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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위비 '막무가내 트윗'…그 뒤에 정교한 계산 3가지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5개월 만에 한국의 방위비 문제를 트위터에서 거론했다. "한국이 스스로를 북한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상당히 많은 돈을 미국에 내기로 동의했다"는 내용이다. 트위터를 올린 시기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방한(8~9일) 일정과 한미 연합훈련 기간과 맞물려 있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5개월 만에 한국의 방위비 문제를 트위터에서 거론했다. "한국이 스스로를 북한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상당히 많은 돈을 미국에 내기로 동의했다"는 내용이다. 트위터를 올린 시기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방한(8~9일) 일정과 한미 연합훈련 기간과 맞물려 있다.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한국이 방위비(분담금)를 올리는 데 동의했다”는 트위터를 올리면서 차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 개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글에는 특유의 과장이 섞여 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차기 방위비 협상에서 미국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정교한 장치들이 숨어있다. 
 
①방위비 대폭 인상=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한국이 증액하는데 동의했다”고 전제했다. 한·미는 제10차 SMA 정식 서명을 지난 3월에 했고 제11차 SMA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미 한국이 방위비를 올리기로 했다는 식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는 외교 결례 수준의 막무가내 언급이지만, 차기 협상에서 미국의 전제 조건이 한국 측 분담금의 인상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양국은) 협상을 시작했다(talks have begun)”는 표현도 썼다. 이는 지난 달 23~24일 방한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정의용 대통령 안보실장에게 전달한 방위비 증액 요구를 정식 협상을 개시하자는 신호탄으로 보겠다는 의미가 된다.
 
실상은 미 국무부나 한국 외교부의 협상팀도 인선되지 않은 상태여서 미국 측이 공식적인 제안을 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얼마를 요구할지는 자세히 언급을 안 하면서도 대폭 인상 기조를 기정 사실화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②북한 청구서= 트럼프 대통령은 또 7일 트위터에서 “한국이 북한을 방어하기 위한 비용을 올리기로 했다”고 표현했다. 직전 3월 방위비 트위터에도 ‘북한(North Korea)’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면서 북한을 같이 언급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ㆍ안보 정책의 최우선순위와 방위비를 연동시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을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을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최근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작은 것(other than smaller ones)”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그래 놓고선 한국 측에는 ‘북한 방위비 청구서’를 내민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한ㆍ일 관계에 관여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내가 얼마나 더 많은 일에 관여해야 하나? 나는 북한에도 관여하고 있다. 돕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북한 문제도 내가 해결해주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③연합훈련비 추가= 트럼프 대통령은 8월 한ㆍ미 연합훈련 기간에 맞물려 방위비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한·미는 5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지휘소훈련(CPX) 등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5개월 만에 한국의 방위비 문제를 트위터에서 거론했다. 이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방한(8~9일) 일정과 한미 연합훈련 기간과 맞물려 있다. 지난 3월 "우리가 보상 받을 수도 없는 수 억 달러를 한국과 연합훈련을 하는데 쓴다"는 취지로 언급한지 5개월 만이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5개월 만에 한국의 방위비 문제를 트위터에서 거론했다. 이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방한(8~9일) 일정과 한미 연합훈련 기간과 맞물려 있다. 지난 3월 "우리가 보상 받을 수도 없는 수 억 달러를 한국과 연합훈련을 하는데 쓴다"는 취지로 언급한지 5개월 만이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방위비를 언급했던 3월 4일자 트위터에서 “한국과 군사훈련(military drills)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미국이 돌려 받을 수도 없는 수 억 달러를 (한국이) 절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차기 방위비 ‘계산법’에 연합훈련비가 추가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 측은 지난 10차 협상 때도 작전지원비 명목을 신설해 전략자산 전개비용과 연합훈련 비용을 분담할 것을 요구했으나 한국이 거절했다.  
 
 

본격화한 한ㆍ미 기 싸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압박에 한국 외교부는 7일 반박성 해명을 했다. 외교부는 “타국 정상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발언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세 가지 지점을 명확히 했다. ▶“제11차 SMA 협상은 아직 공식 개시되지 않았다”는 점 ▶“한ㆍ미는 볼턴 보좌관 방한을 계기로 앞으로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분담금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는 점 ▶“차기 협상 대표 인선 및 태스크포스(TF) 구성은 검토를 통해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이 시작됐다”는 말은 틀렸고, 따라서 “한국 정부가 방위비를 올리기로 동의했다”는 것도 아직까진 결정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합리적’ ‘공정한’을 강조한 것은 미국 측의 ‘비합리적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외 외교ㆍ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미 정부는 한국 측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 달러(약 5조 9000억원)를 책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년도 1조 389억원의 5.7배에 해당한다. “협상 대표 인선을 검토 중”이라는 말에는 “한국은 급할 것이 없다”는 뉘앙스가 담겨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ㆍ미 모두 차기 협상 대표가 내정이 돼 있다고 한다.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협상 수석대표인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오른쪽)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올해 2월 10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문에 가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협상 수석대표인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오른쪽)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올해 2월 10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문에 가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방위비 인상 압박이 본격화하면서 한국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더해 또 하나의 난관에 맞닥뜨리게 됐다. 한ㆍ일 무역갈등에 한ㆍ미, 미ㆍ일 간 방위비 이슈까지 더해지며 한ㆍ미ㆍ일은 돈 문제로 집안 다툼을 하는 모양새가 됐다. 반면 북ㆍ중ㆍ러는 밀착하는 추세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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