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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암 수술 잘해도 대정맥혈전 제거 못 하면 ‘도루묵’

라이프 클리닉

암 환자는 암만 치료하면 될까. 일반적으로 암을 치료하는 것이 치료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다. 암이 그만큼 위중한 질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 환자는 암으로만 사망하지 않는다. 사고사 등 비의학적 원인을 제외하고도 암 외에 넘어야 하는 장벽이 있다. 바로 대정맥혈전증을 동반한 경우다. 대정맥은 온몸의 피를 심장으로 돌려보내는 혈관인데, 이곳에 혈전이 생긴 것이다. 이럴 땐 심각성의 차원이 달라진다.
  

제때 치료 안 하면 1년 생존율 30%
혈류 속도 줄고 혈관 막혀 생명 위협
수술 후 30일 이내에 사망 주원인

혈전 없애면 5년 생존율 50% 넘어
암 적출 동시에 혈전제거술도 필수

복강경·로봇 수술 합병증 없고 회복 빨라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신장암 환자는 일반적으로 4~10% 정도가 대정맥혈전증을 갖고 있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1년 생존율이 30%도 되지 않는다. 대정맥혈전증이 생기면 흔히 하지 부종이 생기는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혈전이 어떤 충격 때문에 떨어져 나가면 폐와 심장을 거쳐 온몸에 혈전이 퍼질 수 있다. 즉, 혈전이 혈관을 막아 갑자기 사망할 수도 있는 위중한 질병이다. 특히 혈전은 수술 중에도 떨어져 나갈 수 있다. 그러면 수술 도중 위급해지는 상황이 전개된다. 혈전이 혈관을 막는 정맥혈전 색전증은 수술받은 암 환자가 30일 이내에 사망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기도 하다. 대정맥혈전증은 암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복병인 셈이다.
 
암 환자에게 대정맥혈전증이 생기는 이유가 있다. 출혈이 발생하면 우선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소판 응집이 일어난다. 그리고 응고인자가 활성화하면서 튼튼한 지혈 마개를 만들어 지혈한다. 지혈 후엔 지혈 마개를 다듬는 과정을 통해 혈관이 완전히 복구되고 혈류가 정상적으로 흐른다. 정상적인 신체는 이런 응고와 항응고 작용이 균형을 이룬다. 하지만 암 환자는 암세포의 여러 물질로 인해 이 균형이 깨지기 쉽다. 혈액이 응고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 게다가 암이 혈관을 침범하면 혈류 속도가 줄고 혈관이 손상돼 혈전이 정맥을 막을 위험이 커지게 된다. 정맥혈전 색전증은 암 자체로 인한 사망에 이어 두 번째로 강력한 사망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래서 신장암 수술(근치적 신적출술) 시 대정맥 혈전제거술도 진행한다. 혈전이 성공적으로 제거됐을 경우 5년 생존율은 50% 이상으로 높아진다. 따라서 적극적인 수술이 필수다. 그런데 대정맥혈전증을 동반한 신장암 수술은 비뇨의학과 수술 중 가장 어렵고 위험한 수술이다. 일반적으로 비뇨의학과를 비롯해 혈관외과·흉부외과 등과 함께 개복 수술로 진행하는 까닭이다. 최소침습수술의 발달로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수술 기법이 각종 비뇨의학과 수술에 적용됐다. 하지만 대정맥 혈전제거술은 수술이 까다롭고 위험도가 높아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라도 꺼리는 분야였다.
 
대정맥혈전증을 동반한 복강경 신장 적출술은 세계적으로 2006년 처음 보고됐다. 로봇 수술은 2010년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복강경과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는 의사는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을 만큼 드물다. 필자는 2016년 12월 국내 최초로 복강경을 이용해 신장 적출술과 대정맥 혈전제거술을 시행했다. 국내에서도 로봇을 이용해 한두  차례 시도한 경우가 있었지만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해 열 차례 이상 시행한 의사는 필자가 처음이다. 복강경이나 로봇으로 시도한 수술 모두 개복으로 전환하지 않은 성공적인 수술이었다. 수혈이 필요한 경우는 없었고 환자는 다른 큰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학계에서도 화제로 이어졌다. 대한비뇨의학과 추계학술대회(2017)에서 수술 술기 비디오를 발표해 학술상을 받았고, 초청된 해외학회에서 수술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올해에도 여러 해외 학회와 오는 10월 열리는 대한비뇨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편집하지 않은 원본 비디오를 이용해 비뇨의학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시연하고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면 복부에 1㎝ 정도의 작은 구멍만 여러 개 뚫고 수술한다. 종양을 몸 밖으로 꺼내기 위한 최소한의 절개만 하기 때문에 개복 수술보다 통증이 훨씬 적다. 로봇 수술은 로봇기구의 540도 회전과 관절을 이용해 복강경 수술로는 하기 힘든 동작도 쉽게 할 수 있다. 그만큼 안정적이고 정교하다. 수술 다음 날부터 걸을 수 있고 4일이 지나면 퇴원한다. 반면 개복 수술은 복부를 30㎝ 이상 절개해 심한 통증과 흉터가 남고 입원 기간도 열흘 이상이다. 수술 중 많은 출혈로 인해 수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중환자실 치료로 이어지기 쉽다.
  
40세 이후 매년 신장 초음파 검사 받아야
 
소리 없는 암으로 불리는 신장암은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을 찾으면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40대 이후라면 최소한 1년에 한 번, 늦어도 2년에 한 번 신장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특히 신장암 발생과 연관이 높은 투석환자 등은 규칙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최근 건강검진을 통해 작은 신장암이 발견돼 신장을 최대한 보존하는 부분 신절제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지만, 이미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특히 대정맥혈전을 동반한 신장암은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해 더욱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어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더 안전하고 정교한 수술로 발전시켜 비뇨기암 환자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다.
  
홍성후 서울성모병원 비뇨기암센터 교수
1996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LA) 암연구센터에서 비뇨기암을 주제로 연수했다. 신장암과 전립샘암 등 비뇨기종양 분야의 명의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 정보이사, 대한비뇨내시경로봇학회 이사, 대한비뇨의학재단 사무차장 등 학회 활동도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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