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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더 있을지도 몰라…" 지하 내려간 40대 소방관 참변

6일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한 종이상자 제조공장 화재로 순직한 40대 소방관은 생존자 구조를 위해 지하층으로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안성소방서에 따르면 원곡119안전센터(양성지역대) 소속 고(故) 석원호(45) 소방장은 이날 화재 발생 5분만인 오후 1시20분쯤 화재 현장에 선발대로 도착했다. 이때도 공장 직원 일부가 검은 연기가 올라오는 지하층에서 대피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기도 안성시의 한 종이상자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또 이 공장 관계자 6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경기도 안성시의 한 종이상자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또 이 공장 관계자 6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정귀용 안성소방서장은 "석 소방장은 아직 피신하지 못한 공장 직원들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지하층으로 들어갔다가 갑작스러운 폭발로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하층엔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폭발로 온몸에 심한 화상 등을 입은 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효자 아들, 다정다감한 선·후배 하늘나라로 

석 소방장은 2004년 3월 임용된 베테랑 소방관이었다. 송탄·화성·안성소방서 등에서도 주로 화재 진압 업무를 담당했다. 솔선수범하는 성격으로 2008년엔 경기도지사 표창을, 2011년엔 송탄소방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아내와의 사이에 10대 자녀 2명을 둔 가장인 그는 부친(72)을 모시고 사는 효자기도 했다. 
동료들은 그를 '만능 스포츠맨'이라고 불렀다. 학창시절엔 야구선수로 활약했다고 한다. 성격도 밝고 적극적인 성격이라 동료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후배로 꼽혔다고 한다.
폭발로 파손된 소방차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폭발로 파손된 소방차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한 소방관은 "석 소방장은 항상 모든 화재 현장을 제일 먼저 뛰어들어갈 정도로 용감했던 사람"이라며 "지하층은 소방관들도 들어가길 두려워하는 곳인데 석 소방장이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앞장섰다가 변을 당한 것 같다"고 애통해했다. 
석 소방장의 빈소는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경기도는 석 소방장이 순직한 만큼 경기도청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1계급 특진도 검토하고 있다. 
 
석 소방장과 함께 출동했던 이돈창(58) 소방위도 폭발 충격으로 얼굴과 팔에 1∼2도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건물 바깥에서 급수를 지원하는 일을 하다가 폭발의 충격으로 인한 사고를 당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폭발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소방차 앞 유리가 산산조각이 나고 파편이 100m 밖까지 날아갈 정도였다. 폭발음으로 당시 119신고센터에 30여건의 신고 전화가 접수되기도 했다. 
 

지하 세정제 창고서 불…신고 전화에 상황요원 "대피하라"

폭발 사고가 났는데도 큰 인명 피해가 적었던 것에는 신고 전화를 받은 상황요원의 대처도 한몫했다. 불이 난 공장은 종이 상자를 만드는 곳으로, 화재는 공장 지하 창고 부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건물 지하 1층엔 반도체 세정제가 보관돼 있었다. 지상 1층은 종이상자 제조공장이, 지상 2층엔 물건 보관·포장업체 등이 있었다고 한다. 1층 공장은 휴무였지만 직원 10여 명이 나와 있었다. 
 
폭발 전 이 공장 직원이 "지하에서 연기가 난다"고 신고하자 전화를 받은 상황요원은 "빨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전기와 가스 밸브를 차단하라"고 당부했다. "직원 한 명이 지하로 들어갔다"는 말에 "즉각 나오라고 하라"고 요구했다. 이 상황요원의 지시에 공장 주변에 있던 직원들도 모두 대피했다고 한다. 
 
정 소방서장은 "지하 1층에 보관 중인 반도체 세정제는 휘발성이 있고, 유증기가 쌓일 경우 불꽃으로 점화돼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화재 진압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안성시의 한 종이상자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또 이 공장 관계자 6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경기도 안성시의 한 종이상자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또 이 공장 관계자 6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이날 화재는 오후 1시15분쯤 폭발로 추정되는 불에 의해 발생했다. 석 소방장이 숨지고 이 소방위 등 10명이 다쳤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1시 40분쯤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 큰불을 잡았다. 현재는 잔불 정리 중이다. 
그러나 추가 폭발 및 건물 붕괴 우려 등으로 완전 진압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사고 현장에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문호 소방청장, 배용주 경기남부경찰청장 등도 방문했다.
안성=최모란·최은경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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