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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방위비 더 내기로" 美에스퍼가 내밀 트럼프 청구서들

8일 한국에 오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손에는 각종 안보 청구서가 들려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방위비 분담금, 중거리 미사일 아시아 배치 문제가 그 대상이다. 이들 현안을 놓고 워싱턴 조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에스퍼 장관이 방한 기간 중 어떤 방식으로든 청구서 보따리를 풀어 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소미아, 방위비 분담금, 중거리 미사일 아시아 배치
한미 이견 드러난 상황에서 미국 입장 분명히 밝힐 가능성

에스퍼. [UPI=연합뉴스]

에스퍼. [UPI=연합뉴스]

 
이날 오후 7시쯤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들어오는 에스퍼 장관은 9일 오전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오후에 문재인 대통령을 각각 만난다. 장관 대행 시절이던 지난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 이후 두 번째 순방길에 오른 에스퍼 장관은 한국 도착 전 호주, 뉴질랜드, 일본, 몽골을 거쳤다. 일본과 한국을 거쳐 몽골로 가면 훨씬 수월한 일정이지만 일본에서 몽골로 이동한 뒤 한국을 마지막 행선지로 삼았다.  
 
군 당국자는 “장병들의 훈련 집중도를 위해 에스퍼 장관이 11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연습의 예비 훈련 기간(5~8일)을 피해 일정을 잡았다고 한다”며 “한국 방문을 마지막으로 미뤄 한·미 회담을 더 잘 준비하겠다는 뜻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간 이견이 있는 사안에 미국 측 요구를 명확히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지소미아 문제의 경우 파기 여론이 커지는 한국에서 에스퍼 장관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지소미아 필요성을 강조할지가 관건이다. 지소미아 유지에 대한 원론적 입장 이상의 ‘경고’ 메시지가 에스퍼 장관으로부터 나올지 여부다. 정부 관계자는 “에스퍼 장관의 지소미아 발언 수위가 높다면 우리 정부로서는 부담이지만 한편으로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한·일 갈등에 미국의 중재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미 일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을 만나 지소미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지난 6일 일본행 전용기에서 지소미아 관련 "그런 종류의 정보를 계속 공유해야 한다고 확실히 (한·일 양국에) 권유하겠다"며 "이는 우리에게는 핵심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지소미아 재연장의 공이 한국에 있다는 점에서 에스퍼 장관은 방한 기간 더 수위 높은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 분담금도 뇌관이다. 내년도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을 위한 협상이 개시되기도 전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위터에 “협상이 시작됐다”며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미국에 훨씬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장 서 분담금 인상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 에스퍼 장관 역시 이를 거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이미 지난달 23~24일 방한해 현 분담금의 5배가 넘는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를 요구한 바 있다.
 
최근 에스퍼 장관이 불을 지핀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 문제도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된다. 미국이 중거리 핵전력 폐기 협정(INF)에서 공식 탈퇴한 다음날인 지난 3일 에스퍼 장관은 “신형 정밀유도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 동맹국에 배치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견제를 위한 미사일 배치 지역으로 한국을 후보군에 넣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되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사태’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워싱턴의 소식통이 “미사일 배치 장소로 한국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우리 정부에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 발 물러섰지만 가능성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볼턴 보좌관은 6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에스퍼 장관이 “아시아 배치 검토 의향을 밝힌 건 중국이 이미 중거리 미사일 수천기를 배치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지역에 배치된 미군과 한국·일본과 다른 동맹국 방어에 관해서 얘기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군 관계자는 “당장 배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에스퍼 장관이 이번에 운을 띄울 수 있다”며 “이동식 발사 체계로 운용되는 중거리 미사일은 특정 지역에 고정돼 있지 않으므로 한국을 배치 후보군 중 하나로 보고 있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중거리 미사일의 한국 배치는 검토도 협의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구성의 공식 요청도 거론된다. 국방부는 이에 대비해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를 호르무즈에 파견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새 부대 파병이 아닌, 기존 부대의 작전 지역 변경은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돼 절차가 간단하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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