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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 고무신 신고 커피 마시는 사진 글로벌 공유

카페 ‘어니언’에 외국인이 몰리는 까닭은 

유주형 어니언 대표. 박상문 기자·[카페 어니언]

유주형 어니언 대표. 박상문 기자·[카페 어니언]

지난 3월 서울 계동 현대건설 사옥 옆에 문을 연 카페 ‘어니언(onion)’은 늘 만석이다. 최고급 커피뿐 아니라 독특한 맛의 다양한 빵, 한옥이라는 공간이 주는 분위기까지 함께 즐기고 공유하고자 하는 ‘카페족’들은 아침부터 꼬리를 문 기나긴 대기줄을 기꺼이 감내한다.
 

카페 ‘어니언’ 유주형 대표
3개 지점 매출의 50% 이상 외국인
특이한 것 찾는 카페족 감성 자극
“한국 카페 문화는 세계 최고 수준
우리 것도 멋있고 맛있다 보여줄 터”

2017년 폐공장을 근사한 카페로 탈바꿈시킨 성수점을 시작으로, 우체국 공간의 절반에 꾸민 미아점(2018)에 이어 문 닫은 한정식집을 개조한 안국점까지, 매년 한 개씩 오픈했다. 지난 5월 성수동에 상륙한 미국의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 역시 문전성시를 이루기는 매한가지인데, 다른 점이 있다면 어니언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의 대다수는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3년 전 어니언을 설립한 유주형(33) 대표는 “바로 이런 점이 한국 브랜드로서 어니언이 진짜 멋있는 이유”라고 자부한다.
 
“성수점 매출의 40% 정도, 안국점은 60% 이상이 외국인입니다. 세 지점 전체 매출의 50% 이상이 해외 고객이죠. 국내 커피 전문점에 이렇게 많은 외국인이 들려 두 엄지를 올려주고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죠.”
 
한옥을 개조한 안국점. 박상문 기자·[카페 어니언]

한옥을 개조한 안국점. 박상문 기자·[카페 어니언]

하지만 최근 성동구는 ‘상생과 소통의 포용도시 구현을 위한 상생협약’을 성수동의 수많은 국내 브랜드가 아닌 블루보틀과 맺었다. 그동안 수많은 언론 인터뷰를 고사하며 어니언 운영에만 전념했던 유 대표가 최초로 인터뷰를 결심한 이유기도 하다.
 
“성수동엔 이미 성수동의 풍경을 바꿔놓은 수많은 국내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이 있습니다. 골목상권 진흥이란 개념으로 본다면 성동구로 젊은층의 발걸음을 돌리게 한 국내 카페 브랜드들과 협업하고 상생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지금 유 대표의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중국 시장에 진출해 어니언도 블루보틀처럼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 성장시켜 한국의 수준 높은 카페 문화를 보여주겠습니다.”
 
설립한 지 3년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해외진출을 생각하나.
“커피는 서양권 문화지만 한국의 카페 문화는 전 세계에서 탑티어다. 한국처럼 멋진 카페가 많은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 멋지다. 개인적으로 BTS가 탄생한 이유는 우리나라가 아이돌 문화에 빠져있어 그만큼 많은 인풋을 넣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가 열광하는 아웃풋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것에 얼마나 열광하고 얼마나 많은 인풋을 넣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는 카페에도 빠져있다. 수준도 굉장히 높다. 이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나가면 좋은 기업 가치를 만들고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우체국을 개조한 미아점의 실내. 박상문 기자·[카페 어니언]

우체국을 개조한 미아점의 실내. 박상문 기자·[카페 어니언]

어니언을 만들기 전 유 대표는 패션 이커머스 업체인 피피비스튜디오스를 설립하고 적극적인 M&A 전략으로 츄(Chuu)를 포함한 국내 의류 쇼핑몰과 합병하며 회사를 키워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대표 자리를 내려놓고 이미 포화상태인 커피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유가 뭔가.
“계속 도전하고 싶었다. 포화상태였던 패션 시장에서 최고의 팀을 만들었던 것처럼, 커피 시장에서도 멋진 팀을 만들고 세계에서 통하고 싶었다. 커피를 선택한 이유는 피피비스튜디오스가 커지며 직원수가 150명 정도로 늘어났는데, 다들 커피를 들고다니더라. 이왕 마시는 거 우리가 만든 커피를 마시면 좋지 않을까.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이 세계 6위라고 하는데, 그 중 상당한 매출은 해외 브랜드인 스타벅스가 차지한다. 한국도 멋있는 걸 만들고 잘 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양한 스타일의 브레드. 박상문 기자·[카페 어니언]

다양한 스타일의 브레드. 박상문 기자·[카페 어니언]

이전 회사의 대표까지 그만두었다.
“어니언의 성장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난 늘 세계시장에 관심이 많다. 피피비스튜디오스도 2016년 중국에 해외 법인을 설치했는데, 모두 무모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품을 팔기보다 현지 고객의 감성을 사로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중국 진출은 필수였다. 커피 시장도 비슷하게 보고 있다. 여전히 중국은 한국을 멋있게 바라보고 한국의 카페 문화는 멋지다. 해외 고객이 줄 서서 방문하는 어니언이라면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성수·미아·안국점은 매장 성격이 각각 다르면서도 셋 다 매우 ‘어니언스럽다’.
“그렇다면 우리의 ‘브랜딩 전략’이 먹힌 거라 생각한다. 성수점의 경우 뉴욕 브루클린에서 영감을 받았다. 난 부동산에도 관심이 많은데, 사옥 지을 곳을 찾으며 한국에서 IT 기업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장소를 살펴보고 있었다. 브루클린을 방문한 뒤 ‘바로 이런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곳엔 수많은 IT기업이 있었고, 패션을 기반으로 하는 커머스 기업이 있었다. 살펴보니 브루클린과 성수동은 지역성 면에서 흡사한 게 많았다. 예를 들면 다리 건너면 맨해튼인 것과 다리 건너면 강남인 것이 포인트다. 지하철 2호선이 지나가는 것도 중요했다. 우리 밀레니얼들에게 공장지대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힙함으로 바뀌는 시점이기도 했다. 땅값도 당시엔 엄청 쌌다. 자연스럽게 사옥 옆에 있던 폐공장을 재활용해 그 안에 어니언을 만들게 되었다.”
 
최고급 커피원두. 박상문 기자·[카페 어니언]

최고급 커피원두. 박상문 기자·[카페 어니언]

미아점은 독특하게 우체국과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
“성수점이 많은 분의 사랑을 받으며 대기줄이 길어지고 자리가 쉽게 나지 않게 되자 카페문화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불만이 늘어날 것 같았다. 당시 우리 팀은 성수점이 성수동 부활에 일조했다 생각하여 ‘동네’ ‘마을’이라는 키워드에 꽂혀 있었다. 그래서 장소를 살피던 중 미아동이 눈에 들어왔고 정말 ‘동네’ 같았다. 이번엔 하나의 지역을 살리면 어떨까 하고 꿈꿨다. 리서치를 하다 보니 미아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살고 있지만 미아가 아닌 성수나 홍대에서 소비하는 패턴을 보였다. 어니언이 한번 이곳을 바꿔보자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를 기반으로 멋진 브랜드들이 속속 들어오고 상권이 살아나길 바래본다. 우체국으로 들어오게 된 이유는 e메일 때문에 우체국들이 점점 축소되고 중심에서 멀어지는 점을 보고 있었다. 마침 미아의 강북우체국도 면적을 넓게 쓰고 있다가 그걸 반토막 낸 공간이 입찰로 나왔고 운 좋게 들어가게 되었다.”
 
어니언에, 특히 안국점에 해외 고객이 많이 몰리는 이유는.
“우리는 홍보 마케팅을 안 한다. 잘 모른다. 하지만 어니언에 오는 열혈 소비자들이 우리 대신 해주고 있다. 한번 어니언에 발을 들이면 자취를 안 남길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좋아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은 한국만의 독특한 카페 문화를 경험하고 싶어한다. 그러다 보니 한옥인 안국점에 더 많이 몰리고, 대청마루에 앉고 싶어하고, 고무신을 신고 사진을 찍곤 한다.”
 
폐공장을 개조한 성수점. 박상문 기자·[카페 어니언]

폐공장을 개조한 성수점. 박상문 기자·[카페 어니언]

유 대표는 “어니언이 지금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하는 최고의 팀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어니언의 세 공간을 유 대표와 함께 발굴하고 기획하고 만들어 낸 것은 국내의 떠오르는 디자인 듀오 패브리커(김동규·김성조)의 솜씨다. 어니언 소속이면서 또 개별적으로 건축·디자인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는 패브리커의 포트폴리오는 대단하다. 서울 계동의 한 목욕탕을 국내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 몬스터의 쇼룸으로 바꿔 놓았고, 홍대에 있는 플래그십스토어의 인테리어를 포토존으로 변신시켰다.
 
브레드의 경우, 브레드05의 대표이자 앙버트를 한국에 소개하고 팡도르를 유행시킨, 한평생 빵만을 생각해온 강원재 셰프가 맡고 있다. 커피는 이솔이 헤드 바리스타를 주축으로 젊고 실력있는 이들이 내공을 뽐낸다.
 
“대표로서 내가 하는 일은 축구 감독과 비슷하다”는 유 대표는 “축구팀 선수들은 벤치에 남아있지 않기 위해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면서도 하나의 팀으로서 말할 수 없는 끈끈함이 있다. 나는 우리 직원들이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서로의 발전에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승혜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shar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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