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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버티는 힘

기자
김종윤 사진 김종윤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앙SUNDAY 편집국장 김종윤입니다. 글로벌 경제는 많은 시행착오 끝에 ‘국제 분업’이라는 방정식을 개발했습니다. 외국산 제품의 공습을 막기 위해 국경에 장벽을 쌓고 나만 잘 먹고 살자고 외친 결과는 모두의 궁핍이었습니다. 비싼 대가를 치르고 깨달은 게 국제 분업입니다. 각국이 비교 우위에 있는 품목을 생산ㆍ교환하면 생산성을 극대화한다는 교훈을 깨달았습니다.  
 
글로벌 가치 사슬(Value Chain)은 이런 교훈에 맞춰 자연스럽게 구축됐습니다. 일본 기업은 고품질의 부품ㆍ소재를 만들어 한국에 수출합니다. 한국 기업은 부품ㆍ소재를 가공해 중간재를 만들어 중국에 보냅니다. 중국에서는 중간재를 조립ㆍ생산해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 등에 팝니다. 모두 윈윈하는 구조였습니다. 각국은 경제적 이득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최적의 선택을 한 것입니다.  
 
반도체 부품 등의 대한국 수출 규제를 발표하는 일본의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YTN캡처=뉴스1]

반도체 부품 등의 대한국 수출 규제를 발표하는 일본의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YTN캡처=뉴스1]

이 사슬이 끊어질 위기입니다. 일본 아베 정권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파괴자로 나섰습니다. 수치를 보겠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이 한국에 수출한 규모는 546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 중 소재ㆍ부품류가 53%인 288억 달러나 됩니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한 규모는 1620억 달러인데 이 중 중간재가 79%나 됩니다. 일본의 국가별 무역 흑자 규모를 보면 한국이 미국, 유럽 다음으로 세 번째입니다. 가치 사슬이 무너지면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중국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런데도 아베 정부가 공급망이 끊어지는 걸 각오하면서 한국을 압박하는 건 자신의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일본도 1980년대까지는 글로벌 가치 사슬의 중간 단계이자 부가가치가 낮은 단계인 조립ㆍ생산을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대만 기업이 이 영역을 치고 들어오자 일본 산업계는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설계를 비롯한 원천기술 개발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주변국에서 벗어나 중심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핵심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중앙 부처는 기업이 기술 개발에 나서도록 독려하기 위해 세제 혜택, 자금 및 행정 지원 등 다양한 뒷받침을 했습니다. 기업은 이런 지원을 바탕으로 혼신을 다하는 특유의 장인 정신을 앞세워 성공 신화를 썼습니다. 이 중 특히 눈길을 끈 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유기적인 연대입니다. 원청과 하청이라는 기본적인 갑을 관계에서 벗어나 일본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거의 한 몸이라고 할 정도의 협력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생산 라인을 까는 단계까지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함께 움직였습니다. 이 바탕에는 원청과 하청의 단단한 신뢰가 깔렸었기 때문입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기업은 글로벌 가치 사슬의 전 공정을 갖출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 시도는 오히려 효율과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짓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이 구조를 깨겠다고 하니 우리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소재ㆍ부품의 수입선 다변화와 국산화가 그것입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입니다.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한국 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이번에 입증됐습니다.
 
중소기업이 단단하게 뒷받침하지 않으면 대기업도 위기에 빠지는 구조가 생생히 드러났습니다. 원청-하청, 갑-을의 관계가 아니라 상생하는 동반자 관계를 조성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당장은 손해를 보거나 이익이 줄더라도 양보하고 협력하는 대ㆍ중소기업의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번 주 중앙SUNDAY에서는 왜 일본이 소재ㆍ부품 왕국이 됐는지 비결을 들여다봤습니다. 고맙습니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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