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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뉴스] 마트서 유괴된 세살배기, 알바생 눈썰미가 구했다

김정훈 보령경찰서장(오른쪽)이 아이를 유괴한 50대 여성을 검거하는 데 기여한 김경태(23·우석대)씨에게 표창장을 주고 있다. [사진 보령경찰서]

김정훈 보령경찰서장(오른쪽)이 아이를 유괴한 50대 여성을 검거하는 데 기여한 김경태(23·우석대)씨에게 표창장을 주고 있다. [사진 보령경찰서]

 
“제 말 한마디로 아이가 안전히 엄마 품으로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김경태(23·우석대 기계자동차공학과 3학년)씨 목소리에서는 쑥스러움이 묻어났다.

엄마 계산하는 동안 아들 실종… 50대 유괴범 검거
우석대 김경태씨 제보, 경찰 "아이 찾은 공로" 표창

 
김씨는 충남 보령시의 한 마트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마트에서 유괴된 세 살배기 남자아이를 찾는 데 결정적 제보를 한 공을 인정받아 경찰서장 표창과 ‘우리 동네 시민경찰 흉장’을 받았다.
 
그는 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제가 주목을 받아도 될지 모르겠다”며 겸손함을 표했다. 김씨가 일하는 마트를 직접 찾아가 표창장을 준 김정훈 보령경찰서장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지만, 탐문 중인 경찰관에게 아이 행방의 단서를 알려주고 주변을 함께 수색하는 등 아이를 찾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씨가 표창을 받게 된 사연은 이렇다. 지난달 27일 오전 한 주부가 두 아들을 데리고 마트를 찾았다. 장을 본 주부가 초등학생 큰아들과 물건을 계산대에 올리느라 둘째 아들(3)의 손을 놓은 사이 모자와 마스크를 쓴 50대 여성이 둘째의 손을 잡고 마트 뒤쪽으로 걸어나갔다. 뒷문을 빠져나가기까지 걸린 시간은 10초에 불과했다. 계산을 마친 주부가 황급히 주위를 살폈지만, 이미 아이는 사라진 뒤였다.
 
마트 직원이 “아이가 뒷문으로 나간 것 같다”고 알려주자 놀란 주부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마침 오전 11시가 다 된 시각 배달을 마치고 돌아온 김씨는 마트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고 한다.
우석대 봉사·친목 동아리 유스JC 회장인 김경태씨가 동아리 회원들과 행복나눔행사를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김경태씨]

우석대 봉사·친목 동아리 유스JC 회장인 김경태씨가 동아리 회원들과 행복나눔행사를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김경태씨]

 
그는 “처음엔 아이 어머니가 (초등학생) 형한테 ‘아기 어디 갔냐. 찾아봐’라고 해서 마트 어딘가에 있겠구나 싶었다”며 “혹시나 해서 밖에 나갔더니 할머니로 보이는 여자와 아이가 걸어갔는데 손을 잡고 따라가서 가족인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가 주부에게 아이의 인상착의를 물어보니 “주황색 티를 입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조금 전 목격한 아이와 같았다. 그는 출동한 경찰에게 “할머니로 보이는 사람이 아이를 데려가는 걸 봤다”고 알렸다. 경찰은 김씨가 알려준 방향의 골목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확인하며 아이 찾기에 나섰다. 김씨도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아파트 주변에서 아이를 찾았다.
 
경찰은 오전 11시30분쯤 마트에서 300m가량 떨어진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던 50대 여성 A씨를 붙잡았다. 아이가 사라진 지 40여분 만이었다.
 
A씨는 경찰에 발각되자 반항하면서 도주했지만, 곧바로 붙잡혔다. 조사 결과 A씨는 조현병 환자로 검거 당시 “이 아이는 엄마를 싫어한다” “아는 애를 데려왔다”며 횡설수설했다고 한다. 겁에 질린 아이는 엄마 품에 안기자 눈물을 터트렸다.
 
눈앞에서 아들을 잃을 뻔한 주부는 “아이를 옆에 두고 계산하고 있어 누가 데려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찰은 이달 초 약취·유인 혐의로 A씨를 검찰에 넘겼다.
김정훈 보령경찰서장(오른쪽)이 아이를 유괴한 50대 여성을 검거하는 데 기여한 김경태(23·우석대)씨에게 표창장을 주고 있다. [사진 보령경찰서]

김정훈 보령경찰서장(오른쪽)이 아이를 유괴한 50대 여성을 검거하는 데 기여한 김경태(23·우석대)씨에게 표창장을 주고 있다. [사진 보령경찰서]

 
보령이 고향인 김씨는 2016년 6월 군 제대 후 방학 때마다 마트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학비를 벌었다. 우석대 봉사·친목 동아리 유스JC 회장이기도 한 그는 소외계층 돕는 일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김씨는 “사회적 약자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보령=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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