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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농도 오를때 측정" 변호사의 음주운전 변명 안통했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이 강화된 지난 6월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대교 북단 일대에서 경찰들이 음주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면허 정지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기존 0.05%에서 0.03%로, 취소 기준은 0.1%에서 0.08%로 강화됐다. [뉴시스]

음주운전 단속 기준이 강화된 지난 6월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대교 북단 일대에서 경찰들이 음주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면허 정지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기존 0.05%에서 0.03%로, 취소 기준은 0.1%에서 0.08%로 강화됐다. [뉴시스]

경찰의 음주운전 측정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였다"고 주장해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변호사 A씨에게 대법원이 유죄 취지의 판결을 하고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피고인 "혈중알콜농도 상승기라 무죄"
대법원 "정황과 경험칙상 음주운전 맞아"

대법원 제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선고에서 "음주운전 측정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상승기라 해도 제반 상황에 따라 운전 시점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를 초과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음주운전 처벌에 사용되는 위드마크 공식(음주 시기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을 기계적으로만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최주필 변호사(법무법인 메리트)는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에 음주 측정을 했을지라도 운전 시점과 정황에 따라 유죄 판결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운전과 측정 사이 간격 5분, "알코올농도 상승할 수 있다"  

판결에 따르면 변호사 A씨는 2017년 저녁 11시 38분까지 술을 마신 뒤 차량을 운전하다 11시 50분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5분 뒤인 11시 55분 음주측정을 받았고 혈중알코올농도가 0.059%로 측정돼 음주운전에 적발됐다. 당시는 윤창호법(0.03%부터 적발) 도입 이전이라 면허정지 기준치인 0.05%보다 0.009% 포인트가 더 높게 나왔다.
  
A씨는 자신이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에 음주운전 측정을 받았고 측정 전 운전대를 잡았을 당시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치 이하라 무죄라고 주장했다. 음주운전 처벌에 사용되는 위드마크 공식에 따르면 음주 후 30~90분간은 혈중알코올농도가 상승하고 이후 시간당 평균적으로 0.015%포인트씩 감소한다.  
 
과거 대법원이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에 측정한 수치는 정확하지 않다고 선고한 판례를 인용한 것이다.
 
2017년 11월 16일 음주운전 혐의를 받았던 방송인 이창명이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심경을 밝히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11월 16일 음주운전 혐의를 받았던 방송인 이창명이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심경을 밝히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1심 재판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감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기도 했다. 이 감정관은 재판에서 "피고인이 상승기에 있었다면 차에서 내려 음주측정을 하는 5분 동안 혈중알코올농도가 0.009%포인트 상승할 가능성이 50%는 된다"고 증언했다. 
 

1·2심 "운전 시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치 이하 가능성 배제못해"

1심은 이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음주 측정을 하기 5분 전 운전대를 잡았을 때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치 이하일 가능성이 있으니 무죄라는 것이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A씨가 차량에서 나와 음주측정을 한 간격이 수분에 불과한 점, 음주측정 기기는 그 오차를 운전자에게 유리하게 교정한 것이라 측정 당시 실제 혈중알코올농도는 더 높았을 가능성이 농후한 점, 측정 수치가 0.059%로 처벌기준을 현저히 초과한 점을 근거를 항소했으나 2심 역시 A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검찰의 2심 소송에서 제기한 항소 이유를 대부분 받아들였다. 운전과 측정 사이의 간격이 5~10분에 불과했다면 둘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 차이는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제2 윤창호법' 시행 첫 날인 지난 6월 25일 오전 강원 춘천시 동내면 순환도로에서 경찰관들이 음주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뉴스1]

'제2 윤창호법' 시행 첫 날인 지난 6월 25일 오전 강원 춘천시 동내면 순환도로에서 경찰관들이 음주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뉴스1]

대법원 "1·2심 법리오해, 필요한 검토 다 하지 않아"

대법원은 음주 측정 과정에서 경찰이 과대 측정 오류를 피하기 위해 A씨에게 입을 헹구도록 한 점, A씨가 음주측정 이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채혈을 통한 재측정을 요구하지 않은 것도 당시 측정된 수치의 타당성을 높인다고 봤다.
 
대법원은 음주 측정을 했던 경찰관이 "피고인의 혈색이 약간 붉은 편이었고 음주측정에 관한 설명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는 1심 법정의 진술을 인용했고 1심 재판에 출석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감정관 증언에 대해선 "업무경험 등에 기초한 추측성 진술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런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해 "A씨가 운전대를 잡았을 때부터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기준치를 넘은 것으로 봐야한다"고 판결했다.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에 음주측정이 이뤄졌을지라도 당시 제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무죄 판결은 법리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최주필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기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한 음주운전 판례를 변경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이번 판결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과 관련한 법원의 판단은 한층 더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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