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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 경제적으로 인색한 아내, 이혼 사유 되나요?

기자
배인구 사진 배인구

[더,오래] 배인구의 이상가족(81)

정년퇴직을 하고 3년이 지났습니다. 저는 아내와 결혼해 두어 번 직장을 옮겼지만 착실하게 근무한 덕분에 자식 3명을 다 잘 키웠습니다. 이제 막내만 결혼시키면 내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름 성공한 인생이라고 자부합니다. 퇴직한 다른 친구들처럼 프랜차이즈 가게를 하지 않고 모아 놓은 돈과 집 한 채 있는 것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품위 있게 살아가려고 했습니다.

 
재산을 일군 것은 나의 성실함과 아내의 근검절약이 합쳐진 일이다. 아내는 집에서 살림을 하며 아이들을 보고 낭비도 하지 않았다. 저축과 계, 부동산 투자까지 지금 좋은 동네에서 살고 있는 것도 아내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진 pixabay]

재산을 일군 것은 나의 성실함과 아내의 근검절약이 합쳐진 일이다. 아내는 집에서 살림을 하며 아이들을 보고 낭비도 하지 않았다. 저축과 계, 부동산 투자까지 지금 좋은 동네에서 살고 있는 것도 아내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진 pixabay]

 
물론 이렇게 재산을 일군 것은 나의 성실함뿐만 아니라 아내의 근검절약이 큰 힘이 됐습니다. 아내는 집에서 살림을 하면서 아이들을 잘 건사했고, 낭비도 하지 않았습니다. 조금이라도 여유 돈이 생기면 저축을 하거나 계를 부었고, 교통 요지에 작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사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저희 부부와 막내가 살고 있는 집과 작은 오피스텔만 남아 있지만 좋은 동네에서 살고 있는 것은 모두 아내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지고 있는 재산이 아내와 여행을 다니거나 취미 생활을 즐길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고 퇴직 하자마자 아내와 세계일주 계획을 세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아니었습니다. 이제 제가 퇴직을 했으니 고정적인 수입은 오피스텔 월세와 국민연금뿐이라며 불안해했고, 저축한 돈을 조금이라도 인출하면 무섭게 화를 냈습니다.
 
처음에는 그럴 수 있을 거라 이해를 해보려고 했지만 이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물론 저희가 지금 이런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데는 아내의 공이 큽니다. 그렇지만 저도 한 눈 팔지 않고 정년까지 일했습니다. 우리 재산은 내 월급이 종자돈이 돼 불어난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모든 것이 자기 것이고 저는 아무 권한이 없다는 듯이 말하는 아내와는 이제 더 이상 살 수 없습니다. 저도 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재산을 나누고 싶습니다.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최근에 법정에 갔다가 위 사례자와 비슷한 남편을 보았습니다. 아내가 다 좋은데 경제적으로 너무 인색하게 굴어 이혼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사례자도 한편으로는 아내를 이해하면서도 남은 인생을 이렇게 살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아내들이 그런 요구를 많이 했습니다. 모든 재산이 남편 이름으로 돼 있으니 처분할 수 없어 재산분할을 하기 위해 이혼을 구하는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던 것이죠. 그런 경우에 남편으로부터 일부 재산을 증여받는 것으로 화해를 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요즘은 같은 이유로 남편이 이혼을 구하는 경우가 제법 있더군요. 남편의 사업이 혹시 실패할지 모르니 가족들의 주거지는 아내 명의로 해 두는 경우가 많아졌고, 남편이 급여 소득자라고 하더라도 월급을 받자마자 아내 통장으로 전액을 이체하고 아내로부터 용돈을 받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사례자와 아내의 공유재산은 재산분할을 요구할 수 있다. 지분을 명확하게 하는 것은 현행법상 이혼할 때만 가능하지만 혼인 중에도 재산분할이 가능한 법제도가 있다. [사진 photoAC]

사례자와 아내의 공유재산은 재산분할을 요구할 수 있다. 지분을 명확하게 하는 것은 현행법상 이혼할 때만 가능하지만 혼인 중에도 재산분할이 가능한 법제도가 있다. [사진 photoAC]

 
사례자의 경우처럼 아내 이름으로 등기돼 있는 부동산도 따지고 보면 사례자와 아내의 공유재산이죠. 그러니까 이혼을 하면 재산분할을 요구할 수 있는 거죠. 만약 아파트가 아내 것이라면 이혼을 하더라도 재산분할을 요구할 권리가 없겠죠. 이렇게 지분을 명확하게 하는 것을 현행 법은 이혼할 때만 가능하도록 하고 있지만 혼인 중에도 재산분할을 할 수 있도록 한 법제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행 법으로도 부부가 혼인 전에 부부재산계약을 체결하면서 혼인 중에 취득하는 부동산은 명의에 상관없이 부부 공유라는 것을 약정하고 등기하면 제3자에게도 이런 권리관계를 주장할 수 있답니다.
 
경제적으로 부당하게 대우하는 것도 이혼사유가 될 수 있지만 사례자가 진심으로 이혼을 원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내와 이 부분을 진지하게 논의해 보세요. 아내 역시 사례자와 이혼을 원하지 않고 사례자가 이처럼 고민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을 가능성 또한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혼을 하면 지금 재산을 나눠야 하는데, 그럼 오히려 두분 모두 지금의 여유를 누리지 못한다는 것을 아내에게 상기시키세요. 지금까지 믿고 살아온 것처럼 남은 시간도 두 분이 서로 의지하면서 살길 바랍니다.
 
배인구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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