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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찾아간 윤석열 "특별공판팀 만들어 신속 재판 노력"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국회를 찾았다. 경제를 거론하며 “수사의 양을 줄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국민들께 보고드렸다”면서 “검찰 법집행이 경제 살리기에 역행이 되지 않도록 수사의 양을 줄이되 경제를 살려나가는 데 보탬이 되는 사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공판팀을 운영해 재판이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직접 수사했던 검사들이 공소유지를 담당토록 해 검찰 측 사유로 재판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문희상 국회의장과의 만남에서 한 말이다. 앞서 문 의장은 ‘破邪顯正(파사현정·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직접 쓴 글귀를 건넸다. 문 의장은 “검찰이 신뢰를 잃으면 권력에 치이고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며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감각으로 공정한 수사에 임해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검찰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곤 “적폐수사는 전광석화, 쾌도난마처럼 처리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지루해하고 잘못하면 ‘보복 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면서 “검찰이 신뢰를 잃으면 권력에 치이고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더욱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선물한 족자를 들고 문 의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선물한 족자를 들고 문 의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공교롭게 이 문구는 2017년 말 교수신문이 전국 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로도 선택됐던 말이다. 당시 “최근 적폐청산의 움직임이 제대로 이뤄져 ‘破邪(파사)’에만 머물지 말고 ‘顯正(현정)’으로까지 나아갔으면 한다”고 설명했었다. 문 의장의 강조점은 그러나 2017년과 미묘하게 달랐다. ‘파사’에 머문 게 아니냐는 우려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균형 감각’과 관련한 얘기는 이날 오후에 이어진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에서도 나왔다. 그러나 이야기를 듣는 윤 총장의 표정 밝기에는 차이가 있었다. 최근 검찰 간부급 인사 직후 벌어진 검사들의 줄사표 논란에 대한 쓴소리였기 때문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 정권에 협조한 사람은 중용하고, 이 정권 쪽의 수사를 한 사람은 좌천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고 꼬집었고, 오신환 원내대표는 “내 편 네 편 가르지 말고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듯 검찰 조직을 운영함에 있어서도 원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국회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국회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뉴스1]

손 대표와 오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던 윤 총장은 악수할 때 보여줬던 웃음기를 거두고 앞만 응시한 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윤 총장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말씀을 잘 경청하고 그 뜻을 잘 받들어서 검찰 업무에 많이 반영하도록 하겠다. 국회의 검찰에 대한 기대와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여 검찰 업무를 해 나가는 데 큰 가르침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또 “공정하게 하면서도 국가 안보와 경제 살리기에 지장이 없도록 항상 가치 판단을 함에 있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이날 문 의장과 바른미래당 지도부 외에도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만나 취임 인사를 했다. 그는 각종 현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오늘 취임 인사 온 것”이라고만 답하고 입을 닫았다. 윤 총장은 8일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을, 다음 주에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예방할 계획이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국회 법사위원장실을 예방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국회 법사위원장실을 예방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전임인 문무일 전 검찰총장도 취임 후 여야 지도부를 예방해 인사를 했다. 다만, 당시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정치적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며 문 전 총장과의 만남을 거절했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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