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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나오는 이 영화, 공포물일까 판타지일까

[더,오래] 현예슬의 만만한 리뷰(65) 영화 '밤의 문이 열린다'

 
퇴근길 직장 동료에게 고백 받는 혜정(한해인 분)은 상대방이 무안할 정도로 칼 같이 거절한다. 혜정은 세상에 대한 관심도, 세상이 자신에게 관심도 다 꺼져주길 바라는 인물이다. [사진 리듬앤블루스]

퇴근길 직장 동료에게 고백 받는 혜정(한해인 분)은 상대방이 무안할 정도로 칼 같이 거절한다. 혜정은 세상에 대한 관심도, 세상이 자신에게 관심도 다 꺼져주길 바라는 인물이다. [사진 리듬앤블루스]

 
퇴근길, 이성인 직장 동료가 집 앞까지 데려다 줍니다. 꽃을 건네며 좋아한다고 말하는 남자에게 여자는
“저에 대해 잘 모르잖아요. 저는 연애나 결혼에 관심 없어요. 제가 그런 걸 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안 들어요" 라며 딱 잘라 거절을 하는데요. 고백한 상대방이 무안할 정도로 칼같은 거절이었죠.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의 주인공은 이렇게 세상에 대한 관심도, 세상이 자신에게 갖는 관심도 다 꺼져주길 바라는 여성입니다. 어찌보면 연애도 결혼도 사치라 생각하는 요즘 젊은이들 중 한명이라 볼 수 있는데요. 그의 이름은 ‘혜정(한해인 분)’ 입니다. 성인이 되면서 자신을 달가워하지 않는 가족과의 연락을 끊고 도시 외곽의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자동화된 공장처럼 똑같은 일상을 살던 어느날 혜정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유령이 된다. 이때부터 혜정은 시간을 하루하루 거꾸로 거슬러 오르며 자신이 놓쳤던 일상을 되돌아본다. [사진 리듬앤블루스]

자동화된 공장처럼 똑같은 일상을 살던 어느날 혜정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유령이 된다. 이때부터 혜정은 시간을 하루하루 거꾸로 거슬러 오르며 자신이 놓쳤던 일상을 되돌아본다. [사진 리듬앤블루스]

 
자동화 공장처럼 똑같은 일상을 살던 어느날 퇴근한 혜정은 방에서 눈을 떠 보니 집이 좀 어수선합니다. 경찰도 와 있고 룸메이트들도 무언가에 떠는 모습이었는데요.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아무도 혜정의 존재를 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유령된 혜정  

조심스럽게 방안에 들어가보니 선명한 핏자국과 함께 유리창에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죽어 유령이 되었던거죠. 그대로 기절한 혜정은 모든게 꿈이었다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날부터 혜정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게 됩니다.

“내일이 없는 유령은 사라지지 않기 위해 왔던 길을 반대로 걷는다
잠들어 있던 모든 어제의 밤을 지켜본 후에야 걸음을 멈출 수 있다"
-극 중 혜정의 내레이션-
 
하루씩 거슬러가는 시간 속에서 혜정은 자신이 놓쳤던 일상을 되돌아보는데요. 그러다 한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혜정과 가장 가까이에 있었지만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그는 룸메이트의 동생인 ‘효연(전소니 분)’ 이었는데요. 본인이 저지른 어떤 사건으로 인해 세상에 떳떳하게 나서지 못합니다.
 
효연은 본인의 상황이 걷잡을수 없이 되어 버린 것이 자신의 잘못이 아닌 외부 탓으로 돌리는데요. 그의 대사를 들어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너무 불쌍해, 못해 본 게 너무 많아"
 
효연(전소니 분)은 잘 살고자 하는 열망이 강한 인물이었지만 자신이 저지른 사건으로 인해 유령처럼 살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된 것이 자신이 탓이 아닌 외부 탓으로 생각한다. [사진 리듬앤블루스]

효연(전소니 분)은 잘 살고자 하는 열망이 강한 인물이었지만 자신이 저지른 사건으로 인해 유령처럼 살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된 것이 자신이 탓이 아닌 외부 탓으로 생각한다. [사진 리듬앤블루스]

 
아이러니하게도 유령처럼 살고 싶었던 혜정은 진짜 유령이 되었고, 유령처럼 살고 싶지 않았던 효연은 유령처럼 살아야만 했습니다. 효연을 보니 생각나는 영화가 있었는데요.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입니다.

 
영화 ‘기생충'에서 기택(송강호 분)의 가족은 IT 기업 CEO인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서 기생하며 살죠. 박사장이 가진 부를 야금야금 갉아 먹다가 기택이 일으킨 한 사건으로 인해 결국 진짜 기생충이 되어 버립니다.
 

유령처럼 사는 효연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의지'라 볼 수 있는데요. 내 의지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느냐와 없느냐의 차이를 볼 때에서 이 두 영화는 후자의 경우죠. 그들이 행한 일로 인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결정론적 입장인 겁니다. 이런 면에서 두 사람은 묘하게 닮아 있습니다.
 
언론 배급 시사회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만난 (왼쪽부터)혜정 역의 한해인 배우, 유은정 감독, 효연 역의 전소니 배우. 영화에 대한 배우들과 감독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사진 리듬앤블루스]

언론 배급 시사회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만난 (왼쪽부터)혜정 역의 한해인 배우, 유은정 감독, 효연 역의 전소니 배우. 영화에 대한 배우들과 감독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사진 리듬앤블루스]

 
유은정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나와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 보이지 않거나 고립되어있거나 소리 없이 사라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를 공포, 미스터리, 판타지 장르를 섞어 표현했는데요.
 
이에 대해 감독은 “공포영화는 세상이 가진 알 수 없는 면들, 예상에서 벗어나는 어떤 것들이 일어나고 그것을 감당하지 못해서 무너지거나 겁에 질리는 사람들을 그린다. 나는 그런 것들에 끌린다. 현실이 영화 같을 때가 많고 내가 보는 세상은 공포영화와 비슷하다. 그래서 이 장르를 통해 내가 느끼는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유령이라는 소재와 다양한 장르를 엿볼 수 있는 독특하고도 색다른 영화 ‘밤의 문의 열린다'는 다음주 극장에서 개봉합니다.

 
밤의 문이 열린다
영화 '밤의 문이 열린다 포스터'. [사진 리듬앤블루스]

영화 '밤의 문이 열린다 포스터'. [사진 리듬앤블루스]

감독&각본: 유은정  
출연: 한해인, 전소니, 감소현
촬영: 이주환
음악: 권현정
장르: 드라마, 판타지
상영시간: 90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2019년 8월 15일 예정
 
 
현예슬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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