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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40분 타고 간다" 요즘 어르신 핫플, 무더위 쉼터

서울시 상계동 노원구청 2층 대강당에서 저소득 노인들을 위한 폭염 대피소인 '야간 무더위 쉼터'가 운영되고 있다.[사진 노원구]

서울시 상계동 노원구청 2층 대강당에서 저소득 노인들을 위한 폭염 대피소인 '야간 무더위 쉼터'가 운영되고 있다.[사진 노원구]

지난 6일 오후 7시, 노원구청이 위치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의 밤 기온은 28~29도까지 치솟았다. 극심한 열대야에 건장한 성인 남성도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퇴근 시간이 지나자 구청 직원들도 하나둘 귀가하고 있었다. 
 

본격 열대야 시작…노인 만족도 높아
노원구 27곳 등 서울서만 145곳 운영

그러나 2층 대강당만은 여전히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대형 에어컨 4대도 부지런히 냉기를 뿜고 있었다. 만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야간 무더위 쉼터’가 마련된 곳이다.
 
이날 기자가 찾은 대강당에는 야외 캠프장에서 볼법한 회색빛 텐트 25개가 줄을 맞춰 설치돼 있었다. 텐트 사이사이로 백발의 노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쉼터 운영시간인 오후 8시 전부터 강당 안은 인파로 북적였다. 몇몇 노인들은 일찌감치 대형 TV 앞에 모여 드라마 삼매경에 빠졌다. 한 텐트에 3~4명이 모여 수다를 떨기도 했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해가 지기도 전 6시부터 찾아오는 어르신들이 많아 2시간 전부터 강당 문을 개방해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청 직원 2명이 오후 8시부터 한 시간마다 온ㆍ습도를 확인한다. 보건소 직원 1명도 파견돼 노인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상계1동 다세대 주택에 사는 김문수(84)씨도 열대야를 피해 쉼터를 찾았다. 버스로 40분이 걸리는 먼 거리도 마다치 않는다. 지난달부터 날이 더워지자 쉼터가 열리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한다. 집에서 홀로 변변찮게 때우는 식사보다는 쉼터에 나눠주는 컵라면과 과일이 더 좋다. 김씨는 “무더운 집에 혼자 있다가 쉼터에 오니까 호사를 누리는 기분”이라면서 “아는 사람들과 밤새 이야기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6일 서울시 상계동 노원구청 2층 대강당에서 상계1동 적십자 봉사회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들이 노인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윤상언 기자

6일 서울시 상계동 노원구청 2층 대강당에서 상계1동 적십자 봉사회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들이 노인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윤상언 기자

노원구의 야간 무더위 쉼터는 폭염에 시달리는 노인들을 위해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운영했다. 전기료 걱정에 밤새 에어컨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폭염 대피소’다. 횡단보도 근처에서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 교차로에 설치한 장수의자 등과 함께 ‘디테일 행정’ 사례로 꼽힌다. 
 
만 65세 이상의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신청을 받아 폭염 특보가 내려지는 8월 한 달간 운영된다. 오후 8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냉방장치를 가동해 열대야를 피할 수 있도록 했다. 노원구는 구청 대강당을 포함해 경로당ㆍ사회복지관ㆍ복지센터 27곳에서 이 같은 시설을 마련해 300명 가까운 노인을 수용할 수 있다. 
6일 서울시 상계동 노원구청 2층 대강당에 마련된 '야간 무더위 쉼터'에 노인들이 TV 앞에 모여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 윤상언 기자

6일 서울시 상계동 노원구청 2층 대강당에 마련된 '야간 무더위 쉼터'에 노인들이 TV 앞에 모여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 윤상언 기자

자원봉사자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상계1동 적십자 봉사회는 쉼터 내 심부름과 안내를 맡고 있었다. 인근 봉사단체들도 각종 간식을 지원하거나 노인들을 대상으로 손 안마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날 오후엔 ‘향기 봉사단’ 회원 5명이 오후 9시까지 노인들에게 안마를 해줬다. ‘달빛 봉사단’에선 바나나와 과자 등 간식거리를 제공했다.
 
노원구 야간 무더위 쉼터는 말 그대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2212명의 노인이 쉼터를 찾았다. 올해도 매일 100여 명의 노인이 구청ㆍ경로당ㆍ복지센터에 마련된 야간 쉼터를 찾고 있다. 선종근 노원구 어르신친화도시팀장은 “구청 강당에 마련된 25개의 텐트 중 20여 개는 꾸준히 사용되는 편”이라면서 “지난해에 만족도가 높아 올해도 찾는 어르신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야간 무더위 쉼터 운영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서울시 야간 무더위 쉼터 운영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야간 무더위 쉼터는 올해부터 서울시 곳곳으로 확대 운영된다. 각 구청에서 쉼터 운영 계획을 세우면, 서울시가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서울 시내 야간 무더위 쉼터는 현재 145곳이 운영 중이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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