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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망받는 나카니시 교수 "고노 바뀌면 반전 계기될 수도"

일본을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인 나카니시 히로시(中西寬·56) 교토대 교수는 “일본 정부로선 한국 내 ‘반일’ 여론을 더 강하게 만드는 조치는 기본적으로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 인터뷰,아베도 인정하는 국제정치학자
“文대통령 지지상승, 보이콧까지 예측 못해”
“박근혜때도 외부정세 바뀌면서 관계 격변”
“환경 바뀌면 文-아베 정치 대타협 나설수도”
“美 중재 나서도 할 일 적어 포기한 느낌도”
“지소미아,한일 이슈에서 점차 한미 이슈로”
“韓,북핵 놔두고 경제교류만 할지 불안”
“원래라면 야치국장 서울 파견 했어야”
“고노 외상 교체? 새로운 계기될 수도”

일본을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 나카니시 히로시 교토대 교수는 지난 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내외 정세가 바뀌면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정책의 우선 순위를 바꾸면서 정치적 타협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승욱 특파원

일본을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 나카니시 히로시 교토대 교수는 지난 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내외 정세가 바뀌면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정책의 우선 순위를 바꾸면서 정치적 타협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승욱 특파원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르고, 야당과 경제계까지 가세하고, ‘항일 보이콧’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문화 교류까지 중단되는 현재의 상황은 일본 정부의 당초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나카니시 교수는 현재 한ㆍ일 갈등의 원인을 “양국 리더의 정책 우선순위 때문”이라고 규정하며 “내외 정세가 바뀌면 정치적 타협을 만들어낼 여지가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강제징용 판결을 둘러싼 각종 해법안. 그래픽=신재민 기자 nugu@joongang.co.kr

강제징용 판결을 둘러싼 각종 해법안. 그래픽=신재민 기자 nugu@joongang.co.kr

 
 
그는 1,2차 아베 내각에서 총리의 자문기구인 ‘안전보장의 법적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 멤버로 참여했다. 현재 총리관저 등에 미치는 정책적인 영향력이 강한 학자로, 아베 총리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다. 인터뷰는 6일 오후 도쿄에서 진행됐다.      
 
 
 
수출 규제 조치는 역사 이슈인가, 안보 이슈인가.  
 
“경제산업성은 안보와 수출관리 문제라고 한다. 아베 정권에서 보면 징용 문제 등에 대한 일본측 요구가 무시당한 데 대한 불만으로 뭔가 임팩트 있는 정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도 있지 않았을까.”  
 
 
일본을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 나카니시 히로시 교토대 교수는 지난 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지소미아 연장의 문제가 한일간 문제에서 점차 한미간 문제로 바뀌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승욱 특파원

일본을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 나카니시 히로시 교토대 교수는 지난 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지소미아 연장의 문제가 한일간 문제에서 점차 한미간 문제로 바뀌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승욱 특파원

 
화이트국가(안보우호국) 제외 뒤 추가 조치가 있을까.  
 
“지금은 일본내에서 (수출규제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강하지만, 한국 관광객과 교류가 더 줄어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 또한 커지고 있다. (독도문제 등) 또 다른 이슈가 여론을 움직이면 몰라도 일본 정부가 곧바로 다음 조치를 생각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연장 문제가 24일까지 걸려있기 때문에, 미국 등 국제여론을 보지 않겠나.”
 
 
 
지소미아는 어떻게 될까.  
 
"지소미아는 한ㆍ일, 한ㆍ미, 미ㆍ일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전제다. 미국에겐 동아시아 미사일 방위 운용을 위한 기본 인프라다. 한ㆍ일간 문제에서 점차 한ㆍ미의 문제가 돼 가는 느낌이다."
 
 
 
한국이 안보우호국이 아니라면서, 북핵 문제에 공조하는 건 모순 아닌가.  
 
"현재 일본은 대북 정책이 꽉 막혀있다. 다시 강경론으로 바꿀 수도 없고, 할 수 있는 게 없다. 한국과 타협하면서 대북 정책에 발을 맞춰야할 인센티브가 많이 사라졌다."
 
 
 
안보우호국으로서 한국의 일본내 위상은  ‘화이트국가 배제’ 이전부터 떨어져왔다.    
 
"한국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같은 동맹국(미국)을 가진 우호국으로 대해도 좋을까’라는 논의가 있는 건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남북 군사협정은 미국도 충분히 모르는 가운데 체결돼 일본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한국이 비핵화 문제는 보류하고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먼저) 진행시킬지 모른다는 의심과 우려가 쌓이고 있다."
 
 
미국은 한ㆍ일 문제에 얼마나 개입할까.  
 
"개입을 해도 할 수 있는 게 너무 적기 때문에 포기해 버렸다는 느낌이 든다. 지소미아 등 군사ㆍ안보에 관한 최소한의 부분은 지키되, 그 외의 부분은 아닌 것(개입하지 않을 것) 같다. 방콕에서 열린 한ㆍ미ㆍ일 외교장관 회담도 (화이트국가 배제)각의 이후로 잡지 않았나. 진짜 타협안을 제시할 생각은 없었을 것이다. 화이트국가 배제가 한국 경제나 반도체(공급망)에 엄청난 영향을 줘서, 그것이 다시 미국 경제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아니라면 개입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 나카니시 히로시 교토대 교수는 지난 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9월 개각에서 고노 외상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며 "개각이 양국 관계에 있어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승욱 특파원

일본을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 나카니시 히로시 교토대 교수는 지난 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9월 개각에서 고노 외상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며 "개각이 양국 관계에 있어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승욱 특파원

 
 
아베 총리가 사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출 규제 강화 언질을 줬을까.  
 
"그건 모르지만, 그랬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일본은 일관되게 ‘중재하지 말라’는 뜻을 미국에 계속 전달해왔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퇴임해야 싸움이 끝날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한ㆍ일 갈등은)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성격 차이라기 보다 정책 우선순위의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 때도 전반기엔 아예 회담 자체가 못 열렸다. 이후 남북, 한중 관계가 바뀌고 다시 한ㆍ미ㆍ일 중시 쪽으로 전환되면서 일본과의 외교도 회복됐다. 박 전 대통령 만큼 문 대통령이 크게 바뀔 지는 모르지만, 내외의 정세가 바뀌면 문 대통령도, 아베 총리도 우선순위를 바꿔 어떤 형태로든 타협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을 중재자로 참가시켜 수출 규제와 징용 문제를 해결하는 위원회를 설치할 수도 있고, 큰 정치적 타협을 할 여지도 있다. 당장은 서로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불가능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양쪽에 채널이 없다.
 
"외교부 장관끼리 자주 만나지만 진전이 잘 안된다. 원래라면 (총리관저의 외교사령탑인)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서울에 가서 문 대통령 등 핵심인사들을 만나 타협점을 찾는게 맞다. 하지만 야치 본인이 현재 한국에 매우 비판적이라 나설 기분이 아닐 것이다. 아베 총리가 그런 역할을 정확하게 주지 않으면 움직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나카니시 히로시 교토대 교수

나카니시 히로시 교토대 교수

 
 
양국 관계가 움직일 계기는 없을까.  
 
"다음달 개각이 있고, 외상이 바뀔 수 있다. 개각으로 인해 다소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고, 그게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의 경우 원래 자민당내에선 ‘독자 행동파 정치인’으로 통하는 사람이다. 관저와 잘 통한다고 하기는 어렵다."
 
 
 
한ㆍ일관계를 위한 제언은.    
 
"장기적으론 한ㆍ일이 새로운 협력의 형태를 만들어내야 한다. (1965년 협정을 잇는) 협정도 좋고,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더 발전시켜도 좋다.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중ㆍ러, 또 어느 정도는 미국으로부터도 자립할 수 있는 협력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일본 내 국제정치학 권위자인 나카니시 히로시(中西寬·56) 교토대 교수. 서승욱 기자

일본 내 국제정치학 권위자인 나카니시 히로시(中西寬·56) 교토대 교수. 서승욱 기자

 
 
러시아와 중국의 독도 영공 침범은 어떻게 봐야 하나.
 
"독도 또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 상공이 동아시아에서 가장 민감한 지역이라는 걸 알고 한ㆍ일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이런 침범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도했을 수 있다."
 
 
한ㆍ미ㆍ일 연계는 약해지고, 북ㆍ중ㆍ러 연계는 강해진다.  
 
"중ㆍ러 입장에서 이 지역은 기본적으로 미국이 한ㆍ일을 떠받치는 구조다. 역으로 한ㆍ일이 서로 물고 늘어지며 싸우면 미국의 존재감이 떨어지리라 본다. 중ㆍ러도 꽤 전략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느낌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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