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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김정은이 동해로 쏜 수상한 미사일, 미·러 INF파국 이끈 '핵비수'였다

북한이 지난 5월 9일과 7월 25일 동해로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이 아무래도 수상하다. 이 미사일로 북한이 한반도 핵 공격을 포함한 전쟁 연습을 하면서 대한민국을 위협한다고 의심할 만한 징후가 곳곳에서 엿보이기 때문이다. 한미 연합 연습이 시작된 다음날인 6일 새벽 북한이 황해남도 일대에서 동해로 쏜 2발의 발사체는 군 당국이 분석 중이지만 수상하긴 마찬가지다. 
 

북한 발사 KN-23 탄도미사일
러시아 이스칸데르-M이 원형
러 96년 개발 사거리 500km
재래식은 물론 핵 탄두도 장착
87년에 폐기키로 미소 약속한
중거리 미사일에 해당돼 논란
결국 미러 INF 폐기로 이어져
이 무기 시험발사 북한 목적은
한반도 핵공격 전쟁연습 의심
미, 중거리 미사일 배치 추진하나

러시아의 이동식 지상 발사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M의 모습. 재래식 탄두는 물론 핵탄두까지 장착해 500km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북한이 지난 5월과 7월 동해로 발사한 KN-23 미사일의 원형으로 복잡한 회피 기동으로 요격하기가 쉬지 않다. 한반도 타격용이 아니라면 북한이 이런 미사일에 집착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타스=연합뉴스]

러시아의 이동식 지상 발사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M의 모습. 재래식 탄두는 물론 핵탄두까지 장착해 500km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북한이 지난 5월과 7월 동해로 발사한 KN-23 미사일의 원형으로 복잡한 회피 기동으로 요격하기가 쉬지 않다. 한반도 타격용이 아니라면 북한이 이런 미사일에 집착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타스=연합뉴스]

중거리핵전력 폐기조약 폐기 직전 북 미사일 쏴 

특히 미국과 러시아(당시엔 소련)가 지난 1987년 맺었던 중거리핵전력(INF) 폐기조약이 지난 8월 2일로 폐기되기 직전의 민감한 시기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데 주목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 조약의 폐기로 사거리 500~5500㎞의 중거리 핵 미사일을 아무런 제한 없이 개발·생산·배치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지난 23일에는 핵탄두를 장착한 순항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러시아 전략폭격기 투폴레프 Tu-95MS 2대와 적 정보를 탐지하는 조기경보통제기인 A-50 1대, 그리고 핵폭탄을 실을 수 있는 중국 전략폭격기 시안(西安) H-6K 2대와 함께 동해와 남해의 한국항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것도 꺼림칙하다. 한반도가 새로운 핵 위협에 둘러싸인 형국이다.   
사거리가 5500km에 이르는 러시아 순항 미사일인 이스칸데르-K가 지상에서 발사되는 모습. 러시아 국방부에서 공개한 사진이다. [AP=연합뉴스]

사거리가 5500km에 이르는 러시아 순항 미사일인 이스칸데르-K가 지상에서 발사되는 모습. 러시아 국방부에서 공개한 사진이다. [AP=연합뉴스]

 

핵 탑재 가능 러·중 폭격기 동해 훈련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7월 25일 새벽 원산 호도반도에서 동해 상으로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두 발 모두 고도 약 50㎞의 비교적 저고도로 비행했는데 비행거리는 첫 미사일은 약 430㎞, 두 번째는 약 690㎞로 평가됐다. 두 번째 미사일은 기본적으로는 탄도 미사일과 같은 포물선을 그리다 최종 단계에서 엔진을 재점화해 전체적으로 ‘누운 오뚝이’ 모양으로 비행했다. 엔진 재점화는 탄착점을 헛갈리게 해 요격을 어렵게 하는 회피 기동이다. 이는 러시아제 이스칸데르(고대 마케도니아 왕이었던 알렉산드로스의 러시아 표기)-M 미사일의 비행 특성과 동일하다. 
【서울=뉴시스】군 당국이 전날 발사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러시아 이스칸데르(ISKANDER) 미사일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평가했다. 다음은 북한 신형단거리 탄도 미사일 제원.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군 당국이 전날 발사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러시아 이스칸데르(ISKANDER) 미사일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평가했다. 다음은 북한 신형단거리 탄도 미사일 제원.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5·7월 발사 북 미사일, 러 이스칸데르급 추정 

북한이 지난 5월 9일 평북 구성에서 발사한 2발의 미사일은 고도 약 50㎞로 각각 420여㎞와 270여㎞를 날았는데, 첫째 미사일이 이스칸데르-M과 유사한 비행 패턴을 나타냈다. 북한이 5월 발사한 미사일의 지상·발사·초기비행 사진을 공개했는데 외관도 이스칸데르-M과 흡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북한이 개발한 이스칸데르급 KN-23 단거리 미사일로 본다. 북한은 이스칸데르-M 미사일 관련 기술과 설계도를 입수해 KN-23을 개발한 뒤 사거리를 계속 늘려온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1996년 첫 발사에 성공한 이스칸데르-M은 사거리 500㎞정도(1000㎞라는 주장도 있음)의 이동식 지상 발사 중거리 미사일이다. 
지난 5월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 퍼레이드 리허설에서 이스칸데르-M 미사일과 발사대가 지나가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지난 5월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 퍼레이드 리허설에서 이스칸데르-M 미사일과 발사대가 지나가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핵탄두 이스칸데르-M은 전략균형 파괴자

이스칸데르-M 미사일은 지상에 '강철비'를 뿌리는 집속탄과 지하로 뚫고 들어가 시설을 파괴하는 벙커버스터, 레이더 등 전자기기를 무용화하는 EMP탄 등 다양한 재래식 탄두는 물론 핵탄두도 장착이 가능하다. 북한이 이 미사일의 개량형에 핵탄두를 장착하고 한반도 전역을 노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주목할 점은 북한이 5월과 7월에 발사한 미사일의 원형인 이스칸데르-M이 1987년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이 우발적인 핵전쟁을 막기 위해 맺었던 INF를 파국으로 이끈 ‘전략균형 파괴자’라는 점이다.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왼쪽)과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지난 1987년 12월 8일 백악관에서 대처 시간이 짧은 중거리 핵미사일을 전량 폐기하는 중거리핵전력조약9INF)에 서명하고 있다. 이 조약은 2019년 8월 2일까지 31년 동안 유지되며 핵 전쟁을 억제해왔다. [EPA=연합뉴스]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왼쪽)과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지난 1987년 12월 8일 백악관에서 대처 시간이 짧은 중거리 핵미사일을 전량 폐기하는 중거리핵전력조약9INF)에 서명하고 있다. 이 조약은 2019년 8월 2일까지 31년 동안 유지되며 핵 전쟁을 억제해왔다. [EPA=연합뉴스]

중거리 핵미사일, 대체시간 짧은 '순간의 비수'  

INF가 어떻게 체결되고 어떻게 삐걱거리다 폐기됐는지 과정을 살펴보면 이스칸데르-M이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1987년 미국과 소련이 맺었던 INF는 상대방이 우리를 향해 발사할 경우 대체 시간이 짧은 사거리 500~5500㎞의 중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을 폐기해 핵전쟁의 공포를 줄이고 핵전력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미국은 베를린을 기준으로 동유럽을 공격할 수 있는 퍼싱 Ⅰb(사거리 740㎞), 동유럽과 소련 서부를 공격권으로 하는 퍼싱Ⅱ(1740㎞), 모스크바까지 가격할 수 있는 BGM-109G(2500㎞)를 전량 폐기했다. 소련은 소련 영토에서 서독을 가격할 수 있는SS-23(500㎞), SS-32(900㎞), 베네룩스까지 공격할 수 있는 SS-4(2080㎞), 프랑스·영국·이탈리아까지 날릴 수 있는 SS-C-X-4(3500㎞), 스페인과 포르투갈까지 사정권으로 하는 SS-5(3700㎞)과 SS-20(5500㎞)을 91년까지 폐기했다. 폐기 시한인 1991년 6월 1일까지 미국은 846기, 소련은 1846기 등 모두 2692기의 핵 미사일을 폐기했다. 이에 따라 이 협정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핵 군축으로 평가받았으며 협정은 31년간 유지됐다.   

러시아가 1월 23일 모스크바의 군사 전시장에서 공개한 이스칸데르-M 미사일의 내부.[EPA=연합뉴스]

러시아가 1월 23일 모스크바의 군사 전시장에서 공개한 이스칸데르-M 미사일의 내부.[EPA=연합뉴스]

 

이스칸데르-M 등장으로 INF체제 균열  

하지만 INF는 러시아의 신형 미사일의 등장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2006년 사거리 500㎞ 정도인 단거리 전술 탄도미사일인 9K720 이스칸데르-M(나토명 SS-26)을 배치하면서 INF로 사라졌던 중거리 미사일 전력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미국과의 전력 균형을 뒤흔들기 시작한 셈이다.  

게다가 이스칸데르-M은 복잡 회피기동으로 요격이 힘들다. 미국 입장에선 방어가 까다로운 적 미사일이다. 북한이 지난 5월과 7월 쏘았던 쏜 바로 그 미사일이다. 전시에 적의 지대공 미사일 포대, 비행장, 항만, 지휘통제 센터 등을 노릴 수 있다. 러시아군은 이 미사일을 시리아에 배치해 실전 경험까지 쌓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러, 서유럽 코앞에 이스칸데르 배치 위협   

러시아는 미국이 2006년과 2013년 자국과 가까운 동유럽 국가 폴란드에 미사일방어(MD)용 미사일을 배치하자 서유럽에서 가장 가까운 자국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옛 독일령 동프로이센의 북부 지역으로 2차대전 뒤 소련이 병합)에 이스칸데르-M 미사일을 배치하면서 한바탕 외교적 소동을 벌였다.  

칼리닌그라드에 이 미사일을 배치하면 폴란드 바르샤바, 리투아니아 빌뉴스, 라트비아 리가 물론 독일 베를린까지 핵 타격이 가능해진다. 그야말로 미국 바로 남쪽의 쿠바에 소련이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한 것이나 진배 없는, 아찔한 상황이 유럽에서 벌어졌다. 러시아는 2017년 2월엔 사거리 300~5500㎞의 9M729 이스칸데르-K 순항 미사일까지 실전 배치했다. 서방으로선 1987년 INF로 폐기됐던 러시아(당시 소련)의 중거리 미사일 전력이 되살아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자 미국은 “INF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러, 일본 지상 이지스에 핵미사일 의심

러시아는 오히려 미국이 INF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가 문제 삼은 것은 미국이 루마니아와 일본에 배치한 지상 기반 이지스 시스템인 '이지스를 어쇼어'다. 이지스 어쇼어는 지금까지 이지스 시스템을 갖춘 군함에 장착했던 미사일 탐지·추적·요격 시스템을 지상에 배치하는 방식이다.일본은 북한 미사일이 날아오는 데 대비하기 위한다는 명문을 내세워 이를 요격할 '이지스 어쇼어'를 미국에서 사들여 배치를 추진해왔다. 미국과 일본은 이지스 어쇼어에 미사일을 요격하는 SM-3 미사일만 배치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요격미사일인 SM-3 외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도 이지스 어쇼어에 배치했는지 알 수 없다고 의심한다. 중거리 순항 미사일인 토마호크의 지상 배치는 INF 위반이다. 이 때문에 그간 미국은 토마호크를 수상함이나 잠수함에서 발사해왔다. 걸프전과 이라크전은 미국 군함에서 토마호크가 발사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렇게 서로 의심이 쌓이고 비난이 오가다 미국의 마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2월 1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일 각각  INF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6개월 간의 절차를 거쳐 8월 2일 INF는 결국 만료되고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미국의 INF 폐지, 중국 견제 목적도  

그동안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INF가 미국과 러시아의 발목만 잡았을 뿐 중국에는 적용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해왔다. 중국이 그동안 마음껏 핵 전력을 키웠음에도 그 위협 아래에 있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은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도 불만이었다. 이제 INF가 폐기됐으니 트럼프가 어디까지 움직이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중거리 미사일을 마음껏 개발·생산·배치하는 것은 물론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전략을 재편하려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냉전 이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높일 수도 있다.  

중국도 만만치 않게 대항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무역 전쟁으로 힘이 부치는 상황에선 아무래도 운신이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미국으로선 절호의 기회인 셈이고, 중국으로선 어떻게든 극복해야 할 운명의 상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등 미국 대표단을 향해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등 미국 대표단을 향해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INF 폐기로 동북아 중거리 핵미사일 배치하나 

INF 폐기를 계기로 미국은 벌써 동아시아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태세다. 9일 방한할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3일 호주 방문 중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동맹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한국·일본에 중거리 핵전력을 배치할 경우 잃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이고, 얻는 것은 북한 핵전력의 실질적인 무력화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평양과 베이징에 불과 몇 분이면 도달하는 중거리 미사일을 한반도에 배치하면 한국은 미국의 강력한 근거리 핵우산으로 직접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핵 억제력을 유지하면 한국에 대한 북한의 핵 억지나 핵 압력, 핵 협박이나 중국의 압박이 더는 통하지 않게 된다. 중거리 핵미사일은 전쟁 발발 시 몰려오는 적의 예봉을 꺾기 위한 전술핵이 아니라 적의 수도나 대도시를 파괴하는 전략 핵이다. 그만큼 함부로 쓸 수 없는 무기 체계이지만 분쟁을 억제하는 효과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9일 방한하는 미국의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이 지난 4일 호주 시드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아시아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배치하는 사안을 동맹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9일 방한하는 미국의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이 지난 4일 호주 시드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아시아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배치하는 사안을 동맹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중거리 핵미사일 배치에 핵공유까지 할까 

여기에 전시에 미군의 핵무기 일부를 한국군이 운용할 수 있게 하고 수시로 이를 훈련하는 ‘핵 공유’까지 할 경우 효과는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으로선 한국과 일본의 도미노 자체 핵 무장과 핵무기 확산을 막으면서 북한 핵은 물론 확장일로의 중국 군사력까지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 미국은 유럽에서 독일·이탈리아·터키 등과 핵 공유를 하면서 이러한 효과를 거뒀다. 이들 나라는 준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셈이다.  
중거리 핵 배치에 핵 공유의 상황까지 벌어지면 북한은 물론 중국도 한국을 압박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중국의 군사력 확장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동북아 국제 정치의 지형도가 대대적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게 된다. 
중국은 주한미군이 2017년 성주에 종말고고도지역방어(THAAD·사드)를 배치하자 한국 기업인 롯데를 괴롭혀 중국 사업에서 철수하게 했다. 하지만 일본이 이지스 어쇼어의 배치를 추진하자 조용히 대응하고 있다. 미국이 INF 폐기를 계기로 한반도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중국의 한국에 대한 태도도 바뀔 수밖에 없다. 한국이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엄중한 순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면을 쓰고 가짜 핵폭탄을 든 두 독일인이 베를린 미국 대사관 앞에서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폐기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면을 쓰고 가짜 핵폭탄을 든 두 독일인이 베를린 미국 대사관 앞에서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폐기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이 걸어온 길>

-1987년 12월 미국 레이건 대통령과 소련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 조인

-1988년 6월 발효, 1991년 5월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 완료

-2014년 7월 미, 러의 조약위반 지적(오바마 정권)
-2018년 10월 트럼프, 이탈 방침 밝혀

-2019년 2월 미국과 러시아, 이탈 정식 표명
-2019년 6월 미러 정상회담에서 중국 포함한 새 군축 의견 접근
-2019년 8월 2일, 6개월의 유예기간 거쳐 조약 폐기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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