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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재팬' 깃발 본 시민들 '노'…중구청은 한나절만에 내렸다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도심에 ‘반일(反日) 깃발’을 꽂겠다는 서울 중구청의 계획이 6일 시행 한나절 만에 철회됐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에 국민과 함께 대응한다는 취지였는데 뜻하지 않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배너기를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중구청 관계자들이 태극기와 '노 재팬' 배너깃발을 설치하고 있다. [뉴시스]

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중구청 관계자들이 태극기와 '노 재팬' 배너깃발을 설치하고 있다. [뉴시스]

서 청장이 말한 배너기는 ‘NO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깃발이다. 서 청장은 전날(5일) 보도자료를 통해 “중구는 서울의 중심이자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오가는 지역이다. 전 세계에 일본의 부당함과 우리의 강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며 명동·을지로·남산 등 관내에 깃발 1100개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즉각 한국당 등 야권에서 “관광지를 찾은 일본인들에게 혐한 정서를 심어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서울 한복판에 NO Japan 깃발을 설치하는 것을 중단해 주십시오’라는 글이 올라왔다.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 [홈페이지 캡처]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 [홈페이지 캡처]

반발이 거세자 서 청장은 6일 오전 페이스북에 “왜 구청은 나서면 안 되지요? 지금은 경제판 임진왜란이 터져서 대통령조차 최전선에서 싸우는 때”라고 항변하면서, 이날 저녁에 예정됐던 깃발 설치 작업을 오전으로 앞당겨 강행했다.  
 
그러자 범여권인 정의당에서도 “아베 정권과 일본을 구분하지 못하고 무개념적인 반일과 민족주의로 몰아가는 정치인들의 돌발적 행동은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유성진 대변인)는 비판 논평이 나왔다. “시민들이 아베 정권을 규탄하고자 나선 자발적 불매운동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장이 나서서 불매운동을 조장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 12시간도 못 간 '깃발 촌극'은 그러나 이례적인 경우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앞서거니 뒤서기니 반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이 있는 곳이다. 지자체들은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 규탄대회’(52개 지자체 참여)를 열고 ‘일본 수출규제 공동대응 지방정부연합’을 출범시켰다. 지방정부연합은 민주당 소속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주도하고 있다. 이 연합에 참여하는 지자체 수는 출범 일주일 만에 100곳이 넘었다. 
 
연합의 목표는 ▲지방정부가 구매·임대하는 품목 중 일본산 제품에 대한 거래 전면 중단 ▲민간부문의 일본제품 불매와 일본 여행 보이콧에 대한 동참 ▲일본으로의 모든 공무상 방문과 일본과의 자매결연 활동 중단 등이다. 실제 많은 지자체가 이미 실행에 옮긴 상태다.
 

자치단체 자체 움직임도 있는데 이달 초엔 경기도(이재명 지사)가 ‘반도체 소재 장비 국산화 아이디어’ 공모를 내놓았다. 1등에겐 상금 500만원을 주겠다는 정책이다. 한국당은 “이재명 경기지사 특유의 ‘아무 말 대잔치’가 도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단순히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차라리 노벨상 수상도 국민 공모전을 통해서 도전하는 것이 어떤가”(장능인 상근부대변인)라고 논평했고,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정부가) 더 이상 대책이 실효적인 게 없나 보구나”라고 썼다. 
 

이밖에 서울 강남구(정순균 청장)는 관내 거리에 설치된 만국기 중 일장기(총 14기)를 철거하는 사업에 나섰고, 서울 서대문구(문석진 청장)는 각 부서에서 사용하던 일제 사무용품을 회수해 보관 상자(타임캡슐)에 넣는 ‘일본제품 사용 중지 타임캡슐 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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