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開는 문 안에 두 손 넣어 여는 행위, 閉는 문을 막는 형상

[한자 진면목] 開閉(개폐)

싸리나무 가지로 얽은 울타리에 닭이나 강아지가 한가롭게 틈 사이를 비집고 드나드는 집이라면 대문이 그리 중요치 않다. 그러나 두꺼운 담으로 성채처럼 외부를 둘러친 집이라면 그 문(門)의 효용성은 아주 커 보인다.
 

안과 밖 이어지는 ‘문’ 효용성 커
閃(섬)은 문틈 지나는 사람 형태
間(간)은 문의 틈새로 비치는 빛

한자가 자랐던 중국의 땅은 한반도에 비해 아주 처절한 전쟁이 빗발치듯 닥쳤던 곳이다. 그래서 축성(築城)의 문화는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도저하게 발달했다. 그렇게 담이 발달한 중국에서 문은 매우 두드러지는 장치다.
 
안과 밖이 이어지는 유일한 통로인 셈이다. 그래서 한자 세계에서 ‘문’이 차지하는 위상은 높다. 사람이 드나드는 출입문의 그 형태다.
 
한자 진면목

한자 진면목

‘열다’라는 새김의 開(개)라는 글자는 그런 문안에 사람의 두 손을 그려 넣은 형태로 등장한다. 그로써 문을 여는 행위, 나아가 막혔던 것을 뚫리게 하는 일 등의 뜻을 얻었다.
 
그 반대가 閉(폐)다. 초기 글자꼴에서는 문에 무엇인가를 끼워 넣는 일, 또는 그런 상태를 지칭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빗장을 지르는 일, 또는 문의 빗장 정도로 풀어볼 수 있는 꼴이다. 그로써 얻은 새김이 ‘닫다’ ‘막다’다. 門(문)을 중심으로 생겨난 글자는 퍽 많은 편이다. 우선 閃(섬)이다. 문 앞으로 지나가는 사람(人)의 구성이다. 작은 문틈으로 지나쳐 가는 사람을 보는 일은 그야말로 순간이다. 그래서 아주 짧은 시간에 벌어지는 어떤 현상을 지칭한다. 순간적으로 비치는 빛, 섬광(閃光)이 대표적인 조어다.
 
‘사이’ ‘틈’을 가리키는 間(간)이라는 글자는 본래의 꼴을 보면 閒(한)으로 나온다. 문의 틈새로 비치는 달빛이다. 나중에는 달을 해(日)로 바꿨다. 그래서 문 안으로 들어오는 빛, 나아가 그 틈을 지칭하는 글자로 자리 잡았다. 더 연역한 새김은 ‘간첩(間諜)’이다. 틈새를 교묘하게 비집고 들어가 제 목적을 이루는 스파이의 뜻이다. 또는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벌리는 행위, 즉 이간(離間)의 뜻도 획득한다.
 
그러나 문의 가장 큰 기능은 여닫음에 있다. 막힌 것을 뚫어 더 좋은 상태로 나아가게 하고, 넘치는 것을 막아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능이다. 상황이 어려워질 때 우리는 문의 그런 기능을 떠올리며 자신의 문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경제가 침체하는 조짐이 뚜렷한 요즘이 그렇다. 開源節流(개원절류)라는 성어를 떠올려 보면 좋겠다. 동력을 확보하며 쓸데없이 버려지는 힘을 막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영삼 경성대 한국한자연구소장·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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