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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님은 이 글씨가 보이십니까"…1mm 깨알 고지 홈플러스 '유죄'

지난 2016년 참여연대와 경실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13개 시민·소비자 단체가 홈플러스 개인정보 불법매매 혐의 재판에서 공개한 붙임자료. [사진 참여연대]

지난 2016년 참여연대와 경실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13개 시민·소비자 단체가 홈플러스 개인정보 불법매매 혐의 재판에서 공개한 붙임자료. [사진 참여연대]

대형 마트에서 경품 추첨 행사에 응모하며 이름이나 나이ㆍ주소 등을 쓴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다. 내가 써놓은 개인정보가 보험사에 판매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이름과 나이뿐 아니라 자녀 수처럼 민감한 개인 정보를 자발적으로 적어 넣을 고객이 얼마나 있을까.

 
대법원이 경품 응모권에 1mm 크기로 개인정보 활용 동의를 고지해 대부분의 소비자가 이를 무심코 지나치게 한 주식회사 홈플러스와 그 대표에 대해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과거 1ㆍ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가 파기환송심을 거친 뒤 5번째 재판 만에 확정된 결과다.  
 

1mm 깨알같이 써놓은 ‘정보 활용 동의’

홈플러스는 2007년쯤부터 보험회사에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2011년 1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11번에 걸쳐 고객들의 개인정보 약 700만 건을 수집해 7개 보험사에 약 148억원을 받고 팔았다. 고객 개인정보 1건당 1980원부터 때마다 액수는 다양했다. 어떤 때는 경품에 당첨된 고객이 개인정보 활용 동의에 체크 표시를 하지 않았다며 경품을 주지 않기도 했다. 홈플러스 측의이런 행위가 밝혀지자 홈플러스 법인과 대표 도모 씨, 보험사 담당자 등 8명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mm 글자, 읽을 수 없는 정도라 단정할 수 없어"

1ㆍ2심은 홈플러스 측과 담당자들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개인정보를 취득할 때 제3자에게 유상으로 판매한다는 사실을 법적으로 고지할 의무가 법에 규정돼 있지 않다는 이유였다. 또 동의 관련 사항을 1mm 크기로 적어 사실상 읽을 수 없게 한 점에 대해서는 ”그 정도의 글자 크기가 사람이 읽을 수 없는 정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또 홈플러스측이 응모함 옆에 실제 응모권의 4배 크기의 확대 사진을 붙이기도 했다며 글자 크기를 1mm로 작게 한 행위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 시민단체 등은 "판사님은 이 글씨가 보이십니까"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원심 뒤집은 대법원…"개인정보법 위반"

2017년 열린 첫 번째 대법원 판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대법원은 ”응모권 용지에 적힌 1mm 크기  글씨로 기재돼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그 내용을 읽기 쉽지 않다“고 원심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단순 사은 행사로 알고 경품행사에 응모한 고객들은 짧은 시간에 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홈플러스측의 조치가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대법원을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홈플러스 측에 벌금 7500만원을, 도성환 대표에게 징역 10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나머지 담당자들도 징역 6월~1년과 집행유예를,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상고를 기각하고 파기환송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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