. 그는 “사하라 남부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좋지 않은 환경에서 생산된 먹거리 문제 등 지구 식량 시스템 문제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품질이 좋은 음식을 저가에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자신이 아침 식사에 즐겨 먹는 달걀에 집중하게 됐다. 
 
저스트는 현재까지 2억 5000만 달러(약 30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를 비롯해 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 야후 창업자 제리 양,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 페이스북 공동 설립자 왈도 세브린 등이 주요 투자자다. 올해 하반기 중 마지막 투자유치를 진행하고 곧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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