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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태풍'이 남긴 궁금증, K리그 지배했던 외인들은 중국에서 왜 조용할까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에 합류한 뒤 5경기 8골 2도움을 올리며 무시무시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신욱. 사진=상하이 선화 홈페이지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에 합류한 뒤 5경기 8골 2도움을 올리며 무시무시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신욱. 사진=상하이 선화 홈페이지


'김신욱'이라는 이름의 태풍이 중국 슈퍼리그(CSL)를 습격했다.

CSL이 김신욱(31·상하이 선화)으로 뜨겁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중국 무대에 입성한 김신욱은 데뷔전부터 득점포를 터뜨리더니 5경기 8골 2도움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으로 벌써 팀 내 득점 2위, 리그 득점 순위 공동 17위에 올라있다. 한 때 CSL 16개 팀 중 14위에 머무르며 강등권에서 허덕이던 상하이 선화는 김신욱이 합류한 이후 5경기 3승1무1패로 상승세를 타면서 6승4무11패(승점21)로 12위까지 뛰어올랐다.

불과 한 달 만에 CSL을 제패한 김신욱의 놀라운 위력에 중국 언론은 감탄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시나스포츠는 5일 "김신욱은 5경기에서 8골을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칭찬했고 또다른 매체는 "김신욱의 득점력은 컴퓨터 게임에서 나오는 오류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196cm에 93kg, 압도적인 체격과 탁월한 기술을 자랑하는 김신욱의 활약상에 자국 리그에 대한 씁쓸함도 인정하는 모양새다. 시나스포츠는 "한국에서 한물간 스타로 여겨졌던 김신욱이 중국에 와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의 격차를 인정하는 모양새다.

사실 CSL에서 한국 선수들이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CSL이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해외 축구 스타들을 영입하기 시작하면서 아시아 쿼터로 한국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한 건 모두 잘 아는 사실이다. 김영권(29·감바 오사카) 홍정호(30) 권경원(27·이상 전북 현대) 박지수(25·광저우 헝다) 김민재(23·베이징 궈안) 등 CSL에서 팀의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들은 많다.

K리그를 거쳐 중국 무대에 입성한 외국인 선수들까지 더하면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2012년과 2014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이보(33)는 허난 전예를 거쳐 베이징 런허로 이적, 매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진가를 인정받았고 몸값도 끌어올렸다. 데얀(38·수원 삼성)도 2014년 14골(득점 5위) 2015년 16골(득점 3위)를 기록하는 등 K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선수다운 활약을 펼쳤다. 수원과 전북에서 뛰었던 에두(38) 역시 2015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중국 갑급리그 허베이 화샤 싱푸로 이적해 반년 동안 15경기 12골을 터뜨리며 팀의 승격을 이뤄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에도 K리그를 지배한 외국인 선수들의 연이은 중국행이 이뤄졌다. 2015, 2016년 K리그1 득점 2위였던 아드리아노(32·전북 현대) 2017년 K리그1 득점왕 조나탄(29·텐진 테다) 2018년 K리그1 득점왕 말컹(25·허베이)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K리그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득점왕까지 거머쥐었던 이들은 CSL 무대에서 기대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K리그1을 대표하는 토종 공격수로 득점왕 다툼을 벌이다 이적한 김신욱이 펄펄 날아다니는 것과는 비교되는 모양새다.

2016시즌을 마치고 중국 2부 리그의 스좌장으로 이적했던 아드리아노는 예상과 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팀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던 아드리아노는 30경기 10골을 기록했지만, 스좌장의 기대에 미치는 성적은 아니었다. 결국 아드리아노는 한 시즌 만에 다시 K리그로 복귀해 전북 유니폼을 입었으나 예전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전 사령탑인 울리 슈틸리케(65)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 2018시즌 텐진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조나탄 역시 K리그 1, 2부에서 모두 득점왕에 오르며 리그를 '씹어먹던' 시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적 첫 시즌 14경기 8골에 그치며 K리그 복귀설이 돌았지만 슈틸리케 감독과 텐진이 그를 사수했다. 비록 K리그에서 보여준 것 같은 활약은 아니어도, 올 시즌은 17경기 10골로 득점 공동 7위에 올라 상대적으로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K리그 1·2 무대를 휩쓸며 MVP를 차지했던 말컹은 올시즌 허베이에서 19경기 6골을 넣는데 그치고 있다. 사진=허베이 화샤 싱푸 홈페이지

K리그 1·2 무대를 휩쓸며 MVP를 차지했던 말컹은 올시즌 허베이에서 19경기 6골을 넣는데 그치고 있다. 사진=허베이 화샤 싱푸 홈페이지


탁월한 피지컬을 앞세워, 조나탄에 이어 K리그 1, 2부를 지배했던 말컹은 훨씬 고전하고 있다. 역대 첫 K리그 1, 2부 MVP까지 싹쓸이하며 압도적인 위력을 보였던 말컹은 올 시즌 허베이로 이적했는데 19경기에 나서 6골을 넣는데 그치고 있다. 경남에서 뛰었던 2017년(K리그2) 32경기 22골, 2018년(K리그1) 31경기 26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훨씬 부진한 모습이다.

그렇다면 K리그를 지배했던 외국인 선수들은 왜 김신욱처럼 CSL을 압도하지 못할까? 김환 JTBC 해설위원은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못하는 게 아니라 김신욱이 너무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마인드와 환경 차이가 크다고 본다. 한국에서는 외국인 선수 중심으로 판이 짜여지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데 중국은 내로라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많다보니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고, 뒷받침해줄 중국 선수들의 능력도 부족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말컹은 최근 시나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중국 슈퍼리그에 헐크, 오스카,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등 유명한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 동기부여가 됐다. 한국에서 너무 많은 기록을 세우면서 어떤 목표를 세워야할 지 고민하게 되고, 더 큰 도전을 위해 나서고자 했다"며 중국행의 이유를 밝혔다. 동시에 양국 리그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K리그에서는 자국 선수와 외국인 선수간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지만 슈퍼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역할이 너무 크다"고 답했다.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반면 중국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그에 따라주지 못해 책임이 더 커진다는 뉘앙스다.

또 중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가족이 힘들어한다는 이유로 K리그 복귀를 선택했던 데얀이나, 팀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던 아드리아노의 예를 들어 "한국에서 중국으로 이적한 외국인 선수들이 대체적으로 환경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다. 문화적 차이도 있는데 한국 선수들에 비해 적응이 더 어렵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김신욱이 보여주고 있는 활약상이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다는 사실이다. 타고난 피지컬에 압도적인 기술 만으로는 김신욱이 중국 무대를 지배하는 현실을 100% 설명할 수 없다.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활용법에 정통한 최강희 감독의 믿음이라는 요소가 김신욱의 괴물같은 활약상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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